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인터뷰] 대내외 식량위기 진두 지휘하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창간 26주년 특집 인터뷰] 대내외 식량위기 진두 지휘하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9.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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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등 원재료 수급 안정화…공급망 불안 최소화 방안 지속 추진
신산업 푸드테크 육성 위해 규제 개선 등 제도 기반 마련
대체식품 등 미래 산업 주도 분야 R&D·세제 지원 강화
식품 유망 스타트업 창업에 상담·자금 등 원스톱 서비스

“코로나19 이후 그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먹을거리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은 어젠다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량 수입의존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는 단순하게 돈을 내고 사먹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만용입니다. 농식품부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자주식량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취임 후 기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원료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확보하겠다는 당찬 포부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는 전 세계를 강타했다. 기상이변과 러-우 사태는 원료 수급 문제라는 엄청난 난제를 지구촌에 던졌다. 원료 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등했지만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식품·외식업계는 전전긍긍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 식품·외식업계는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해외 수출액은 사상 첫 100억 달러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K-푸드의 위상이 지구촌을 점령한 것이다. 이는 국내 식품산업 진흥·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농식품부의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산업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상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푸드테크를 중점 육성해 대체단백식품, 세포 배양육, 기능성식품 등을 집중 지원하는 등 산업 진흥·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본지는 식품·외식산업 진흥·육성을 위해 밤낮없이 경주 중인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과의 대담을 통해 국내 식품산업 발전 및 수출 활성화 방안은 물론 미래 식품산업 성장을 주도할 푸드테크 지원 방안 등을 알아봤다.

△정 장관은 국내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푸드테크 등 핵심 분야의 R&D 지원을 비롯 수급안정 및 수출 확대 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장관은 국내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푸드테크 등 핵심 분야의 R&D 지원을 비롯 수급안정 및 수출 확대 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과 코로나19를 비롯한 러-우 사태 등이 벌어져 곡물 등 식품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업계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원하고 있습니다. 곡물 수급 최일선에 있는 농식품부의 향후 계획은.


▶코로나19 등으로 국제곡물 수급·가격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해 국제곡물 가격 추가 상승과 함께 국내 수급 우려가 커졌으나 점차 상황이 안정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주요 수출국 작황 개선, 우크라이나 수출 재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6월 이후 국제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돼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분 등 업계에서도 약 2~3개월 수준 소요 물량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고, 사전 계약 물량까지 포함하면 내년 3월까지 소요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수급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가공식품 등의 원자재인 주요 곡물의 국내 도입, 계약 상황에 대한 점검과 업계 지원을 강화해오고 있습니다.

우선 가격 상승에 따른 업계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재정·세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사료 647억 원, 식품 1280억 원)의 금리를 0.5%p 인하(기존 2.5~3.0%→2.0~2.5%)했으며, 2차 추경을 통해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 식품원료 구매자금 지원 확대 등 업계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지원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밀가루는 서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가공식품·외식 등 식품 물가와 연관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하반기 밀가루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최소화(밀가루 가격 상승요인의 10% 범위 이내)하도록 국내 제분업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도 내년까지 10%p 상향해 식품 제조 및 외식업자 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안정적인 국내 곡물 반입 지원, 무관세 할당물량 확대 등 정부 차원의 국내 수급안정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동유럽국가 식용옥수수 수출 제한, 인도 밀 수출 금지에 대응해 외교부·코트라 등과 협력해 원활한 국내 도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격상승 압력이 높은 식용유, 밀․밀가루에 대해 할당관세(0%) 적용 및 사료원료(사료용 근채류) 할당물량 확대 등도 추가로 추진했습니다.

앞으로도 업계, 관계부처 등과 협력하며 국제곡물 등 식품 원재료 공급망 불안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미래 식품산업 성장을 주도할 핵심 분야로 대체식품, 메디푸드, 기능성식품, 푸드테크 등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업계는 자발적인 노력에 더해 정부의 선도적인 R&D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에 대한 농식품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최근 미래 식품산업 성장을 주도할 주요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R&D·세제지원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체식품, 메디푸드, 기능성식품 등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화 기술개발을 위한 R&D 과제를 집중 편성하고,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자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연구개발비와 및 사업화시설 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율 우대 적용 대상을 식물성 대체식품 및 가정간편식, 기능성식품, 배양육·친환경 식품포장 및 발효기술 등으로 확대(조세특례제한법)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 수요를 적극 발굴해 R&D와 세제 혜택 등 투자와 지원을 지속 강화하겠습니다.

특히 미래 식품산업 분야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교육‧자금‧판로‧투자 등 기본 인프라를 지속 확대하고, 식품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사업화 자금, 기술이전, 맞춤형 상담과 교육 등 원스톱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모태펀드를 활용해 연 2000억 원 이상 농식품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농식품 수출 순항…K-푸드 라면 등 품목별 고른 성장
온라인 확대·프리미엄 마케팅…시장 다변화에 물류 지원
식품·외식 전환기…한류 열풍 등 기회요인 적극 활용할 때


우리 농수산식품이 작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농식품 수출 현황 및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궁금합니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2022년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5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러-우 사태 장기화에 따른 각국 경기 둔화, 코로나 재확산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데, 이중 가공식품은 쌀가공식품(떡볶이 등), 고추장 등 K-푸드를 대표하는 품목의 인기가 높으며, 막걸리·저도수주 등 주류와 음료, 간편식 선호로 라면·즉석밥 등 품목별로 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농식품부는 수출확대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현장의 애로는 적시에 해소해 올해 수출 목표인 90억 달러(전년 대비 5.2%↑) 달성을 위한 노력을 다할 방침입니다.

해외 수요가 높은 김치, 인삼, 장류 등은 기능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강화해 프리미엄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한류, 온라인 시장 확대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 한류콘텐츠 및 다양한 뉴미디어(동영상플랫폼, SNS 등) 활용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글로벌 운임 상승, 소비 위축 등 대외 수출여건 악화에 대해서는 수출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농식품 전용 선복·항공 활용 물류지원, 러시아 수출업체 대상 시장다변화 지원 등 다각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식품·외식산업은 이미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발돋움한 지 오래입니다. 다만 진흥·육성만으로는 산업 발전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와의 적절한 조화도 요구됩니다. 이러한 부분을 슬기롭게 대처하며 현명하게 펼쳐 나갈 향후 식품산업 진흥·육성 방향성에 말씀하신다면.


▶그동안 정부는 식품산업의 혁신성장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R&D, 전문인력 양성, 제도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신소재 발굴‧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한 식품기술 R&D를 집중 지원하고,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해 민간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래 식품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주요 대학에 계약학과를 개설·운영하고 있으며 기능성식품‧고령친화식품 등의 유망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조해 제도적 기반(일반식품 기능성표시제도, 고령친화우수식품지정제도)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는 건강‧환경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 확산, 기술 발전에 따라 식품분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푸드테크(Foodtech)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신산업 분야인 푸드테크를 육성하고 산업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기술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는 개선하는 한편 필요한 제도는 적기에 도입될 수 있도록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조해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식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업계 관계자·전문가 그리고 국민의 의견을 들어 관련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식품·외식산업계 관계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식품‧외식산업은 우리 농업의 최대 수요처이자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식품산업 역시 새로운 전환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하고 도전을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푸드테크 등 기술 발전, 한류 열풍 등의 기회요인을 우리 식품‧외식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인프라 구축 등 정부가 해야 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물류난, 물가상승 등 위기요인은 업계와 함께 극복하겠습니다.

식품·외식산업 관계자도 식품·외식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끄는 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긍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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