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공 가능성만 있다면…데이터에 빠진 식품업계
1% 성공 가능성만 있다면…데이터에 빠진 식품업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12.23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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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기반 식품 개발·리뉴얼 성공률 높여
불확실성 시대 트렌드 주기 짧은 상황서 리스크 줄이고 효율성 제고
롯데제과 데이터 뱅크 ‘엘시아’ 활용 10여 개 신제품
CJ ‘고객의 소리’ 반영 고메 피자·죽 제품 업그레이드
오리온 POS 근거 생산·판매 전략…매출·이익 증가

식품업계가 빅데이터에 빠졌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니즈를 맞춰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생산량 예측이 가능해 불필요한 로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한 시대에서 리스크 요소는 최대한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시대에서 식품업계는 리스크 요소는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데이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시대에서 식품업계는 리스크 요소는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데이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그동안 식품업계는 미투제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떤 제품이 히트를 치면 비슷한 유형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거나 제품의 품질이나 맛도 자사 직원 역량에 의해 결정돼 왔다. 그러다 보니 연간 생산·판매되는 신제품 10개 중 8~9개는 소비자 외면을 받아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반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제품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어 최근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빅데이터 기반 제품 개발 열풍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고객 불만을 접수해 피자, 컵반, 스팸, 죽 등 대표 제품을 리뉴얼 출시하는 것은 대표적 예이다.

CJ제일제당은 고객의 소리(VOC)를 담아 제품을 개선한 사례가 누적 270여 건에 달한다. 해마다 10%가량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객행복센터를 통해 접수된 의견, 자체 모니터링으로 수집된 소비자 요구 등을 매일 점검하고 마케팅, 생산, 영업, 연구소 등 전 밸류체인에 이를 전달한다. 이후 의견을 수렴한 부서에서는 소비자 요구를 최대한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며, 이를 통해 개선된 제품은 고객 관점에서 검증하고 별도의 소비자 품평도 거친다.

고메 피자는 부드러운 도우, 신선한 풍미를 살린 소스와 치즈 토핑 등 올 상반기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과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했고, 비비고 파우치죽은 전자레인지에 세워 조리할 때 패키지 윗부분이 걸려 넘어진다는 의견을 반영해 파우치 개봉선 높이를 낮췄다. 햇반컵반은 소비자가 유통기한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표기 위치를 용기 밑바닥에서 옆면으로 이동했고, 비비고 생선구이는 포장이 약간 부풀어 보여 변질된 것 아니냐는 소비자 문의에 따라 질소 충전량을 조정했다.

오리온은 빅데이터 분석을 경영에 접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016년부터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의 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POS) 데이터를 구매하기 시작한 오리온은 실제 소비자 판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판매 계획 수립 등에 사용했다. 오리온은 데이터 활용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으며, 반품률은 2016년 2.8%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0.5%까지 줄였다.

롯데제과는 2018년 데이터 활용 시스템인 ‘엘시아(LCIA)’를 구축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활용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사용 중이다.

‘엘시아’는 AI를 통해 수천만 건의 소셜 데이터와 POS 판매 데이터, 날씨, 연령, 지역별 소비 패턴 및 각종 내·외부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식품에 대한 미래 트렌드 예측 및 이상적인 조합의 신제품을 추천한다.

‘엘시아’는 제품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제품에 DNA 개념을 도입, 제품의 속성을 맛, 소재, 식감, 모양, 규격, 포장 등 7~8가지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고 수백 개의 세부 속성으로 나눴다. 또한 제품 DNA 지역, 유통채널, 성별, 연령, 직업, 산업별로 다양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버즈량 증가 추세와 편차, 경향 등 고도화된 소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롯데제과는 ‘엘시아’를 통해 현재 10여 개 이상 신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식품시장은 트렌드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연간 시장에 약 2000여 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이중 성공한 제품은 1%로 안 된다. 히트 제품도 6개월 이상 유지가 어렵다”며 “식품기업은 오래된 역사만큼 쌓인 데이터가 많다. 갈수록 불확실한 시대가 지속될 텐데 데이터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향후 식품업계 성패는 빅데이터를 활용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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