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결국 과거로 돌아가나-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의 작심발언(46)
식약처는 결국 과거로 돌아가나-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의 작심발언(46)
  • 김태민 변호사
  • 승인 2022.09.19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재 양성 부족·승진 누락 전문성 결여 우려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은 또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차이가 있을뿐이라고 한다. 성공을 해 본적이 없어서 그 말이 맞는지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중요하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갑작스럽게 유행하면서 각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했고, 얼마전에 우리나라도 성공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거품 논란도 있지만 끊임없는 지원과 투자가 기업들을 촉진했고,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민간도 준비가 필요하지만 정부도 마찬가지다. 특히 불량식품 문제 등으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산하 식약청에서 식약처로 승격된 것이 2013년이니 벌써 10년이 지났다. 처로 승격되면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고, 코로나에 필요한 바이오 제약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식품 분야나 내부 조직과 역량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최근 인사를 보면 보건복지부 출신 공무원들이 주요 고위직을 모두 차지하고 있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식약처로 승격된 이후 농림축산부 출신이 처장이 된 사례는 있었지만 보건복지부 출신은 비교적 세평조차 오르지 않았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의료분야의 경험이 필요해서인지 2020년 들어 최초로 보건복지부 출신 식약처장이 임명되었다.

당시로서는 특별한 상황이었고, 정권 말기라는 상황도 고려되어 새로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보다 유지와 관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평가되어 큰 이슈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신임 식약처장이 임명된 이후 ‘차장’과 식품안전 고위 인사를 보건복지부 출신으로 임명하자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다시 이전의 복지부 외청 시절처럼 주요 고위직은 모두 복지부에서 가져가고, 식약처 내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고생한 직원들은 전부 보조만 하다가 퇴직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반대로 해석하면 내부 직원들이 지난 10년간 정책 문제 해결 능력을 제고하고, 외부에서 볼 때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인물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역량을 키우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식품분야에 선도적인 공무원 인재를 양성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인사가 진행된다면 사기 저하는 물론 전문성 결여 등의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 매우 우려된다.

어느 부처 소속인지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무원은 발령을 받으면 누구나 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수십 년을 식품행정업무에 종사하면서 문제점을 피부로 느끼면서 전문성을 키워 온 사람이 수십년간 다른 업무를 보다가 지휘를 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다. 물론 수십 년을 하면서 꾸준히 준비하고 역량을 키워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누구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식품분야 종사자들도 식약처가 건전하고 역량이 충만한 조직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고는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없습니다. 개별 사안은 본지나 김태민 변호사의 이메일(lawyerktm@gmail.com) 또는 블로그(http://blog.naver.com/foodnlaw)로 질문해 주시면 검토가 가능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