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糖)알코올 첨가 젤리 자발적 리콜-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05)
당(糖)알코올 첨가 젤리 자발적 리콜-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05)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09.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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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대체 감미료…자일리톨 등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
GRAS로 분류한 안전 첨가물…과량 섭취 시 부작용

최근 H제과는 시중에 유통 중인 쿼카젤리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오랜만에 나온 식품업계의 자발적 리콜이다. 이 제품은 최근 복통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대체 감미료인 당알코올(말티톨, 솔비톨)이 첨가된 무설탕 젤리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허용된 식품첨가물이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당알코올을 소화 못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편이 많아 회수한 것이라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 ‘당(糖)알코올’이 뭔지 아느냐고 질문 한다면 식품업계 종사자나 전공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달달한 술 이예요? 새로 나온 건가 봐요?”라고 반문할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자일리톨 아세요?”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거 알지요. 껌에 들어가는 첨가물이잖아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 만약 소비자가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표기사항을 본다면 D-소르비톨, D-말티톨, 폴리글리시톨 시럽(PGS) 등 생각보다 많은 제품에 당알코올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糖)알코올이란 Sugar alcohol 또는 Polyol로 불리는 설탕대체감미료인데, 당류(糖類)의 알데하이드기(-CHO) 또는 케톤기(-C=O)가 수소 첨가에 의해 알코올기(-OH)로 환원된 환원당류를 말한다. 사실 이것은 당류도 알코올도 아닌데, 천연의 과실이나 식품 원재료에 자연스레 널리 존재한다. 당류를 효소반응 시키거나 수소를 첨가함으로써 대량 생산하는데, 대부분 식품첨가물로 허용돼 있다. 현재 우리 식품공전에 등재된 당알코올류는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D-소르비톨, 만니톨, D-말티톨, 이노시톨, 락티톨, 이소말토 등이 있으며 감미료, 습윤제, 안정제, 증점제 등 다양한 목적으로 과자류, 소주, 간장, 초콜릿, 껌, 캔디, 아이스크림, 음료 등 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용해도, 보습성, 흡습성이 높고, 저감미, 저칼로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섭취 시 구강(口腔) 내에서 산(酸)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예방효과가 뛰어나 껌에도 많이 사용된다. 특히, 폴리글리시톨 시럽(PGS)은 여러 당알코올이 섞인 건데 말티톨, 만니톨, 자일리톨에 비해 기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저렴한 효소 가격으로 제조 단가가 낮아 식품업계에서 가장 선호한다. 당알코올마다 일장일단이 있어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말티톨과 자일리톨은 설탕과 가장 유사한 단맛을 내는 장점이 있고 자이리톨은 충치 예방효과도 우수하다. 그러나 혈당지수(GI)의 경우 자이리톨은 13, 말티톨은 36로 혈당을 올리지만 에리스리톨은 0, 소르비톨은 4로서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게다가 칼로리도 이들에 비해 1/10 수준인 100g 당 20∼26 Kcal에 불과하다.

당알코올은 과량 섭취 시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하고 일부 소비자에겐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일반 독성은 반수치사량(LD50)값으로 볼 때 낮은 편이라 매우 안전한 물질이다. WHO/FAO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이들 당알코올류에 대해서는 ADI(일일섭취허용량)를 설정하지 않고 양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NS(Not Specified)’ 품목으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안전하고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지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D-말티톨(D-Maltitol)의 경우 랫트 경구 투여 시 LD50 값이 24g/kg체중이라 설탕(Sugar, 29.7g/kg)과 독성이 비슷하다. 또한 구연산(Citric acid, 11.7g/kg), Vitamin C(11.9g/kg)보다 독성이 두 배 가량 약하고, 소금(4g/kg) 보다도 6배나 독성이 약한 안전한 물질이다. 스테비아(Stevia glycoside)는 美 식약청(FDA)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식품군(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으로 분류해 허용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식품첨가물이라고 하면 먹으면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사실 식품첨가물은 식품원료도 영양소도 아닌 특별한 기능을 주기 위해 살짝 첨가되는 첨가물일 뿐이다. 소비자들은 이 첨가물이 주는 기능 외에 완전무결한 안전과 더불어 안심까지도 요구한다. 이는 과욕이다. 사람이 먹는 어떤 음식도 완벽한 독성 제로는 없다. 독성이 있긴 하지만 사람에게 위험하지 않은 양까지만 사용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식품 안전의 기본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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