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올해의 식품·외식 10대 뉴스
2022 올해의 식품·외식 10대 뉴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12.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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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사태 등 식품 업계 격동의 한 해…식량안보 돌아보는 계기

올해 식품·외식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 고환율 상황 등이 겹치면서 장기화된 불황과 더불어 코로나19의 그늘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여느 때보다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원자재·에너지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으며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런치플레이션(점심식사+인플레이션)’ 등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소비 주축으로 부상한 MZ세대들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경영 효율화를 위해 기업들을 통합하는 한편 해외 진출, 신성장동력 발굴 및 사업 다각화 등 대응책을 모색했다. 본지는 올 한해 식품·외식산업을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하며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원자재 가격 급등…가공식품서 외식까지 ‘푸드플레이션’


올해 식품업체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계속됐다. 이상기후, 러-우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물류대란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치솟으면서 연초 한 차례 가격을 올렸던 업체들이 추가로 가격을 인상했다. 라면과 우유, 치킨, 참치캔, 과자 등 가공식품은 물론 커피, 피자, 버거 등 외식 물가가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1% 올랐다. 이에 정부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식품물가 안정을 위해 관련 업계에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외식업계는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병목현상으로 원자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폭염·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며 업계의 원재료 공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대체단백’ 선점 경쟁…전문 브랜드에 제품군 확대


대체육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며 국내 시장에도 기업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심화되는 추세다. 특히 푸드테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더해지면서 대체단백질식품은 영양·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비시장 니즈에 적합한 동시에 ESG 실천 목적에도 적합하다는 경영 판단 하에 올해 식품기업들의 관련 연구개발, 제품 출시가 활발해졌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plant-based) 식품 트렌드에 맞춰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에 이어 최근에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등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대상은 대체단백식품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활발한 식물성 대체단백식품은 물론 향후 고성장이 기대되는 배양육까지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2019년부터 미국의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식품 시장에 선도적으로 대체단백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14일 푸드테크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푸드테크 수출액 20억 불 달성을 목표로 하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낙농 제도 개편 진통…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으로 귀결


우유 업계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이슈가 잇따르면서 유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올해 유업계는 역대급 원유 가격 인상에 합의했으며, 작년 말부터 이어진 정부 주도의 낙농제도 개선에 낙농가와 협력하기로 했다. 낙농제도 개선의 골자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중심으로 관련 제도 개선과 후속 절차의 결정이다.

푸르밀은 지난 10월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 통지문을 발송해 논란이 일었다. 직원들은 사측이 무능·무책임 경영으로 일관했다며 비난했고 푸르밀 대리점주와 회사에 원유를 공급해 온 농가들도 집회를 벌이는 등 반발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기존 사업종료 발표를 철회하고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영업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철회를 밝혔다.

또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면서 부분 파업에 돌입했던 서울우유협동조합 노조는 12일 사측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서울우유 노사는 교섭을 통해 임금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냈다.


“뭉쳐야 산다” 롯데제과·동원산업·오뚜기 등 합병 통한 사업 구조 재편 바람


식품업계는 올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불확실성에 맞서기 위해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중복 사업을 합쳐 경영 효율화를 단행, 내부적 비용절감을 추진해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합병을 통해 핵심 원재료의 안정적 조달과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오뚜기도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 합병했다. 상장회사인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회사도 100% 자회사로 재편을 완료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합병을 완료하면서 통합 법인 ‘롯데제과 주식회사’를 출범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식품기업들이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통가 초저가 치킨·피자 등…불경기 외식 자영업자 한숨


'런치플레이션'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외식 물가가 급등해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을 시작으로 스시, 피자, 중화요리 등 대표적인 외식 아이템 PB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인기를 얻으면서 외식업계의 한숨이 늘었다. 외식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들이 어느때보다 먹거리의 가성비를 따지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출시한 '당당치킨'은 상품이 나오기 수시간 전부터 줄을 서 대기하는 '오픈런'을 불러일으키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이마트 '5분치킨', 롯데마트 '한통치킨'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출시 이후 누적 100만개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마트의 초저가 상품 경쟁은 피자, 초밥, 탕수육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유통업계의 공격적인 제조영역 침범에 외식업종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늘면서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Z세대 잡아라”…구독경제·NFT 등 마케팅 열전


올해 식품업계는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열전을 벌였다. 희소성과 특별함을 우선시하는 이들의 취향과 익숙한 디지털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에 대한 정기구독 서비스, NFT 발행 등 마케팅 전략이 펼쳐졌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형태는 다르지만 식품 시장에서 브랜드의 고유한 팬덤을 형성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디지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방문해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 등 ‘체험 마케팅’도 인기 전략으로 떠올랐다.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위해 팝업스토어(임시매장)나 쇼룸 형태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성수동, 한남동 등에 문을 열었다.


소비기한 도입 앞두고 업계 분주…기한 설정 방안 등 제시


올해 식품업계는 소비기한 표시제의 내년 새해 첫날 시행을 앞두고 혼란이 지속됐다. 식품기업들은 소비기한 도입에 앞서 준비작업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한 변경으로 인해 맛·품질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지 내부 점검을 시행하고, 기한 표시의 선적용, 유통구조 개편 등 단계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소비기한 표시 시행에 앞서 참고값을 수록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소비기한 참고값은 식약처가 품목별로 소비기한 설정 실험을 통해 얻은 잠정 소비기한이다. 두부는 기존 유통기한 17일에서 소비기한 참고값을 적용할 경우 23일로 바뀌고, 햄은 유통기한 38일에서 소비기한은 57일로 52%가 늘었다. 발효유는 유통기한 18일에서 소비기한 32일로 74%가 연장됐다.

식약처는 먼저 소비기한 기준이 필요한 50개 식품유형 430여 개 품목을 선정하고, 잠정 소비기한 설정이 완료된 23개 식품유형 80개 품목은 참고값과 실험결과를 우선 공개하기로 했다.


‘포켓몬’이 터뜨린 캐릭터 열풍…빼빼로 등 협업 상품 매진


올해 포켓몬빵을 비롯한 캐릭터 빵의 열풍이 거셌다. 빵 속 띠부띠부씰을 모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소비 트렌드가 국내 양산빵 시장을 휩쓸면서 다양한 캐릭터 빵을 출시했고, 특히 포켓몬빵은 한동안 품귀현상을 겪기도 했다. 포켓몬빵은 지난 1998년 SPC그룹의 전신인 제빵사 샤니가 일본 기업과 라이선스 게약을 맺어 처음 등장했다가 2006년 단종된 후 16년만에 재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제품은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품절 행렬이 이어지면서 누적 판매량 1억개 달성을 코앞에 뒀다.

캐릭터 제품 인기에 짱구라면, 쿠키런빵, 원피스빵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롯데제과 8월 디지몬빵 4종 판매를 시작했다. 디지몬빵에는 182종의 디지몬 띠부실이 무작위로 들어가 있다. CU는 인기 게임 쿠키런 킹덤과 손잡고 쿠키런빵 시즌2를, GS25는 넥슨과 손잡고 메이플스토리빵을 선보였다.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에도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한 상품들이 조기 매진되는 등 인기를 누렸다.


라면·김치·파스타·치킨 등 K–푸드 수출 행진 작년 실적 경신


식품업계의 해외진출이 올해도 지속됐다.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85억6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로 올해 11월 누계 기준 80억 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중 김, 라면, 쌀 가공식품, 커피 조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풀무원은 최근 베이징 파스타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신선 HMR 사업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농심도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2공장의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새 해외지점을 내는 데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bhc는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제너시스BBQ 역시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지난달 신규 매장을 열며 미국 내 150개 지점 운영을 기록했다.


빅 데이터 등 활용한 헬스 케어…식품 업계 속속 진출


정부는 지난 3월 헬스케어 및 바이오 산업을 ‘5대 메가테크’로 선정함에 따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플랫폼과 의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식품업계도 업계도 유전자 검사 및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건강 관리 상담 등 건기식 서비스를 내놓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CJ웰케어, 롯데헬스케어, KGC인삼공사 등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유전자 검사나 식품 및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역량 등 관련 역량을 가진 ICT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인 라이프스타일,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롯데칠성음료, 아워홈 등 식품업체들도 AI 분석 기반의 영양관리 플랫폼, 서비스 등에 맞춰 자사 제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건강 관리를 위한 스마트 기기 사용이 대중화되고 비대면 진료 등이 활발해지면서 헬스케어 산업도 디지털로 전환되는 추세로 ICT, BT 등 디지털 기술이 지속 발달함에 따라 향후에는 개인 건강 정보를 기반으로 한 건강 솔루션 제시, 예측 등이 더욱 전문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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