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테슬라’ 찾아라…신성장동력 푸드테크 기업 창발정신 키워야
‘식품업계 테슬라’ 찾아라…신성장동력 푸드테크 기업 창발정신 키워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9.28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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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 미래 경쟁력, 푸드테크에 뒤져
푸드테크 창발기업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부상
미래식품 시장 변화의 중심은 개인 맞춤화
식단형 식사관리·맞춤형 영양식품 등에 적용
대체식품·메디푸드·고령친화식품 등 유망

‘창발(創發, Emergence)’. 남이 모르거나 하지 않은 일을 처음으로 또는 새롭게 밝혀내거나 이루는 것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술로 우수한 기업 가치를 거머쥔 선두기업들의 성공비결을 묘사하는 수많은 단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 전 세계 식품업계에서도 이 ‘창발’이 일어나고 있다. 그 핵심에는 ‘푸드테크’ 산업이 있다.

△22일 국립농업과학원이 주최한 ‘푸드테크 R&D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약 600조 원, 전 세계 약 4경 원에 해당하는 거대한 푸드테크 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해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과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정부 및 학계의 지원, 투자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22일 국립농업과학원이 주최한 ‘푸드테크 R&D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약 600조 원, 전 세계 약 4경 원에 해당하는 거대한 푸드테크 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해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과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정부 및 학계의 지원, 투자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22일 국립농업과학원이 주최한 ‘푸드테크 R&D 심포지엄’에서 서울대학교 이기원 교수는 기조 강연을 통해 “푸드테크(FoodTech)란 소비자나 개인 입장에서 먹는 것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 기술”이라고 정의하며 “푸드테크는 기업의 노력과 시장의 수요가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부나 학자가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IT(정보기술)와 BT(바이오), CT(문화콘텐츠) 발전에 힘입어 성장해왔다면 앞으로는 국내 많은 푸드테크 창발기업을 필두로 FT(푸드테크)가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장 서울대학교 이기원 교수. (사진=식품음료신문)
한국푸드테크협의회장 서울대학교 이기원 교수. (사진=식품음료신문)

이 교수는 해외의 테슬라와 아마존, 국내의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쿠팡, 정육각 등 ‘창발기업’으로 꼽히는 기업들과 비교한 국내 대표 대기업의 사례를 비교하며 “전통적 식품·유통 업체가 아무리 많은 매출을 올린다 해도 기업가치 면에서 푸드테크 기업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바로 미래 경쟁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 아마존은 전 세계 매출 1위 기업인 월마트보다 기업가치가 무려 5배나 더 크다. 아마존이 월마트 가치를 넘어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바로 AI 비서인 알렉사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 유통에 머물러 있던 월마트와 달리 모바일 쇼핑몰을 기반으로 식품 유통의 혁명을 가져온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달의민족·마켓컬리·트릿지·프레시지·그린랩스처럼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푸드테크 기업의 가치가 매출액의 수배, 수십배에 달하는 것은 CJ제일제당·대상·동원·풀무원 같은 식품 대기업보다 미래 잠재력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푸드테크 산업의 새로운 성장 잠재력은 우리나라 대기업까지 움직이게 만들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식품과 아무 관련이 없는 대기업도 이제는 푸드테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식품기업들과 협업해 ‘비스포크 큐커’라는 스마트 조리기기를 출시, AI 기업과 식품기업들과의 시너기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도 유통에서 물류까지 아우르는 ‘메타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밝히고 실행 중이다.

이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의 종착역이자 미래 식품 시장 변화의 중심은 ‘개인맞춤화(Personalization)’가 될 것으로 봤다. AI부터 빅데이터·바이오 등 푸드테크 기술을 식품산업 가치사슬 전 과정에 적용하면 맞춤형 식품 서비스가 일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푸드테크의 활용으로 소비자에겐 인공지능 맞춤과 기호의 다양성을, 공급자에겐 투명성과 수요공급 긴밀성을, 생산자에겐 사회윤리와 지속가능성까지 가져다 줄 개인맞춤화 시대가 도래, 새로운 소비 시장도 열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은 국내 약 600조원, 전 세계 약 4경 원에 해당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푸드테크 사업화의 창발 생태계”라며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과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형기획사, 투자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시스템연구부 박미성 연구위원.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시스템연구부 박미성 연구위원.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시스템연구부 박미성 연구위원은 ‘푸드테크 산업 동향과 식품 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향후 푸드테크 분야에서 높은 성장이 전망되고 기술·자본 집약적인 유망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정부 지원은 정보·서비스·범용적 핵심 공정 기술 등 다양한 결과물이 창출되는 산업 기반 연구에 대해 확대하고, 식품산업 기술 개발에 치중하던 것에서 그 기술 범위를 넓혀 연관 산업에 빠르게 적용 중인 IT, BT 등을 접목하는 융합기술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거대한 푸드테크의 파도 속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회경제적 파급 영향력이 크고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으나 현재 시장형성도가 낮고 기술 성숙도가 낮아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한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 그는 대내외 연건 변화 및 식품산업 트렌드를 고려해 식품 분야 미래 유망기술은 대체식품 생산기술, 메디푸드·고령친화식품 생산 기술, 포스트바이오틱스, 친환경 식품포장 기술, 스마트 식품공정관리 기술을 꼽았다.

이중 현재 정부의 지원은 국내 다수 식품 기업이 참여하는 민간주도 시장으로 ‘가정간편식’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더해 환자용 식품인 ‘메디푸드’, 식물성 고기와 곤충가공식품 등이 대표되는 ‘대체식품’ 등에 집중돼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기술에 ‘개인맞춤화’ 기술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편식은 건강(유병) 관리를 위해 간편식 형태의 식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저당, 저염, 환자용 재가 용도 등으로 집단별 맞춤형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디푸드의 경우에도 표준형 영양조제식품에 대한 이용경험이 가장 높지만 향후 구입의향은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이나 맞춤형 영양조제식품도 높아 개인맞춤화 기술의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종사자 10인 이하 기업 비중이 높은 식품 업계의 특성상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맛, 식감, 향 등 소비자의 활성화 요소를 고려한 소재 및 원천기술 개발 및 확보에 우선적인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며 “식품산업 여건 변화를 반영해 미래 유망 식품 분야 기반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 및 기술 융합을 통한 신기술 및 신사업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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