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반 식품’ 미국 자연식품박람회서 뉴 노멀로
‘식물기반 식품’ 미국 자연식품박람회서 뉴 노멀로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4.10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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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대체육 질감·맛 등 실제와 유사…시장서 4위
캐나다 업체 대체 생선으로 만든 캘리포니아 롤 수상
설탕 제로, 음료 부문서 대세…제로 슈거 제품 큰 관심
환경·지속 가능성 강조…국내 에코매스社 제품 눈길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유기농‧건강 관련 상품 전시회인 ‘미국 자연식품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가 지난 3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에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년보다 370여 개소가 늘어난 3171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참관객도 전년 대비 약 1만 명 증가한 6만7000명이 참가하는 등 예년보다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친환경‧저탄소‧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장에서도 식물기반과 제로음료, 지속가능성 등 관련 상품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음은 코트라 LA무역관이 직접 참관한 현장 분위기를 간추려 전한다.

● 식물기반 식품 시장의 고도화

올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단연코 식품이었으며, 작년에 이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식물기반’이었다. 뉴노멀 시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식품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은 건강과 환경에 대한 문제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유러모니터 설문조사에서도 ‘건강이 식물성 육류 대체품의 주요 성장 동인’이라는 사실이 언급된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뤄 온 식물기반 식품 시장은 단순한 ‘트렌드’의 단계를 넘어 점차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이제는 하나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제품 포장이나 라벨 속 ‘식물기반’이라는 문구를 보기 전까지는 그것이 식물기반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2023 자연식품박람회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이 식물기반 식품 분야로, 이제 단순한 트렌드 단계를 넘어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서 선보인 다양한 식물기반 식품들. (사진=코트라 LA무역관)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2023 자연식품박람회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이 식물기반 식품 분야로, 이제 단순한 트렌드 단계를 넘어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서 선보인 다양한 식물기반 식품들. (사진=코트라 LA무역관)

풀무원의 대형 부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풀무원은 지난 2016년 미국 두부 브랜드였던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이를 미국 시장 내 식물기반 식품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시켰다. 이번 전시 장에서도 나소야의 대체육 식품 시리즈가 큰 호응을 얻었는데, ‘한국 바비큐 맛’과 ‘고추장 맛’ 두 가지로 선보인 ‘플랜트스파이어드 식물기반 스테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시식 결과, 질감에서부터 육즙과 맛에 이르기까지 실제 스테이크와 흡사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국 비건 전문매체 베지코노미스트(Vegconomist)의 보도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고품질 식물기반 대체육 스테이크 분야에서 풀무원 나소야의 ‘플랜트스파이어드’ 브랜드가 4위를 차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풀무원 나소야가 선보인 대체육 식품 시리즈 ‘플랜트스파이어드 식물기반 스테이크’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 왼쪽). 또 캐나다의 컨셔스는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퓨전 일식 분야의 식물기반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사진=코트라 LA무역관)
△이번 전시회에서 풀무원 나소야가 선보인 대체육 식품 시리즈 ‘플랜트스파이어드 식물기반 스테이크’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사진 왼쪽). 또 캐나다의 컨셔스는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퓨전 일식 분야의 식물기반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사진=코트라 LA무역관)

지금까지는 많이 찾아볼 수 없었던 퓨전 일식 분야의 식물기반 제품을 선보인 캐나다계 식품 기업 ‘컨셔스(Konscious)’ 역시 눈에 띄었다. 최근 몇 년간 소고기와 닭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을 식물기반 재료로 대체하는 일차원적인 식품의 발달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컨셔스가 소개한 식물기반 오니기리와 롤, 포키 볼처럼 새로운 식물기반 냉동식품의 성장이 시작된 듯 하다. 특히 하와이에서 유래한 생선 덮밥인 포키 볼을 식물기반으로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식품에 포함된 100% 식물기반 대체 참치와 연어의 맛이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물기반 참치와 연어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롤 속의 식물기반 게살까지 식물기반 식품의 새로운 성장을 엿본 듯하다. 컨셔스는 이번 행사의 ‘NEXTY AWARDS: Best New Frozen Product’ 부문에서 식물기반 캘리포니아 롤 제품으로 수상했다.

● 제로 시대가 온다

인공 감미료로 인한 칼로리와 당 때문에 꺼리던 음료나 스낵을 이제 포기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설탕 ‘제로(Zero)’ 식품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장에서도 ‘Zero Sugar’, ‘0g Sugar’, ‘Kick Sugar, Keep Candy’ 등 설탕이 전혀 첨가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무수히 많은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제로 슈가 트렌드는 이제 식품 시장 전체 그중에서도 특히 음료 시장을 강타하는 화두가 됐다.

음료 전문 기업 ‘OKF’의 부스에서도 다양한 제로 슈가 드링크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미국 음료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단연 ‘제로(Zero)’를 꼽았다. 기업 관계자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도 많은 바이어가 제로 음료를 찾고 있어 제로 슈가 옵션이 있는 제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최근 미국 음료 시장은 제로 음료가 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타민이나 전해질 등이 첨가된 음료 역시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음료 부문에선 제로 슈가 트렌드가 가장 큰 화두였다. 사진(왼쪽)은 제로 슈가 드링크를 포함한 ‘OKF’의 전시장 부스 모습과 ‘제로 슈가’를 강조한 플로우 오가닉의 시음 장면. (사진=코트라 LA무역관)
△음료 부문에선 제로 슈가 트렌드가 가장 큰 화두였다. 사진(왼쪽)은 제로 슈가 드링크를 포함한 ‘OKF’의 전시장 부스 모습과 ‘제로 슈가’를 강조한 플로우 오가닉의 시음 장면. (사진=코트라 LA무역관)

● ‘지속가능성’ 철학 돋보여

역설적으로 지난 팬데믹 기간 사람들의 사회활동이 제약받자 공기가 맑아지고 생태계가 복원되었다. 이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이 이토록 중요시되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 업계를 막론한 변화의 중심에 지속가능성이 있고, 이는 식품 및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관점에서 플라스틱을 떠나보내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업계의 모습을 전시장에서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식품이나 음료뿐 아니라 영양보조제품, 생활용품,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용품, 가정용품 등 현장에 전시된 모든 분야에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특히 사탕수수 원료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으로 본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 중인 한국기업 ‘에코매스’가 눈에 띄었다. 에코매스는 ‘We are the Net-zero Manufacturer’, ‘We have Carbon Offset Fores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확실한 기업 철학을 가진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선보였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넷제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가 마치 그 캠페인에 동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철학이 소비자 구매에 영향을 끼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치 소비’를 가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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