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콩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기고] 콩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2.11.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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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래 완전 곡물…조상들 콩의 유용성 체득
다양한 영양 동양선 식용 불구 서양 사료로 사용
가격 저렴한 단백질원…육류 대체식품 소재 주목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콩이 근래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동물성 식재료가 식물성으로 대체되는 경향에 따라 가장 적당한 단백질원이 콩이기 때문이다.

콩이 인간의 식생활에 들어온 역사는 학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기원전 7,000년 전의 유적지에서 콩 잔해가 발견되면서 고고학계에서는 재배 연한을 신석기 에서 청동기 초기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석기 초기, 중기인 기원전 5,000년경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인류가 오래전에 콩을 식생활에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과연 콩은 지구 어디에서 처음 나타났을까?

콩의 기원지는 남만주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일대로 우리 조상으로 알려진 동이족의 터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야생 콩이 발견되고 남한 전역의 야산자락에 똘콩, 즉 야생 콩이 발견되고 있어 그 기원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도 우리 토종 콩인 서리태, 오리알태, 쥐눈이콩, 아주까리콩, 선비잡이콩, 밤콩 등이 농촌에서 재배되고 있다.

미국 대두협회 발행 자료에 의하면 콩은 기원전 200~300년경에 한국이나 중국에서 아메리카대륙으로 전래하였다고 기록하고, 남미의 3개 문명 발생국 중 하나인 아스타카 지역에서도 곡물로 이용하는 대상에 콩이 들어가 있다.

콩이 서구에 처음 전파되었을 때는 식용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사료나 콩기름 착유용으로 이용되었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식용으로도 사용되었다는 것이 이탈리아 화가인 안니발레 작품(1560~1609)에서 발견된다. 같은 그림에 빵도 보이나 수저로 삶은 콩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경우는 특수한 예시고 최근까지 서양에서 콩은 사료용이라는 개념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하지만 한국 등 동남아 국가의 식생활에서 콩이 식용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서구 지역에 알려지면서 생각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우리는 콩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하게 먹어왔다. 대표적인 음식이 다양한 콩을 원료로 발효한 장류였으며 이외에 콩 음료 형태인 콩국이 있고 두부는 이제 세계 식품이 되었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떡고물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였고 콩 강정은 좋은 별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

콩으로 만든 식재료 중 백미는 아마도 콩나물이 아닐까 한다. 겨울에 채소가 부족할 때는 유용한 채소류이며, 비타민 등 영양 측면에서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쌀밥 위주의 식단에서 영양 채소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산업적으로 식용유는 물론 용매, 윤활유, 섬유, 플라스틱으로 사용된다.

서양인들에게는 이제 사료나 산업용의 범위를 넘어 영양 만점인 콩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주요한 식품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콩에 들어있는 양질의 단백질은 물론 사포닌, 이소플라본, 파이토케미컬, 올리고당은 기능성 성분으로 밝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위, 장을 덥게 하고 오래 먹으면 체중이 는다고 했으며, 성호사설에서도 곡식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으로 주장을 삼는다면 콩의 힘이 가장 큰 것이라고 하여 우리 선현들도 이미 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콩은 껍질부터 시작해 모든 부위를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완전 곡물이다. 더욱 양질의 단백질과 함께 필수지방산이 가득한 콩기름은 유지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는 천혜의 영양원이 되었다. 세계인이 콩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콩 단백질이 육류 단백질 가격의 1/10 이하에 공급할 수 있고, 밭에서 단 6개월여 만에 생산할 수 있으며 자연을 보호하면서 지속 가능한 생물자원이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콩 시원지인 우리나라에서 산업용 콩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자급률, 7.5%) 있고, 식용은 수요량의 30.4%를 겨우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낮다. 육류대체 식품개발이 세계적 큰 흐름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콩은 단연 이런 추세에서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대상으로 대체육 개발과 콩 증산은 궤를 같이하는 운명체이다.

앞으로 콩 육종을 더욱 활성화하고 증산과 함께 용도별 적성에 맞게 특성을 개량해야 한다. 또 육류에 비하여 함량이 낮은 일부 필수아미노산 구성을 높이고 가공 시 가장 큰 걸림돌인 콩 비린내를 약화시키는 성분상 변화와 기호성을 높인 제품개발에 연구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조상이 물려주신 귀한 곡물을 더욱 발전시킬 새로운 계기가 주어졌으며, 콩을 통한 세계인의 건강과 지구의 온난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정책적으로 우리 콩 증산을 통한 자급율 제고 및 용도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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