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등 육가공품 ‘아질산염’ 글로벌 기준과 조화를
햄 등 육가공품 ‘아질산염’ 글로벌 기준과 조화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3.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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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질산염 무첨가’ 표시 불가…함유 여부 구별 안 돼
“잔류량으로 규제” 한국이 유일…좋은 제품 의지 꺾여
영국선 천연 대체제 제품에 “아질산염 첨가” 문구 권장
 

햄, 소시지 등 육가공제품에 함유된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까다로운 국내 기준으로 인해 국내 업계가 글로벌 제품과의 경쟁에서 제약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글로벌 트렌드와 보폭을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작년 3월부터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제정고시(안)를 시행하고 있다. 고시에는 ‘제품에 포함된 성분 또는 제조 공정 중에 생성되는 성분이 해당 제품에 없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는 표시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아질산염의 잔류량이 완제품에서 조금이라도 검출되면 아질산염 무첨가 표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다.

사실상 ‘아질산염 무첨가’라는 말을 쓸 수 없게 된 것인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육가공제품에 아질산염 함유 여부를 구별할 수 없게 됐다.

천연에 존재하는 질산염은 돼지고기, 소금 등 어느 원료에서도 아질산염으로 환원될 수 있고, 아질산염을 넣지 않은 화이트소시지의 경우에도 아질산염은 검출될 수 있어 무첨가 표기를 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질산염을 잔류량으로 규제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아질산염을 넣는지 안 넣는지는 개발자와 생산자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첨가하지도 않았는데 무첨가 표기를 할 수 없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이유와 개발 의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근 영국은 무첨가 표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천연 대체제인 샐러리분말 및 아질산염이 들어간 제품에 ‘아질산염 첨가’라는 문구를 넣도록 권고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아질산염을 단계적으로 빼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아질산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다른 국가들은 WHO 발표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표기 금지법만 만들어서 아질산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보편화되고, 샐러리분말을 쓰거나 복합염지제 등으로 아질산염을 숨겨 표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질산염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단백질 공급원인 육가공제품까지 부정적 시각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무첨가 표기를 금지하면서 감출 것이 아니라 왜 몸에 안 좋은지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몸에 좋은 무첨가 햄, 소시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올바른 규정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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