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스마트 라벨(표시), 스마트 소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03)
QR코드, 스마트 라벨(표시), 스마트 소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0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08.29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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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유형 등 비필수 정보 전자 표시 세계적 추세
포장 교체 비용 등 절감…업계·소비자 모두에 이익

대한상공회의소와 식약처는 지난 8월 11일 공동 브리핑을 통해 ‘식품·의약 분야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선정·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식품 포장지 겉면에 작은 글씨로 빽빽이 적힌 식품정보가 ‘QR코드’로 대체된다는 것인데, 현행법상 제품의 용기·포장에 표시해야 하는 것을 스마트라벨(QR코드)을 활용해 식품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허용된다. 식약처는 우선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식품표시광고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현재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는 식품을 포장 형태에 따라 표시할 수 있는 위치(주표시면, 정보표시면)를 정하고 있다. 그리고 「식품표시광고법」 제4조 1항에 따라 식품 등에는 제품명, 내용량 및 원재료 등을 표시해야 한다. 디지털연계(QR코드), 바코드 등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식품 및 축산물’의 경우 제품명, 내용량(열량), 업소명, 유통기한(소비기한), 보관 방법, 소비자안전주의사항, 나트륨 비교만을, ‘건강기능식품’은 나트륨 비교표시는 해당하지 않지만 다른 6가지 항목에 건기 문자·도안, 기능정보‧성분함유량, 섭취 시 주의사항만을 겉면에 필수 표시하면 된다. 나머지 식품 유형, 제품 세부 정보(원재료, 영양 정보 등), 인증정보, 회수정보, 식품이력추적정보, 업소 소재지, 용기·포장 재질, 품목 보고번호, 제조공정, 레시피, 부적합 정보 등 소비자 관심 정보 등은 QR코드에 넣어 관리하면 된다.

지난 2013년, 이원욱 의원 등 12인이 「식품위생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식품첨가물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는 QR코드 도입을 제안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이어 2016년 식약처에서 식품 QR코드 표시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식품첨가물, 혼합제재류,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의 보관 방법 및 사용기준은 QR코드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트륨 함량 비교표시 기준 및 방법』제5조, 포장지 면적 50㎠ 이하인 경우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사항을 QR코드와 연계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수출용 농산물에도 QR코드를 부착해 관련 농산물 효능, 주산지 등 해당 농산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K-푸드 행사장에서도 ‘김치QR코드’를 마련해 김치 효능, 국산 김치의 생산부터 유통과정 안전성, 김치 레시피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식품표시 간소화 시범사업’을 통해 필수정보만 포장지에 표시하고 자세한 정보는 바코드를 통해 앱에서 제공하도록 실시되었으나 제도화까지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표시광고법」 시행규칙 및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으로 표시해야 하는 의무사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 QR코드는 미래 사회의 트렌드이며 식품산업에서의 적용은 소비자, 산업계 모두에게 이익이다. 최근 4차 산업 혁명에 따라 거의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 진입에 따라 배달, 전자상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식품 구매 시 핸드폰 앱으로 QR코드를 활용해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 때를 만났다. 또한 무라벨 생수를 시작으로 점점 라벨 표시를 최소화하는 추세다. 이에 라벨 표시 항목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소비자도 식품 구매 시 간단하게 표시를 확인할 수가 있어 환호한다. 이전에 식품을 구매할 땐 라벨 표시의 깨알 같은 글씨를 읽으며 알고 싶은 정보를 찾아 헤매야 했으나 앞으로는 꼭 필요한 정보만 간편하고 쉽게 표시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추가적으로 알고 싶은 심층 정보는 모바일 앱으로 QR코드를 찍어서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QR코드를 통해 겉면 표시에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영양성분, 원재료명 등 소비자 안전 관련 필수정보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크게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지속된 포장지 표시 의무사항과 소비자 요구 정보 증가에 따라 포장지 표시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써야 할 내용이 많아 점점 더 복잡해지는 라벨 표시로 소비자 불만도 컸고 정작 회사에서 제품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쓸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재료, 영양성분 등이 약간이라도 변경되면 라벨 표시가 바뀌므로 포장지도 교체해야 해 큰 비용이 발생했었는데, QR코드 등 전자적 방법으로 표시하는 경우 정부 운영 ‘식품 정보 플랫폼(푸드QR)’에서 DB만 수정하면 돼 포장재 교체 비용이 필요 없게 된다. 또한 기존 포장재 폐기를 방지하고 불용자재를 최소화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

해외에서도 식품에 QR코드를 부착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은 대형할인매장 및 백화점 식품에 QR코드 부착해 생산정보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천 개 이상의 브랜드가 스마트라벨을 도입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시의적절하게 도입된 디지털 스마트 표시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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