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E 제품에 대한 5 Log 세균감소 검증기관의 부재-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00)
RTE 제품에 대한 5 Log 세균감소 검증기관의 부재-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00)
  • Jay Lee
  • 승인 2023.03.0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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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식품, 미국 기준선 애매한 영역 제품 많아
한식의 세계화, 식품 안전 분야 선진국에 뒤져
입증할 자료 갖추고 검증할 협업 기관 만들어야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미국의 식품 기준은 한국보다 느슨한 듯하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더 까다로운 점들이 많다. 또 정부 기준보다 민간 식품산업계에서 요구되는 수준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즉석식품(이하 RTE)의 경우에는 살균효과에 대한 유효성 검증에 대해서 5 Log Reduction(10에 5승까지 세균을 죽이는 효과)를 RTE 제품에 요구하는 것이 식품업계에 일반화 되어 있다. FDA도 법적으로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RTE 제품의 경우에는 10에 5승 살균 감소를 추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HACCP 기준에 CCP 한계 기준을 정할 때 살균효과에 대해서 10^5승에 대한 실험을 하지 않는다. 그냥 제품 자체에 있는 세균들이 살균 전후 어떻게 감소하는지 보여주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105승까지 나오는 유효성 평가자료를 잘 볼 수 없다. 105까지 살균효과를 검증하려면 일부러 균을 배양하여 제품에 넣고 살균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행여 균을 잘못 배양해 공장 내에 실제로 전염성 균이 퍼지는 날에는 골치 아플 수도 있다.

미국에는 전문적으로 이러한 유효성 평가를 해주는 실험기관들이 많이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관들이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저산성‧산성 식품에 대한 미국의 SID 등록 시 필요한 자료를 실험해 검증데이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기관도 없다고 칼럼에 쓴 적이 있다. 한식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식품 안전에 대한 수준은 아직 선진국을 쫓아가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국 제품들은 미국 기준에서 보면 식품 안전적으로 애매한 영역에 속한 것들이 많다. 발효식품이 많기 때문인데, 미국에서 요구하는 기준으로 따지면 적합하지 않은 제품들이 다수다. 이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논문 자료도 많지 않기 때문에 미국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살균효과에 대한 검증자료를 제출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러한 자료 때문에 영업에도 지장이 생겨서 수출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김치의 경우 발효 전까지는 염도도 미국 기준보다 낮아 샐러드에 가까운 식품으로 간주한다. 그렇다 보니 세척에서 세균을 줄이는 것으론 부실한 CCP가 될 수 있다. 고추장, 된장류 또한 살균 과정을 거치더라도 발효음식의 특성상 유해균들도 105 살균효과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러한 공백들을 채워줄 연구논문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 찾기가 어려워서 안전성 유효성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김치류, 장류, 고춧가루 등을 포함한 시즈닝류 등이 미국 대기업에 납품할 때 105 살균효과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의 논리로 한국 식품들이 안전하다고 미국 시장에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희박하다.

미국에서 요구하는 105 세균감소도 테스트해보고 만약에 105 살균효과가 안 나온다면 기존 살균 공정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연구소, 학계 그리고 정부 기관들은 카테고리별로 연구자료들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살균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협업 기관들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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