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 인상 불구 4분기 실적 전망 ‘흐림’
식품 가격 인상 불구 4분기 실적 전망 ‘흐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11.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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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따른 원가 부담 가중에 수출 협정 중단으로 국제 곡물 가격 다시 상승

올 초 식품업계가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가 4분기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곡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가격 인상 효과까지 반영돼 연말에는 식품업계 실적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제 곡물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져 당초 예상했던 성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곡물 협정이 중단되면서 밀과 옥수수, 콩 등 국제 곡물 가격지수는 다시 상승했다. 물론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에 다시 복귀하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됐지만 불안한 곡물 수급 문제와 고환율에 따른 원료값 압박 등은 갈수록 강도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곡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으로 4분기 실적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식품음료신문)
△곡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으로 4분기 실적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식품음료신문)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0월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3.0%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은 흑해 곡물 수출협정의 지속 불확실성, 미국의 생산 감소 전망 등의 영향이 컸다. 옥수수도 미국과 유럽연합의 생산 감소 전망, 아르헨티나의 건조 기후, 우크라이나의 수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러자 식품업계는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압박에도 불구 가격인상 러시를 단행하고 있다. 샘표, 오리온, 삼양식품, 팔도 등이 이달 들어 주요 제품 값을 일제히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와 같은 곡물 값 폭등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원가 부담이 여전히 큰 것은 사실”이라며 “전통적으로 내수산업 성향을 띠는 식품산업은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4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제품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이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원가 압박은 올 상반기보다 심화되고 있다.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식품기업들은 원료 재고 소진 뒤 새로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 효과가 몇 달간 지속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하고, 러-우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 수급 불안, 원달러 강세 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식품업계 원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 최소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힌 만큼 업계가 짊어질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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