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계란 지단 살모넬라 식중독 사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96)
냉면, 계란 지단 살모넬라 식중독 사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96)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07.0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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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가금류·달걀 등 식재료가 주원인 세척 등 생산 단계 안전관리 신경 써야

여름 장마에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서 식중독 사건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 최근 경남 김해시 한 식당에서 냉면을 먹은 손님 34명이 집단식중독에 걸리고, 이 중 한 명이 냉면을 먹은 후 식중독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3일 만에 숨졌다. 사망 원인은 살모넬라균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 패혈증 쇼크라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이번 사건의 경우 냉면에 있던 계란 지단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는데, 감염된 닭이 낳은 계란이나 동물의 분변에 오염된 육류에서 주로 나타난다. 지난해 김밥 전문점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식중독 사건들도 대부분 계란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이 원인이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모두 110건, 6,838명의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가 보고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41건, 5,257명(77%)은 계란 또는 계란지단이 든 식품을 먹고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미국에서도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으로 인해 한 해 2천여 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5억5천만 개의 계란이 회수된 적이 있었다. 또한 미국 내 계란 1만개 당 2개가 살모넬라균에 오염돼 있어 2010년 7월부터 5만수 이상 대규모 산란계 양계장에 살모넬라균 검사를 의무화하는 엄격한 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백여 건의 식중독으로 5~6천여 명 정도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다. 식중독 보고가 가장 적었던 2020년에는 2천5백여 명이, 가장 많았던 2018년에는 1만1천5백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2016년∼2020년) 발생한 식중독 자료를 보면 연 평균 병원성대장균 1,795명에 이어 살모넬라가 매년 1,127명의 환자를 발생시켰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세균성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또는 사람 간 전염이 될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전염병균인 장티푸스균, 파라티푸스균과 식중독균인 비티푸스계 살모넬라균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 균은 포유동물, 파충류, 조류, 곤충 등 여러 동물의 위 장관 내에 존재하여 주로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염을 일으키며 간혹 심한 복통과 발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육류, 가금류, 달걀이 주 원인식품이고 2018년 초코케익, 2021년 밀면집과 김밥집에서 대규모 환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살모넬라는 미국이나 EU(유럽연합)에서도 많이 발생하는데 닭, 오리 등 가금육과 달걀 같은 식재료 취급 시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살모넬라 오염 계란을 충분한 조리과정 없이 섭취할 경우 식중독의 위험이 있다. 그 동안 살모넬라균 중에서도 혈청형에 따라 살모넬라 티피뮤리움과 인테리티디스균이 주요 식중독 원인이었으나 최근엔 살모넬라균 중에서도 켄터키, 더블린, 톰슨 등이 많이 검출된다.

생물학적 위해인 세균성 식중독은 완전 예방이 불가능하다. 살모넬라균과 같은 식중독균은 아무리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도 100% 제어가 어려워 언제든 대규모 식중독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세균성 식중독은 농수축산물 등 ‘원료 유래’로 발생한다. 이번 사건도 냉면 계란 지단에 사용된 계란이 살모넬라 오염원이다. 결국 제조, 유통보다 농장 등 생산단계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살모넬라 식중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리 전 계란을 세척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냉장고 보관 시엔 다른 채소 등과 닿지 않게끔 하는 것이 필수다. 조리 시 껍질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며, 조리도구는 용도별로 구분해 쓰는 것이 좋다. 육류 등 식중독균이 남아있기 쉬운 식재료의 경우 쌈이나 샐러드처럼 그대로 먹는 음식과는 조리도구와 그릇을 구분 사용해야 한다. 음식은 가열 조리 후 가급적 빨리 먹고, 남은 것은 실온에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은 누구나 살면서 경험할 수밖에 없다. 가벼운 설사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병원에 입원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병이니만큼 예방이 최선이다. 무엇보다도 화장실 이용 후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식중독 증세가 있는 조리자는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이틀 이상 조리를 금지해야 하며, 육류나 달걀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다음 작업을 해야 한다.

올해는 더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식중독이 기승을 부릴 걸로 예상되지만 식재료 처리부터 먹을 때까지 식중독 예방요령을 똑 부러지게 실천한다면 식중독 없는 건강한 여름 나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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