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만두! 그 어울리지 않은 단어의 조합
쓰레기 만두! 그 어울리지 않은 단어의 조합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4.06.11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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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련 대한영양사협회 홍보위원장/명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쓰레기로 버려야 할 단무지가 만두와 호빵의 재료로 사용되어 전국에서 대량 유통 소비된 사실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발표 된 25개소의 불량만두 제조업소를 살펴보면 우리국민 모두가 한번쯤은 구입해서 먹었을 정도로 낯익은 업체들로 5년간이나 적발되지 않고 운영되었다는 점은 국민들을 더욱 경악시키고 있다.

그동안에도 일부 식품제조업자들의 양식을 저버린 행동이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게 정부에서 가시적이고 확실한 정책적 결단을 내려주기를 국민들 모두가 열망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가정은 물론 하루 1,100만 명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단체급식소에서도 조리의 편의성으로 반 조리식품이나 냉동식품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에 맞춰 김치, 장류뿐만 아니라 밥을 비롯하여 국, 반찬류 등 거의 모든 음식이 제품화되어 시판되고 있는 현실에서 먹을거리의 안전은 곧 국민이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만두와 같은 반 조리식품이나 냉동식품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 제조업체가 의도적으로 납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질 나쁜 재료를 사용한다면 어쩔 수 없이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인 영양사조차도 식품의 유효기간이나 냉동 상태, 재료명 정도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검수방법이 없어 불량 제조식품을 사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영양사가 배치되지 않은 소규모 급식시설이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윤을 추구하는 요식업소의 경우는 소비자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쓰레기 만두 파동과 같은 국민의 먹을거리에 대한 불법사례가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에서 1. 취약분야식품 감시 강화 2. 하절기 식중독 예방 활동 강화 및 신속한 대응 3. 국민 참여 감시망 구축으로 안전관리 사각지대해소 4.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5. 소비자 중심 식품안전관리체계 구축 추진 등의 식품안전관리종합대책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는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에도 먹을거리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대책 수립에 부산했지만 파동이 있을 때뿐이고 파동이 잠잠해 지면 이내 시들해지고는 하였다. 따라서 이번 식품안전관리종합대책은 정부와 소비자 그리고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제도로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로, 우리 소비자들도 식품선택에 대한 바른 정보를 습득하도록 노력하고 식품선택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예방적 식품위생관리시스템인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적용업체에서 생산된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해야 하며, 정부는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빙과 냉동식품 등 6개 식품에 대하여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적용하기로 한 HACCP 적용 시기를 앞당겨 식품안전사고 발생을 최소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식품관련업체나 요식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식품위생에 대한 기본 지식과 식품취급 등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강화시키는 정기적인 교육이 실시돼 한다.

특히 단체급식소에서 조리종사자들에 대한 위생 관리 감독은 물론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영양사에 대한 자질 및 위생수준 향상을 위한 정기적인 교육이 지난 2000년 규제완화조치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더욱이 영양사가 배치되지 않은 단체급식소 종사자들에 대한 위생교육은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식품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위생교육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돼야 할 것이다.

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에 대한 완화는 필요하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건강에 관계되는 제도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보건위생분야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국민들의 식품위생안전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이때,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식탁은 정부의 위해식품 근절을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제조업자들의 사명감과 양심적인 행동, 영양전문가의 올바른 식품영양정보 제공 그리고 소비자들의 철저한 감시 자세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수은 콩나물, 석회 두부, 대장균 냉면 그리고 쓰레기와 만두 등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식품관련 범죄가 이번 쓰레기 만두 사건을 계기로 영원히 근절되길 모든 국민들은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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