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중국 신세대 고급 육아로 어린이 식품·조미료 시장 활황
[글로벌 트렌드] 중국 신세대 고급 육아로 어린이 식품·조미료 시장 활황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3.2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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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간식 14% 성장 수십 조 원 규모…온라인 구매 활발
요거트 큐브·쌀과자·치즈·과일 젤리 4대 품목…70% 차지
안전·영양·기능성 중시…무첨가에 원물 간식 출시 잇따라
비싼 어린이 조미료 상승세…안전·건강 규정 없어 모호
간장·식용유·비빔밥용 인기…대형 브랜드·간단한 성분 선호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소비의 고급화가 낯설지 않은 빠링허우(이하 85허우)와 지우링허우(이하 95허우)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어린이 식품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간식과 조미료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어린이 간식 시장


코트라 선양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식품 시장에서 어린이 간식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어린이 간식 산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4%씩 성장해 2027년 3172억 위안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이 간식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소득향상에 따른 소비 고급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교육 수준이 높은 85허우, 95허우 부모들은 아이에게 더 비싸고 좋은 것을 먹이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최근 쿠룬데이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85허우 엄마 의 약 66%와 95허우 엄마의 49.7%가 어린이 간식을 구매하는 데 매달 200위안 이상을 지출했다. 또 이들 부모가 가장 많이 구매한 어린이 간식은 요거트 큐브, 치즈, 쌀과자, 과일 젤리 등으로 이 4가지 카테고리가 어린이 간식 시장 매출의 약 7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눈여겨 볼 것은 젊은 부모답게 온라인 소비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쿠룬데이터에 따르면 85허우 엄마의 48.4%와 95허우 엄마의 64.9%가 어린이 간식 구매 시 온라인 구매를 더 선호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어린이 간식 매출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 외에도 어린이용품 전문매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어린 자녀가 섭취하는 식품인 만큼 전문 판매원의 상담을 받고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중국 어린이 식품시장이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젊은 부모들의 소득향상에 따른 소비 고급화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성장세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어린이 간식 제품들.(사진=각 사)
△중국 어린이 식품시장이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젊은 부모들의 소득향상에 따른 소비 고급화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성장세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어린이 간식 제품들.(사진=각 사)

○ 85허우·95허우 부모가 찾는 제품들

중국의 부모들은 어떤 제품에 관심을 두고 있을까? 식품 분야 전문 연구기관인 팅망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어린이 식품산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모들은 어린이 간식을 구매할 때 안정성, 영양성, 기능성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첨가물을 넣지 않고 원물 그대로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무첨가 간식’이 중국 엄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가 먹는 만큼 첨가물이나 기타 성분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 업체마다 튀기거나 굽지 않고 곡물이나 과일, 견과류 등 원물의 특징을 강조한 건강 간식류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또 건강한 어린이 간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저염과 무당 간식’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한 예로, 설탕 대신 과즙이나 올리고당, 자이리톨 등으로 맛을 낸 막대사탕, 소금 사용량을 줄인 아기 저염 김 등 신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영유아기 및 유소년기는 성장 발달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 간식에서 영양은 필수다. 최근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치즈 제품, 영유아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을 포함한 제품 등이 중국 부모들이 많이 찾는 건강 간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료: 팅망연구원(2021년)
자료: 팅망연구원(2021년)

○ 로컬 브랜드의 성장

지금까지 중국 어린이 간식 시장은 Heinz, Garnath 등 높은 인지도를 갖춘 해외 브랜드들이 인기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며 고가 어린이 간식 시장을 주도하는 등 외국 유명 브랜드들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시장과 소비자 기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치우텐만만과 샤오루란란 등이 대표적이다.

어린이 식품 전문 브랜드 치우텐만만은 2018년 8월에 설립돼 0~6세 아동을 대상으로 주식과 간식, 조미료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여 왔다. 중국 아이들의 체질과 식습관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자는 경영이념을 강조하며 산사, 마 등 한약재를 활용한 어린이 간식을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21년 광군제 행사 기간 치우텐만만은 1억 위안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티몰 어린이 식품 부문 매출 3위에 올라섰다.

중국 간식기업 싼즈송슈는 2020년 6월 0~14세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어린이 간식 전문 브랜드인 샤오루란란을 선보였다. 샤오루란란은 과학적 양육이론을 내세워 6개월+, 12개월+, 3세+ 등 연령별 식품 섭취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간식 제품을 출시했으며 당과 인공색소, 향료,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은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 결과 아기 떡빵, 생선 소시지, 동결건조 요거트 큐브 등이 히트상품으로 부상하며 샤오루란란은 설립 1년 만에 시장 매출이 3억 위안을 달성했다.

이처럼 어린이 간식 전문 브랜드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관차오신소비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어린이 간식 업계에 대한 투자는 총 20건으로 집계됐으며, 투자액은 15억 위안을 초과했다. 바오바오찬러, 워샤오야, 닥터 치즈 등 일부 브랜드는 1억 위안이 넘은 거액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 어린이 간식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부모들이 어린이 간식 구매 시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전하고 몸에 좋은 제품을 선호하므로 향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역관측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 어린이 간식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진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소비층인 85허우, 95허우 부모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깨끗한 원료와 풍부한 영양소, 첨가물을 넣지 않은 원물 그대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조리 방법 등을 내세워 부모의 마음을 잡아야 하며, 각종 글로벌 인증 획득을 통해 신뢰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높은 수익으로 시장 확대하는 어린이 조미료 시장


어린이용 조미료가 중국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면서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KATI에 따르면 중국의 어린이용 조미료 시장이 높은 수익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에서는 아빠의 농장의 ‘쓰궈유기농어린이간장’과 추톈만만의 ‘유기농 간장 비빔밥 양념’, 와소아의 ‘과일 채소 카레 큐브’가 영유아 베스트 조미료 1~3위를 차지했다. 가격은 각각 152ml에 34.96위안(한화 약 6,553원), 150ml(한화 약 5,378원), 100g 26.9위안(한화 약 5,042원)이다. 반면 일반 조미료 인기 상품 중 1위는 중경의 ‘상하이 파 기름장’으로 23g에 12.9위안(한화 약 2,413원) 정도다. 또 2위를 차지한 촨와쯔의 ‘고추기름’은 230g에 8.9위안(한화 약 1,665원), 3위의 빠오지유니콘의 ‘비빔면 파 기름간장’으로 270g 14.36위안(한화 약 2,689원)에 판매된다.

이처럼 어린이용 조미료와 일반 조미료를 비교해 봤을 때 어린이 전용 조미료가 더 비싸다. 이것은 어린이용 조미료가 더 높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많은 브랜드가 어린이용 조미료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주요 플랫폼에서는 어린이 비빔밥용 조미료와 어린이용 식용유, 어린이용 간장이 인기 3대 품목이다. 어린이 비빕밥용 조미료는 주로 분말가루나 양념장으로 출시되어 반찬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어린이용 식용유는 주로 볶음용으로 사용되며 아보카도유, 올리브유 등이 인기가 많다. 어린이용 간장은 대부분 저염, 유기농으로 출시되어 다시마, 검은콩으로 만든 간장 등 점차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 조미료 시장은 소비층의 특수성으로 인해 앞으로 상당한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발전 초기 단계로, 시장 진입과 확대를 위해선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식품 안전과 건강이다. 아직 어린이용 조미료에 관한 명확한 안전 규정이 갖춰져 있지 않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나트륨 감소’가 주목받고 있다. 2년 전 어린이용 간장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어린이용 조미료 시장도 계속 확대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용 간장이 일반 간장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또한 어린이용 조미료의 주된 구매자는 대부분 젊은 부모들이다. 이들은 어린이 제품에 대한 품질 요구가 매우 엄격해 제품을 고를 때 식품 안전을 고려하여 대형 브랜드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경향이 있으며 성분 목록이 간단할수록 더 선호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 브랜드들이 어린이용 조미료 시장에 진입하고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나트륨 문제 등 건강과 안전에 관한 부분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ATI는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소비자들 또한 아직까지는 일반 조미료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해당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기술 향상과 함께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은 조미료 개발에 힘을 쓴다면 시장에서 환영을 받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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