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입은 어린이 음료 승승장구

음료 외 제약 업체까지 뛰어들어 두 자릿수 성장…800억 원대

2017-11-13     황서영 기자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음료가 로열티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구설수에 올랐다. 그동안 어린이음료는 소아비만, 충치 등 어린이 건강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승승장구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로열티 문제까지 불거지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린이음료에서 가장 보편화된 마케팅은 ‘캐릭터 머천다이징(Character merchandising)’이다. ‘뽀로로’ ‘포켓몬스터’ ‘도라에몽’ 등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이 제품들은 음료시장 침체에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현재 시중 판매되는 캐릭터 음료 제품은 10여 종이 넘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음료 시장은 2011년 523억 원에서 2013년 610억 원, 2015년 780억 원, 작년 800억 원으로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뽀로로’를 활용한 팔도 음료가 40.8%를 점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정관장(18.1%), 해태htb(9.3%), 웅진식품(7.5%) 등 순이다.

하지만 인기 스타 못지않은 몸값을 자랑하는 인기 캐릭터를 모델로 사용하며 지불하는 로열티가 제품 값에 일부 포함된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의혹도 사고 있다.

팔도 점유율 40%로 1위…정관장>해태htb>웅진식품
로열티 포함 가격 비싸고 높은 당 함량·산도 지적도

캐릭터와 활용되는 제품군에 따라 로열티는 천차만별이지만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캐릭터 음료의 로열티는 매출액의 3%에서 10% 사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업체마다 캐릭터 판권을 가진 회사들과 세부 내용을 합의해 계약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 책정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대부분 매출의 3% 내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에서 캐릭터를 모델로 한 제품의 가격은 일반 제품대비 평균 10% 수준이었으며 많게는 기존 가격의 2배 이상까지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음료업계가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까지 캐릭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쉽게 제품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음료의 경우 구입 당사자가 대부분 아이들이어서 업계에서는 아이들이 꺼려하는 채소 주스나 홍삼 음료에도 친근한 캐릭터를 적용해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이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익숙한 것에 대해 호의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른에 비해 아이들이 훨씬 높다”면서 “아이들은 제품이 아닌 친근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기 때문에 어린이음료 시장에서 캐릭터 마케팅은 대체 불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업계에선 어린이음료 시장 규모가 향후 4~5년 내 1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