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농업전망] 세계 식량 위기와 식량안보
[2023 농업전망] 세계 식량 위기와 식량안보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1.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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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기후 변화로 세계 식량 위기 자주 발생
정량적 평가·관리하는 ‘종합지표’ 개발 시급
위기 대응 병행 영세 업체 접근성 돕는 정책을

세계 식량위기가 2000년대 이후 빈번하게 발생하며 절대적 수입의존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국내 식량안보 강화 정책은 식량 자급률 제고, 식량 공급망 안정성 확보 등 공급의 충분성 및 안정성 측면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어 FAO 등이 제시하는 안정성, 접근성, 활용성을 포괄하는 식량안보 개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종진 농경연 박사는 “세계 식량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심화와 여유롭지 않은 수급 상황,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식량 공급망 불안정성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향후 세계 식량위기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특히 이러한 세계 식량위기는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 소비자물가 급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수입 곡물 전방산업의 경제 활동 어려움이 가중되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반면 국내 식량안보 강화는 자급률 증대, 해외농업개발과 해외 곡물 유통망 진입을 통한 수입 안정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종진 농경연 박사(사진=식품음료신문)
김종진 농경연 박사(사진=식품음료신문)

그에 따르면 식량안보는 이를 정의하는 주체화 목적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돼 몇 개의 정책과 지표로 식량안보 정책을 설계하고 이를 실증적으로 측정·관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저소득 가구와 영세 사업체 등은 세계 식량위기로 인한 물가 급등과 경영 압박에 취약하므로 정부는 이들의 식량 접근성 강화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김 박사는 국내 환경 및 정책적 필요성과 일관성 있는 식량안보 개념을 정의해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식량안보 종합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량안보 수준의 정량적 평가는 대표 지표, 부문별 지표, 종합지수 방식 형태로 이뤄져 있지만 식량안보가 식량의 수급, 소비 환경 등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해 정의된다는 측면에서 종합지수 방식의 평가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식량안보 종합지표에도 종합지수 방식을 적용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김 박사는 “대표 지표 방식은 다양한 측면과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식량안보의 개념을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고, 부문별 지표는 포괄적인 식량안보 개념을 영역별로 평가할 수 있으나 종합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공존한다”며 “종합지수 방식은 식량안보의 영역별 지표를 가중해 하나의 지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적절한 가중치가 부여된다면 포괄적으로 정의되는 식량안보의 수준을 종합·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량안보 종합지수는 포괄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 식량안보 개념을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상황 및 정책적 필요성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FAO 식량안보 정의를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 설문을 통한 가중치 도출을 통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FAO가 제시한 식량안보 평가 영역을 기본으로 하부 영역 및 세부 지표로 계층화했으며, 세부 지표는 대표성, 자료 확보 가능성, 정책적 필요성, 선행연구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종합지수 도출은 세부 지표를 Min-Max 변환을 통해 표준화하고 계층별 가중 평균을 반복 적용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특히 국가간 횡단면 및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도록 2020년 1위 국가(호주)를 100으로 하는 상대적 수준을 도출했다.

김 박사는 “우리 사회의 식량안보 우려 및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설계는 이러한 필요를 정확히 반영하는 식량안보 개념을 정의·평가하는 것이 대응 방안 마련의 첫 단계라고 본다”며 “향후에는 정책적 함의가 큰 해외 유통망 진입, 해외농업개발, 위기 대응체계 강화 등의 지표를 추가해 정책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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