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유기농 식품 인기 줄고 PB 시장 커져
미국·유럽, 유기농 식품 인기 줄고 PB 시장 커져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4.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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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영향 구입 기피로 매출·영업이익 감소…폐업 매장 늘어
가성비 좋은 PB 반사이익…묶은 제품 판매
소비자 절반 PB 선호…작년 시장 420조 원
스위스 50% 점유…독일·프랑스 등 30~40%

건강과 가치 소비 등이 강조되면서 큰 관심을 끌던 유기농 식품이 최근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가성비를 강조한 PB제품은 인기를 얻으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KATI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유기농 식품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프랑스 유기농 식품 유통업의 전체 매출은 2021년에 비해 12% 감소했다. 최근 프랑스 유기농 유통업체인 비오콥도 2022년 영업이익이 14억 유로로, 2021년에 비해 6%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올해는 폐업 지점 수가 오픈 지점 수보다 많다고 밝혔다. 상황이 악화하자 비오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유기농 식품 산업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프랑스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나투랄리아도 작년 총매출이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이에 나투랄리아도 기존매장들을 대상으로 폐점 및 통폐합하고 있으며, PB제품을 포함한 모든 식품군에 대해 재검토하는 등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 두 기업 외에도 관련 유통업 제3인자인 라 미 클레르 또한 작년 매출이 재작년에 비해 8.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랑스 유기농식품청은 “프랑스인들은 유기농에 대해 환경 보존과 생산자, 유통업자 사이의 공정 거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선호하나, 높은 가격 탓에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유기농 식품의 인기는 하락하고 있다. 미국식품산업협회(이하 FMI)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통조림과 냉동 과일 및 채소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유기농 옵션을 기피하고 있다. 또 FMI는 사전 세척과 사전 절단 등 식사 준비에 대한 편리성 요구가 높아진 것도 이유라고 밝혔다.

유기농 식품과는 달리 PB제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유럽 소비자들은 식품 구매 시 PB제품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기존보다 더 자주 바꾸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며 소량 포장 제품보다는 대량 묶음 제품을 구매하는 등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매켄지의 설문 결과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잘 나타나는데, 유럽 소비자의 50%는 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PB제품을 찾았으며, 전체 소비자의 35%는 기존에 이용하던 브랜드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2년 유럽 PB제품의 총매출은 2021년보다 250억 유로 증가한 3020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유럽 식료품 시장의 37%를 점유한 수치다.

한편, PB제품의 인기는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 국가별 2022년 유통업 PB제품 점유율을 살펴보면, 스위스는 유럽 지역에서 가장 높은 51.6%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네덜란드에서는 PB제품이 슈퍼마켓 매출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43.3%, 영국 42.7%, 독일 39.5%, 벨기에 37.8%, 프랑스 31.9%의 PB제품 점유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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