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의 빈자리-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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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y Lee
  • 승인 2022.10.24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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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한식당, 절반 이상이 중국인 운영
유럽 유명 관광지 공략할 시점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필자는 최근 FDA 공장 실사 컨설팅 건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근교 남부 도시에 있는 회사에 출장을 다녀왔다. 요즘 들어 FDA의 해외 공장 실사가 부쩍 늘면서 한국 업체들 뿐 아니라 해외 클라이언트들의 컨설팅 요청이 크게 늘었다. 스페인 출장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일 보기 전 며칠 일찍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바르셀로나는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들로 유명한 도시이다. 많은 건축물에 영감을 받았다. 음식 또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듯하다.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고 쌀이 들어간 음식들이 많아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래도 여행 중에 갑자기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 식당을 검색했더니 몇 군데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사는 LA지역에 비하면 수가 많지 않았다.

사진으로 괜찮아 보이는 한국 BBQ 식당을 골라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문 안으로 들어가니 왠지 조용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더니 답도 없고 주인도 멀뚱멀뚱했다. 속으로 좀 이상하다 싶었다. 서버가 다가오더니 한국말을 하지 않고 스페인어로 주문을 받았다. 여기 오래 사셔서 스페인어가 편한가 했다. 그런데 전자판 메뉴를 보니 중국어와 스페인어로 쓰여 있지 않은가. 알고 보니 중국인이 하는 식당이었다.

나는 눈치를 보다가 나가기로 했다. 한식 먹고 싶어 왔는데 중국 사람이 하는 어설픈 한식을 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검색하고 리뷰도 철저히 검토해 이번엔 진짜 한국 사람이 하는 한국 BBQ 식당을 찾았다. 그제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미국 LA지역이야 워낙 많은 한식당과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와 있어 한국에 가지 않아도 골라서 먹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만 해도 스페인 제2의 도시이지만 한식당이 의외로 없다. 그나마 절반 이상이 중국인들이 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미국에 살다 보면 스시집이 거의 다 한국 사람이 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일본 사람들이 스시가 자기 음식인데 정작 스시집은 한국인들이 더 많이 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느낌을 나도 느꼈다. 최근 중국의 문화 공정으로 김치도 자기의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한국 BBQ도 자기 음식이라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 말을 들어보니 BBQ뿐 아니라 치킨도 한국 프랜차이즈 짝퉁이 많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미국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미국 중심으로 치중된 해외시장에서 이제는 공백이 많은 유럽의 유명 관광지도 공략할 시점이다. 중국인들이 한식 프랜차이즈 짝퉁들을 먼저 선점하기 전에 진짜 한국의 좋은 프랜차이즈들이 선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보니 아시안 관광객이라곤 한국인들 밖에 안 보인다. 그 많던 중국인들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정책으로 해외로 잘 나가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중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은 유럽 여행을 참 많이 간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린 사진·영상들을 보면 욜로를 중요시하는 세대인 것 같다. 한국의 프랜차이즈들도 좋은 유럽 관광지에 진출해 유럽 여행 좋아하는 MZ세대 직원들을 진출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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