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전망]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모델 진화
[공유주방 전망]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모델 진화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2.06.15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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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주문량 급증으로…외식 배달 확장 넘어 식품 창업 허브로 활용
빕스·아웃백 등 배달 전문 공유주방 입점 긍정적 성장
미국 만두 레스토랑을 공유주방으로 이용 전국 유통
플랫폼 ‘위쿡’도 스타트업과 제휴 식품 브랜드 개설
푸드 트렌드&테크 컨퍼런스 2022…박주영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 발표

코로나19 이후 배달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조리시설이 갖춰진 주방을 여러 영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공유주방’이 치솟는 배달비에 대한 미래 솔루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의 푸드트렌드&테크 컨퍼런스에서 박주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임연구원은 ‘엔데믹 시대, 공유주방이 나아갈 방향은?’이라는 주제를 통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배달시장은 전례없이 성장해왔으며 공유주방 또한 글로벌 레스토랑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현상, 원재료 가격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이 소비자들을 다시 배달음식으로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이커머스 비율 변화.(자료=유로모니터)
글로벌 식품시장에서의 이커머스 비율 변화.(자료=유로모니터)

유로모니터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의 이커머스 비율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급성장했다. 온라인 외식업 시장의 경우 2016년까지는 온라인 식음료 시장보다 작았으나 2017년 추월한 이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두 시장의 격차가 벌어졌다. 박 연구원은 향후 2025년까지 온라인 식음료 시장보다 외식업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매장 내 취식 비율은 감소했으나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포장, 배달 비율은 급증했으며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팬데믹으로 인해 바뀐 생활패턴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매장 내에서 취식하는 비율은 팬데믹 이후 증가하는 경향은 예상되나 이전처럼 돌아가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매장 내 취식, 드라이브스루, 포장, 배달 시장 현황과 전망.(자료=유로모니터)
매장 내 취식, 드라이브스루, 포장, 배달 시장 현황과 전망.(자료=유로모니터)

특히 박 연구원은 “팬데믹 이전 공유주방이 조리 공간을 나누는 임대업 성격이 컸다면 온라인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팬데믹 시기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유주방 사례를 소개했다. 

시카고의 만두 체인점 와우바오(Wowbao)는 레스토랑의 주방을 공유주방으로 사용하는 피지컬 레스토랑(Physical Restaurants) 형태를 이용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레스토랑을 공유주방으로 이용해 브랜드 확장을 이끌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두 유통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미국 대형마트인 랄프(Ralphs)는 푸드코트형 공유주방으로 배달비를 절감하며 소비자를 유치했다. 푸드코트형 공유주방은 여러 브랜드들을 하나의 영수증으로 주문할 수 있어 한 번의 배달비를 지불하면 된다. 이는 쇼핑몰 이용객뿐만 아니라 인근 거주자까지 유치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 올 1월 랄프는 키오스크를 통해 미리 주문을 하고 장을 본 후 포장된 음식을 픽업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자체 외식브랜드를 개발해 공유주방을 확장한 인도의 레벨푸드(REBEL FOODS)는 9가지의 배달 전용 공유주방을 활용했다. 자체 외식 브랜드 개발은 물론 푸드테크를 더한 주방서비스를 도입했다. 로봇에 의해 음식이 만들어지므로 공유주방 전 지점에서 표준화된 조리공정, 메뉴를 선보인다. 또 박 연구원은 조리, 패킹, 유통과정 모두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해 비용절감을 이끄는 점이 다른 공유주방 모델과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공유주방과 배달 서비스를 결합해 식품 시장의 확장을 선도한 사례도 전했다. 네덜란드의 호닉(Honig)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용률이 낮은 케이터링 업체의 주방시설을 이용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박주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임연구원은 공유주방이 외식업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배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사진=최지혜 기자)
△박주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임연구원은 공유주방이 외식업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배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사진=최지혜 기자)

이어서 박 연구원은 국내 공유주방의 대표적인 사례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빕스, 애슐리를 꼽았다. 특히 배달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배달 전문 매장을 오픈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경우 배달서비스 도입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했다. 

개러지키친은 매장 내 식사, 배달, 픽업이 모두 가능한 푸드코트형 공유주방을 활용했다. 브랜드별로 주방시설을 갖춘 개별부스가 있어 소자본으로 매장 세팅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개러지키친은 롯데마트 권선점, 홈플러스 신도림점 등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공유주방으로 변경해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또 공유주방 플랫폼 위쿡은 자체 F&B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와디즈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푸드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 바 있다. 엠에스티 코퍼레이션과도 손잡고 식품브랜드 아야(AYA)를 오픈하며 공유주방을 식품 산업의 허브 기능으로 활용했다.

박 연구원은 무엇보다 외식업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는 국내 공유주방이 향후 식품산업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외식업 시장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매장 내 취식이 제한되면서 배달, RMR 시장이 성장했다. 배달시장이 성장하자 프랜차이즈 업계들 자사 메뉴를 자체적으로 밀키트로 전환하거나 공유주방을 통해 포장 및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며 “향후 공유주방은 외식 산업에 한정되지 않고 단순히 배달을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의 개념을 넘어 외식업 창업자에게 F&B 허브, 토탈 솔루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최근 배달료 인상과 관련해 푸드코트형 공유주방을 도입해 배달료 부담을 덜거나 공유주방을 거점으로 배달앱 자체 PB메뉴를 기획해 배달음식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공유주방의 미래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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