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식품 시장 트렌드] 간편식-밀키트 경계 사라지고 냉동 제품·프리미엄화
[2023 식품 시장 트렌드] 간편식-밀키트 경계 사라지고 냉동 제품·프리미엄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11.22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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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장 209조…식품 비중 17.5%에 신선식품도 구매
즉석죽·국탕찌개·샐러드 증가세…홈술론 막걸리·와인 즐겨
스테이크 등 육류 밀키트 성장…저가 햄·소시지 판매 상승
커피·제로탄산음료·차류 수혜…여성·나이들수록 빈도 높아
‘2023 식품외식전망대회’서 서울대 문정훈 교수 발표

전 세계 인류의 삶을 바꾼 코로나19는 그 영향력이 옅어진 올해도 식품 소비 트렌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팬데믹 확산과 대유행의 시기, 온라인 식품 시장과 간편식 제품 등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외식과 급식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의 진행으로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어떤 변화가 생길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측되며 기회요인이 있는 식품 품목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16일 열린 2023 식품외식전망대회에서 서울대학교 문정훈 교수가 답했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가 지난 16일 열린 식품외식전망대회에서 코로나19 전후 내·외식생활 변화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가 지난 16일 열린 식품외식전망대회에서 코로나19 전후 내·외식생활 변화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급식의 내식화와 내식의 급식화


코로나19 확산 이후 큰 폭으로 성장했던 간편식 카테고리의 구매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급증한 푸드 리테일업계에 포스트코로나 시기로 접어들며 외식의 회복으로 인한 내식의 감소 상황에 간편식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간편식 구매가 급증한 ‘급식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아 간편식의 구매를 빠르게 증가시켰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등교하지 않음으로써 교내에서 급식으로 섭취하던 끼니들이 내식화됨에 따라 2019년에서 2020년 증가했던 간편식의 구매가 2021년 7월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는 2021년 2학기 전면 등교 계획에 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2019년~2020년, 2020년~2021년 두 시기를 비교해 구매가 증가했다가 감소한 것은 튀김류, 완자류, 기타즉석식품, 즉석밥류, 만두 등이고, 구매가 지속 증가세를 보이는 품목으로는 즉석덮밥소스류, 즉석죽 및 수프류, 즉석국탕찌개류, 즉석면류, 샐러드 등으로 나타났다.


홈술 문화의 변화…포스트 코로나에도 와인의 인기는 유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정착되기 시작한 홈술 문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섭취 빈도가 가장 높은 주종인 맥주, 희석식 소주, 막걸리, 와인 모두 코로나19 확산 시기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막걸리와 와인의 홈술 섭취 빈도 증가폭이 맥주, 소주 대비 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술을 마시는 상황 등 TPO가 변화하면서 홈술 상황에서는 맥주, 소주보단 막걸리와 와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트코로나 시기로 접어들면서 맥주, 희석식 소주는 전체적인 섭취 빈도가 줄어드는 반면 막걸리와 와인의 섭취 빈도는 증가해 시장규모가 더 확대되고 있다. 홈술 섭취빈도는 맥주, 막걸리, 와인 등은 감소, 희석식 소주는 유지되고 있으며 와인은 오히려 증가 중이다.


온라인 비대면 푸드 리테일, 신선식품 중심 성장 지속


인터넷 쇼핑은 오프라인 매장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기존 성장세에 더불어 코로나19 효과로 인해 올해 온라인 B2C 시장은 약 209조다. 특히 온라인 식료품 구매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급격한 성장을 보였으며 2021년 기준 전체 온라인 시장의 17.3%를 차지하고 포스트코로나에 접어든 올해엔 그 증가세가 다소 무뎌지며 17.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품질이 균질한 가공식품부터 성장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신선식품의 구매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 방문에 대한 부담 증가와 더불어 새벽배송 및 당일배송 서비스 등으로 신선식품 품목에 대한 선도가 보장되면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성장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며 외식의 회복과 함께 내식이 감소하며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 또한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내식이 증가하며 온·오프라인 모두 식료품 구매금액이 증가했다. 오프라인은 완만하게 증가한 것에 비해 온라인은 대유행 시점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라인의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 시점에 대형마트 식료품 구매금액이 감소하고 슈퍼마켓에서의 구매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간편식 시장 재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간편식의 편리성에 익숙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간편식을 단순 외식의 대체재 이상으로 인식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간편식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출고액은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2021년에도 2020년 대비 13%의 증가율을 보이며 크게 성장했다. 농진청 소비자패널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간편식 구매가 급증한 반면 작년에는 증가세가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 성장세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밀키트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밀키트 제품 대비 가공도가 낮은 원물 식재료를 박스에 넣어서 정기 배송하는 구독 모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글로벌 밀키트 시장은 소비자 편의성이 낮은 편이다.

미국 밀키트 시장은 2020년 69% 증가율을 보이며 급격하게 성장했으나 2021년에는 18%의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가 감소했다. 이는 대부분의 밀키트 제품이 자사몰, 레스토랑 등 소매유통과 독립, 독자적인 채널에서만 판매하는 특징도 성장률 감소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밀키트 세트제품에 담는 것보다 원물을 각각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해 가격 경쟁력 또한 떨어짐. 이러한 상황 때문에 밀키트 제품은 냉동제품화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기존 밀키트 제품의 50% 이상이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밀키트 제품들은 요리의 재미있는 점만 남긴 간편식과 다름없다. 음식물 쓰레기와 패키지의 종류도 줄이고 조리의 간편도를 더욱 높이는 쪽으로 출시되고 있어 여전히 인기를 유지 중이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냉동밀키트로의 전환과 함께 패키지가 줄고 레시피가 단순해지며 간편식-밀키트 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물 재료와 레시피만 담았던 밀키트가 더욱 간편화되면서 간편식 내 다른 카테고리들과 그 형태가 매우 유사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러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밀키트와 간편식의 카테고리를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밀키트 제품들을 ‘프리미엄한 형태의 간편식’으로 포지셔닝 중이다.


육류 단백질 상품화 방향: 정육, 육가공, 그리고 육류 외식상품


코로나19 발생 초기 외식 제한으로 가정 내 직접 조리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자 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외식과 정육 간의 대체관계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이 대체효과는 돼지고기 축종에서 더 두드려졌다. 아울러 스테이크 등 육류 밀키트가 확산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저렴한 육가공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육가공품과의 대체관계도 나타나게 됐다. 특히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주로 ‘구이류(양념가공육)’ 상품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들어서자 외식경기의 회복에 따라 소고기 정육상품의 매출은 감소한 반면 돼지고기 정육상품의 매출은 유지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에서 더욱 크게 성장하는 것은 돼지고기 구이류, 비구이류 정육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정육상품의 올해 제품당 판매량은 구이류, 비구이류 모두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돼지고기에서는 저가의 전통적인 육류가공품, 소시지, 햄 등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저가의 일상식으로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분석으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시장 성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돼지고기 일반가공육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즐길 수 있는 델리미트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잠봉, 살라미, 하몽 등 돼지고기 수입 건조육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고기는 외식비중이 증가함에도 소고기 양념가공육의 전반적인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음료 시장 세그멘테이션 변화 : ‘빼기’ 음료의 성장과 푸드 페어링


코로나19 시기 외식 음료 시장의 축소와 RTD 신제품 출시 및 소비자 경험 증가에 기반해 성장한 국내 음료 시장은 커피, 제로탄산, 차류 등의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커피의 다양한 소비가 늘었다. 커피는 출고 기준으로 원두 제품류, 볶음 커피 등의 성장이 컸고 인스턴트 커피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특히 소매 원두 판매액의 증가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볶은커피(50.3%), 액상커피(6.7%) 증가하며 볶은 원두 등의 제품은 코로나19로 내식의 비중이 증가하며 가정내 커피머신의 보편화로 판매량이 크게 성장했다.

또한 하나의 커피 옵션으로 ‘디카페인 커피’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과거에는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개념에서 주로 소비되던 디카페인이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심도가 증가하며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커피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국내 디카페인 RTD 제품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으며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관련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제로 칼로리’ ‘제로 슈가’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2021년 이후 국내 출시 탄산음료 신제품 중 대체당 사용 음료가 절반 이상이다. 실제로 2021년 1월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 제로라임’ 출시 이후 국내 제로탄산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국내 일반 탄산음료 시장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제로 탄산 시장에선 펩시 제품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 탄산음료와 그의 제로 버전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선호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음료 소비 시장에선 여성일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음료 섭취 빈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40·50대)의 여성’이 가장 주요한 섭취자가 되면서 이들의 소비 트렌드가 어떤 쪽으로 움직이는지 잘 관찰하는 것이 시장 성장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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