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자일리톨껌’
몸살 앓는 ‘자일리톨껌’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4.04.14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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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껌 시장이 과열 경쟁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 제품의 디자인을 모방하고 지나치게 가격을 낮춘 기획 상품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일리톨 껌의 선두주자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최근 유사 디자인과 관련 법정 공방을 빚은 바 있다. 법정 공방 끝에 승기를 잡은 것은 롯데제과.

지난해 말 롯데제과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자사 제품과 디자인이 유사해 소비자들에게 혼동의 소지를 졸 수 있다’는 이유로 오리온 자일리톨껌에 대한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2일 3차 심문 끝에 이 신청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소송은 일단락됐다.

자일리톨껌과 관련한 법정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에도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이 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해태제과, 오리온은 물론 수입 업체들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비슷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서 업체간 비방 광고 및 상표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법정 싸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롯데는 오리온을 상대로 법원과 공정위에 각각 비방광고 행위 금지 가처분신청 및 제소를 했고 여기서 모두 승소한 이력이 있으며 해태제과에 대해서도 법정 소송을 통해 병 모양인 할인점용 코팅 껌의 상표를 녹색에서 적색과 파랑색으로 바꾸도록 했다

매장에서는 저가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으로 혈안이다.

현재 대형 할인점에서는 권장 소비자 가격 4500원의 오리온 자일리톨껌 리필 제품(103g)이 2개씩 묶여 기획 상품으로 선보이면서 345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해태제과 제품 역시 오리온과 같은 구성으로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7000원 하는 리필 제품(153g)에 10g짜리 증정품 3개를 끼워 46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껌 시장뿐 아니라 제과 시장 전체를 진일보케 했던 자일리톨 껌.

시장 진입 첫 해부터 승승장구하던 자일리톨 껌이 지난해 그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관련 업체들이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과당 경쟁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품질 승부보다는 잘 나가는 상품과 모방해 소비자를 현혹시키면서까지 인기에 편승하려는 얄팍한 상혼과 당장의 매출 효과를 노리기 위한 가격 경쟁은 업계 전체를 수렁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업계는 뼈 아픈 교훈으로 받아들여야겠다.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하는 것만이 매출 증대를 위한 지름길인지, 품질 경쟁보다는 싼값으로 승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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