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과 식품안전 : ③수은의 위험성-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93)
중금속과 식품안전 : ③수은의 위험성-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9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06.13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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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 불구 덩치 큰 생선엔 수은 축적…임산부 등 주의를

작년 10월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팀은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유해 중금속 수은(Hg)의 양이 전 세계 해양 유입량의 10%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공기를 통해 바다로 들어오는 양보다 강을 통해 바다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이 3배나 되고, 동아시아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은 연간 95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연안 해수 속 메틸수은 농도가 전 세계 평균의 22배에 달해 수은 오염의 '고위험 지역(hot spot)'으로 지목됐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최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 생선이 좋다고 소문이 나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참치는 맛도 좋지만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 비타민, 셀레늄 등 미네랄 함량이 높아 어린이 두뇌발달, 성장발달,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지난 2017년 1월 美 식약청(FDA)이 “임산부와 어린이의 어류 섭취는 성장과 발달에 유익해 생선을 일주일에 2~3회 나누어 8~12 온스(227~340g)씩 먹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기도 해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이런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나쁜 소식이 있었다. 최근 美 소비자단체가 어린이와 임산부는 아예 황새치 등 참치를 포함한 상어, 동갈삼치, 옥돔 등 4종류의 생선을 삼가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스위스에서 한국産 참치를 원료로 제조·판매한 영국 Frisch-Fisch-Mercato社의 냉동 참치스테이크인 Thunfisch Steak를 수은 기준 초과(1.16 ppm)로 판매 중지한 적도 있었다.

수은(水銀, Hg)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상태로 있는 은백색의 중금속(重金屬) 원소다. 이는 어떤 금속과도 쉽게 합금을 만들어 아말감이 되는 성질이 있어 정련하거나, 의약, 화약, 살충제, 온도계, 기압계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그러나 독성이 매우 강해 신장, 간 조직 등에 손상을 준다. 주로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는데, 하천이나 강으로 흘러들어가 해양생물의 몸속에 축적된다. 먹이사슬을 따라 농축되는 특성이 있어 상위에 있는 참치처럼 몸집이 큰 어종에 더 많이 쌓인다.

연어나 참치에 오메가-3 지방이 많아 좋은 생선으로 추천되고 있었는데, 최근의 수은검출 뉴스가 참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美 환경청(EPA)은 메틸수은에 대한 참고치(reference dose, RfD), 즉 유해한 건강영향 없이 개인이 매일 노출되는 메틸수은 양을 하루 0.1 mg/kg으로 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산 어패류(연체류포함)와 담수어의 중금속 잔류허용기준’이 총수은 0.5 mg/kg 이하(심해성어류, 및 다랑어류 및 새치류 제외), 메틸수은 1.0 mg/kg 이하(심해성어류, 및 다랑어류 및 새치류에 한함)로 규정돼 있다.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어류 내 총 수은을 모니터링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조기(0.15mg/kg), 꽁치(0.06mg/kg), 동태(0.05mg/kg), 갈치(0.15mg/kg), 고등어(0.05mg/kg) 등은 기준치보다 낮아 안전했지만, 참치회로 주로 쓰이는 눈다랑어(1.37mg/kg), 황새치(2.42mg/kg)는 기준치(1.0mg/kg)보다 높은 수준으로 검출돼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과거 전 세계적으로 수은의 독성과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은 1950년 일본의 미나마타 시에서 발생했던 집단 수은중독이다. 이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은 수은에 의한 신경장애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미나마타만 상류의 화학공장에서 촉매로 사용했던 염화제2수은(HgCl2)이 폐수에 섞여 방출되면서 메틸수은으로 전환돼 그 지역 어패류의 체내에 축적됐고 이를 먹은 주민들 체내에 다시 농축되면서 집단발병을 일으킨 것으로 입증됐다.

어패류 섭취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메틸수은’이다. 이는 지용성으로 소화관과 폐에 흡수가 잘되며, 중추신경계와 태아조직에 농축돼 독성을 나타낸다. 주요 중독증상은 보행장애, 수족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등이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또한 산모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돼 뇌 발달에 지장을 주며, 신경장애와 IQ 저하, 동작이상 등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미국 뉴욕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임신부나 수유중인 엄마들, 혹은 어린이들이 참치 회나 농어, 황새치 등을 섭취하지 않도록 경고해 왔고 가능한 수은 축적량이 적은 작은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참치 등 큰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수은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소비자 스스로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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