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품 아질산염 관련 ‘클린라벨’ 제품 육성해야
육가공품 아질산염 관련 ‘클린라벨’ 제품 육성해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5.26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행 법, 무첨가-첨가 동일 취급…‘무첨가’ 표시 불허
해외 과일 분말 사용한 ‘클린 라벨’ 제품 출시와 대조
투입량 측정 기술 개발 화이트·의도적 투입 구별 가능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에 함유된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정보 표시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햄, 소시지가 몸에 좋지 않다는 막연한 소비자 인식에는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육가공품의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이 체내 단백질과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는 것.

연구 결과 육가공품의 국민 1인당 섭취량이 적기 때문에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2015년 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 소시지를 ‘발암 가능성 있음’으로 분류하기도 했고, 일일 섭취량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는 소비자들도 있어 육가공품의 소비에 대한 걱정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소비자 우려에 2019년 제정 고시된 현행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제정고시(안)에 따라 아질산나트륨은 그 잔류량이 극소량이더라도 ‘무첨가’ 표기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아질산염을 의도적으로 첨가하지 않고 만든 제품에도 자연적으로 발생한 질산염이 환원한 아질산염이 검출될 수 있어 ‘무첨가’ 표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돼지고기, 소금, 채소 등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질산염은 아질산염으로 환원될 수 있고, 아질산염을 넣지 않은 제품의 경우에도 아질산염은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무(無)아질산나트륨’과 ‘아질산나트륨 무첨가’의 차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질산염을 아예 넣지 않은 ‘클린라벨(Clean Label)’ ‘무첨가’ 제품까지도 천연 질산염으로 발생한 소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샐러리분말, 야채분말 등 아질산염을 의도적으로 투입한 제품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규정을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질산염을 첨가하지 않고 만든 화이트소시지의 경우에도 제품에 질산염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질산염은 검출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질산염을 아예 넣지 않은 화이트 소시지와 아질산염을 일부러 넣은 소시지를 소비자들은 같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샐러리분말, 야채분말, 시금치분말, 적근대분말 등으로 만든 천연 아질산염 복합염지제를 첨가하고 ‘천연으로 제조됐다’고 광고하는 제품도 또 다른 아질산염 첨가 제품임을 알기 어렵다”며 “과연 천연 질산염이 환원한 아질산염이 1ppm 이하로 들어간 제품과 의도적으로 아질산염을 투입해 몇십ppm이 들어간 제품을 똑같이 취급해야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그 관계자는 “이러한 법령으로 인해 아질산염 무첨가 제품은 점점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제품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어차피 무첨가 표시를 하지 못하는데 아질산염을 넣지 않은 클린라벨 제품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해외에선 과일 혼합 추출 분말로 아질산염을 대체한 클린라벨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아질산염 첨가 제품에는 세금(Nitrite tax)을 붙일 정도로 아질산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떻게든 꽁꽁 숨길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식약처의 기준규격에 따르면 햄, 소시지 완제품에서 아질산이온 잔류량으로 검출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잔류량은 아질산염을 사용해서 제조해도 1~10ppm정도로 소량이다. 게다가 비타민C를 함께 쓰면 실제 잔류량은 더 적게 남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실제 제품 내 결합돼 있는 아질산염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나왔다. 아질산염을 직접 투입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긴 것. 이러한 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첨가 기준으로 법을 개정, '아질산염 무첨가'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햄, 소시지 속 아질산염이 나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함유량 정보를 숨길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성분 정보를 알려 무첨가 햄, 소시지를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