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할당관세 0%…“물가 안정 효과 적고 생산 농가 경영난 가중”
돼지고기 할당관세 0%…“물가 안정 효과 적고 생산 농가 경영난 가중”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2.09.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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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절기 수요 증가 맞춰 수입량 확대 불구 가격은 상승
사료값 급등 경영 부담 속 비수기 돈가 폭락 하락 부채질
200두 농장 월평균 적자 1600만~3000만 원…줄도산 우려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세(0%)를 통한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농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일시적 수요 급증과 생산비 폭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세(0%) 적용 이후 지난 7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41.4% 늘었으나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이에 한돈 농가들은 일시적 수요 급증과 생산비 폭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할당관세(0%)에 반발하고 있다.(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정부의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세(0%) 적용 이후 지난 7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41.4% 늘었으나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이에 한돈 농가들은 일시적 수요 급증과 생산비 폭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할당관세(0%)에 반발하고 있다.(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돼지고기 산지가격과 수요, 공급량에 따른 가격 변화는 매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4월부터 8월까지는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량은 줄어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 9월 이후에는 수요는 감소하지만 공급량은 늘어 가격이 하락해 동절기에는 최저 돈가를 유지하는 패턴이다. 

지난 5~6월 삼겹살 1㎏의 소비자 가격이 2만9000원까지 올랐다. 4월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5월 가정의 달 수요를 타고 증가했는데,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보복소비에 따른 상승세가 영향을 준 것이다. 한돈자조금은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기존과 유사한 가격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를 시작으로 소고기·닭고기 등 주요 축산물에 적용한 할당관세(0%)에 따라 수입 돼지고기 7만 톤이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됐다. 한돈자조금은 할당관세 조치에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오히려 가격은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돼지고기 공급량은 국내 돼지 출하두수가 1830만두로 전망돼 2019년(1782만두) 대비 50만두가량 증가한 가운데 수입량은 할당관세 물량이 추가됐다. 한돈자조금은 역대 최대 수준의 공급량(생산량+수입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7월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3만9623톤으로 6월 물량인 3만5172톤과 비교해 12.7%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41.4%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축산물품질평가원 소비자가격 변화 추이를 보면 수입 돈육 8월 평균가는 할당관세 도입 이전인 5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 7.6% 오히려 상승했다.

생산비 증가로 인한 농가 경영부담도 늘었다. 돼지 사료에서 옥수수는 가장 중요한 원료이나 온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 돼지고기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룟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파동으로 인해 급등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에서 생산비 상승에 따른 한돈농가의 경영손실을 예측한 결과 모돈 200두의 평균 농장을 기준으로 월평균 지육시세가 4000∼4500원일 때 월평균 적자는 1600만원∼3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과잉이 돈가 폭락으로 이어지면 사료 등 안정화되지 않은 생산비 손해를 감당해야 하는 한돈농가의 줄도산과 폐업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 70%선도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자급률이 낮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입 축산물의 소비확대로 국내시장이 잠식되는 것뿐 아니라 식량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무리한 예측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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