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음료 업체 이산화탄소 부족 비상
미국 식음료 업체 이산화탄소 부족 비상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9.16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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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식품·맥주·탄산음료 제조 등에 필수…폭염으로 수요 급증도 한몫
생산 업체 시설 점검 위해 9~10월 공급 중단 예고
크래프트·제너럴밀스 등 제조사 가동 중단 위기

팬데믹 이후 소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식품과 음료 시장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에서 육류 가공과 맥주·탄산음료 제조에 필수적인 이산화탄소를 확보하지 못해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이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록다운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산화탄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제품은 에탄올과 비료 생산의 부산물인데, 록다운 기간 에탄올 수요가 감소했고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미국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이산화탄소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또한 올 가을 가스 생산 기업들의 정비를 위한 공장 가동 중단이 예고됨에 따라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미국 산업용 가스 공급 무역협회 관계자도 “이산화탄소 가스를 생산하는 산업의 주요 시설들이 9월과 10월에 시설 점검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예고하고 있어 10월 중순이 돼야 이산화탄소 공급이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이전까지는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식품업계는 이산화탄소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육류·가금류 가공업체인 타이슨은 지난 5월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 공장이 비상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산화탄소 가스 공급 부족현상의 심각함을 알린 데 이어 6월에는 메인, 알라바마, 알칸소를 포함한 미국 내 10개 공장에 가스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대형 식품업체인 크래프트는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공급과 그 외 여러 가지 요인으로 샌드위치용 칠면조 고기인 ‘델리-프레시 터키 콜드 컷’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음을 통보했다.

품귀현상으로 인해 대체 공급사를 찾은 식품·음료 업체들의 문의로 소규모 가스 공급 업체들도 크게 바빠졌다. 이산화탄소 비축분을 문의하는 신규 고객 문의가 평소의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트럭으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으로까지 가스를 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스 공급업체들에 문의한 기업에는 대형 식품업체인 제너럴 밀스와 버터볼도 포함돼 있다. 한 가스 공급사에 따르면 제너럴밀스는 추가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베티 크로커 베이킹 믹스를 생산하는 아이오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한편, 가공식품 업계에서 이산화탄소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냉동식품은 유통 전 급속 냉동을 위해 이산화탄소 터널을 통과시키고 이산화탄소를 고체화한 드라이아이스는 식품의 냉동을 유지시킨다. 또 액화 이산화탄소는 맥주와 탄산음료의 주원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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