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컵밥’ 큰 시장…올해 500억 돌파

1인 가구 증가로 간편한 건강밥 2년 새 60% 고성장

2016-06-27     이재현 기자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밥’ 시장이 1인 가구의 강력한 지지를 얻으며 식품업계 차기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혼밥족(혼자 밥먹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며 이 시장도 매년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컵밥 시장은 2013년 213억6000만 원에서 2014년 228억 6800만 원, 작년에는 341억 7800만 원으로, 2년새 60%가 성장했다. 올해도 4월 현재 144억7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업계에선 올해 500억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컵밥 시장의 이러한 성장세는 1인 가구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간편하면서도 쉽게 건강한 밥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작년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가구의 약 26%에 달하는 수치다. 게다가 오는 2025년에는 전체 31.3%(약 656만명)까지 점유할 것으로 보여 컵밥 시장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식품업계에선 앞 다퉈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 우위 선점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햇반 컵반’을 앞세워 작년 기준 전체 40.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올 4월 말 현재 50.7%의 절반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실제 작년 4월 첫 선을 보인 이 제품은 올해 5월 말까지 1400만 개 이상이 팔렸다.  밥을 강조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추구한 전략이 통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컵밥류 시장 규모 및 기업별 점유율(단위 = 백만 원, 링크아즈텍 기준) 

구분
2013
2014
2015
2016(4월 말 현재)
전체 시장규모
21,360
22,868
34,178
14,407
CJ제일제당
 
 
40.7%
50.9%
오뚜기
 
 
26.1%
18.3%
대상
 
 
10.2%
6.0%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황태국밥, 미역국밥, 강된장 비빔밥 등 한식 기반 제품을 중심으로 주요 유통채널인 편의점은 물론 할인점과 슈퍼 등 대형 유통채널에서 판매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제품 판매 경로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 매점, 찜질방, PC방 등에서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다양한 유통채널로 저변을 넓혀 올해 4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이주은 햇반팀 팀장은 “‘햇반 컵반’의 성공은 간편식 시장에서도 결국은 ‘맛’을 추구한 제품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햇반 컵반’ 1400만 개 팔려 50% 점유
오뚜기 20여 종 세트밥·볶음밥 등 다양
대상 비벼 먹는 나물밥 등 혼밥족에 인기 

대상은 ‘밥물이 다르다’ 시리즈를 통해 곤드레나물, 취나물, 무청나물 등 집에서 다듬기 힘든 생나물을 활용한 나물밥을 내놓았다.

녹차, 둥글레, 메밀 등으로 우린 물로 밥을 지어 밥맛에 집중한 이 제품은 나물이 나는 시기에 맞춰 양질의 나물을 엄선해 건강함과 풍미, 향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전주식 비빔밥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전자레인지에 4분만 돌리고 특제비빔소스를 넣은 뒤 비비면 간단하게 나물밥을 즐길 수 있어 ‘혼밥족’들로부터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밥물이 다르다 마케팅 담당자는 “집에서 나물밥을 해먹고 싶어도 나물 손질과 물 양 조절 등이 어렵다는 소비자 의견에 따라 제품을 기획했다”며 “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고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어 앞으로도 큰 인기가 끌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용량을 최대 44% 늘린 국밥 형태의 ‘컵국밥 큰컵’도 선보였다. 밥의 질감을 높이고 액상스프를 사용해 진한 국물 맛을 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대상은 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 내년까지 5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26.1%로 2위를 선점하고 있는 오뚜기는 ‘맛있는 오뚜기밥’과 레토르트식품을 컬래버레이션한 ‘오뚜기 세트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닭갈비, 제육, 오삼불고기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요리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학생, 청년, 직장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라면과 밥을 결합한 형태의 ‘라밥’을 출시해 라면을 선호하는 소비자까지 섭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맛, 영양, 간편함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맛있는 볶음밥’ 5종을 출시해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풀무원식품 역시 전자레인지에 데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국밥’ 2종과 ‘슈퍼곡물컵밥’ 2종을 내놓았다. 국내보다는 미국 등 해외에서 더욱 인기가 좋은 이 제품들은 개별 급속냉동 공정을 통해 가마솥 직화방식으로 밥을 지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컵밥 신제품 3종의 추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