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전통 음료 보급 확대 시급하다
[기고] 우리 전통 음료 보급 확대 시급하다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3.03.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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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시장 생활 여유와 비례
젊은 층 취향 맞춰 변형을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음료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기호식품으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음료의 특징은 독특한 향과 맛으로 정신영역에 영향을 주는가 하면 기분을 좋게 하고 여유를 즐기는 개체로 독창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음료 시장은 9조6000억 원(식약처, 2021) 규모로 매년 커지고 있다.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 욕구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가장 많은 음료 중 하나는 커피다. 전량 원두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수입량은 2015년 14만 톤에 5억5000만 불, 2022년 20만 톤에 13억 불에 이른다. 현재 국내 판매액은 3조1000억 원에 이른다. 매년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커피 열풍은 식을 줄을 모른다. 길거리에서 특정 브랜드의 커피잔을 들고 있어야 폼이 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기록에 의하면 조선 말 고종이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대중화된 것은 아마도 6‧25 동란을 거치면서 일상으로 마시는 미군을 통해 일반인에게 급격히 확산되었을 것이다. 커피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료이며, 세계인이 즐기는 음료임은 분명하다.

커피에 들어있는 특수성분인 카페인은 녹차 등에 들어있는 쓴맛을 내는 알칼로이드계 질소를 함유한 염기성을 나타내는 물질이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생리작용이 있다. 이 특징 때문에 마신 후 각성 기능이 있어 이 효과를 즐기고 가벼운 중독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커피는 커피콩(coffee bean)을 볶아 우려낸 음료로 어원은 아라비아어에 기초하고 있으며, 17세기 초 유럽에 소개되면서 세계 음료로 확대되었다. 생산은 대부분 따뜻한 열대지역에 한정되어있다.

그런데 전량 수입되는 커피를 이렇게 과하게 소비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우려의 생각이 든다. 물론 각자 기호로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으나 커피를 대체할 우리 음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커피는 카페인에 의한 자극적인 작용과 볶음에서 온 독특한 향이 소비자의 구미를 자극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런 특성을 새롭게 부여하는 우리 차의 개발 보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전통 차들은 수천 년 우리 곁을 지켜온 것들이 많다. 삼국시대 불가에서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녹차는 우리 고유 음료로 정착하여 아직도 많은 애호가를 확보하고 있으며 성분도 커피와 비슷하게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고 각성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커피만큼 향과 맛이 강력하지는 않고 순하다.

또 운치를 자랑하는 국화차는 그윽한 국향에 취해본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오미자차, 모과차 등 과실 차와 함께 식물 뿌리인 갈근차 등은 그 독특한 맛과 차별화된 기능과 향을 주고 있다. 곡류를 이용한 차로는 가장 널리 보급돼 국민차로 불리는 보리차가 대표적이다. 보리차는 갈증 해소와 식후 음료로 순한 특성을 가져 우리 식성에 맞다.

이처럼 깊은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전통차류가 일반인,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자극성을 선호하는 소비자 취향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 차는 은근하고 순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향과 맛이 특징이며 연식 성(?)을 갖춘 차별화된 음료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향과 맛은 자극적인 향미를 선호하는 현재 소비자의 취향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음료도 소비자의 현재 취향과 소비 흐름을 거역하여 생존할 수는 없다. 우리 전통 음료의 기본을 지키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한때 우리 전통 음료인 보리차를 개량해 탄산음료 화한 제품이 출시돼 인기를 끌었으나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 음료도 새로운 변신을 통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식혜도 제품화하였을 때 원료로 사용했던 밥알이 가라앉거나 떠다녀 눈에 거슬렸고, 특히 가열처리에 의한 변색은 상품성을 떨어뜨렸다. 이에 착안하여 정상적으로 당화시킨 후 밥알을 제거한 음료는 상품성을 높여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 커피 전문 매장에서는 우리 전통차의 위치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판매도 신통치 않다. 또한 외식 업소에서도 후식으로 우리 전통차를 대접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물론 손님의 요구도가 높지 않으니 그 상황에 따라가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수입해 음료 시장을 독점해가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 음료의 맥을 잇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어느 음식이나 음료를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소비자의 요구 경향을 수용하여 전통 음료를 개량, 현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외식 업소와 음료 판매장 운영 책임자의 참여와 관련 연구개발 분야 전문인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특히 면역기능 개선 등 건강기능성을 앞세워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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