밀키트 맞먹는 ‘레스토랑 간편식’ 유통 업계 찜
밀키트 맞먹는 ‘레스토랑 간편식’ 유통 업계 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12.08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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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월매출 150억 달해…10개 중 8개 서울 지역 맛집 제품
대형 마트 유명 식당과 협업…별도 매대 운영
편의점도 진출 불백도시락·냄비알찜 등 개발
전문점·백화점·특급호텔·외식 등 가세 맛 경쟁

간편하게 색다른 한 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레스토랑 간편식)을 찾으며 인기가 치솟으면서 유통업체들은 발빠르게 유명 맛집을 앞세운 RMR 출시에 나섰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마켓컬리에서 판매된 RMR 제품의 매출은 2017년부터 연평균 215% 증가했고, 작년 매출은 2017년 대비 46배 규모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올해 월평균 매출은 약 150억 원을 기록해 연 매출로 환산 시 1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 작년 국내 밀키트 시장 전체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전체 RMR 매출 중 ‘서울’지역의 맛집 제품이 82%를 차지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이 RMR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매드포갈릭, 양대창구이 전문점 오발탄, 연안식당 등 유명 음식점의 대표 메뉴를 담은 RMR 제품 18종을 선보이며 RMR이 포함된 냉동간편식 전체 카테고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신장했다. 이 제품들은 출시 첫 주 목표 실적을 75% 초과 달성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강서점, 월드컵점, 부천상동점 등 전국 33개 점포에 RMR 제품을 한곳에 모은 ‘레스토랑 간편식 브랜드 존’을 별도 매대로 구성하고 있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피코크로 유명 맛집들과 RMR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의 전통 노포 오뎅식당과 협업해 개발한 제품인 ‘오뎅식당 부대찌개’부터 마포갈매기의 ‘매콤갈매기’ ‘통마늘 돼지껍딱’ 등이다. 이에 피코크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작년 4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30만 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피코크 매출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신세계 계열의 SSG닷컴은 희소성 있는 맛집을 찾고 육성해 RMR 제품화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 숨겨진 맛집을 발굴해 새벽배송하는 SSG닷컴의 '인큐레이팅(인큐베이팅+큐레이션)' 전략이다. 서울 남영동 ‘유용욱바베큐연구소’의 베이컨을 밀키트로 제품화하고, 청담동 한우 전문점 영천영화의 육개장 칼국수와 소고기찌개를 프리미엄 밀키트로 만드는 등 올해 30여 개 레스토랑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 65개를 개발했다. 이에 올해 3분기 RMR 제품 등 밀키트 매출은 1분기 대비 90% 넘게 신장했다고.

롯데마트에서는 자체 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의 RMR제품으로 전통 갈비 맛집 송추가마골의 '요리하다×송추가마골 LA꽃갈비', 처갓집 양념치킨과 협업한 ‘요리하다×처갓집 양념치킨 왕교자’ 등을 내놨고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RMR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74.9% 성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 자체 브랜드 '고메이 494'를 통해 유명 맛집 및 요리 연구가와 협업한 RMR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도 RMR 시장에 진출 중이다. GS25는 최근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맛을 두루 갖춘 곳에 부여하는 등급)’에 선정된 금돼지식당과 함께 '금돼지불백도시락'을 비롯해 협업 제품 4종을 출시했다. 편의점 CU도 작년 말 모바일 앱 포켓CU를 통해 RMR 제품으로 부산 얼짱 쭈꾸미, 영주 나드리 쫄면, 경기 광주 알찬냄비 알찜, 고양 서오릉 화동갈비 떡갈비, 인천 더킴 양꼬치, 군산 오징어만두 등 전국의 맛집 메뉴를 밀키트 형태로 개발했다.

한편 브랜드 파워가 있는 유명 맛집, 노포들과 고급 외식 문화의 대명사인 특급호텔들도 RMR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제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갈비 전문점 ‘강강술래’는 지난해 10월부터 갈비탕 만두전골, 왕교자 된장전골, 한우불고기 등의 메뉴를 RMR 제품으로 내놨고, 용산역 맛집 ‘역전회관’ 역시 갈비탕과 바싹불고기 등 대표 메뉴를 RMR로 만들어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에 나섰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조선호텔 유니짜장’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자체 R&D센터를 운영하며 한우 숯불구이 전문점 ‘명월관’, 한식당 ‘온달’을 내세워 육개장, 간장게장 등의 메뉴를 차례로 내놓기도.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과 기존 간편식의 편의성에, 줄을 서지 않고도 유명 맛집의 인기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유명 맛집의 맛을 담은 RMR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유통채널 외에도 호텔과 외식업계, 스타트업에서도 다양한 RMR 제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앞으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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