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57)]껌베이스-초산비닐수지(Polyvinyl acetate)의 안전성
[하상도 칼럼(157)]껌베이스-초산비닐수지(Polyvinyl acetate)의 안전성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3.12.1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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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천연치클 껌 광고로 유해성 논란
안전한 첨가물…미국 유럽 우리나라 등 허용

△하상도 교수
2010년 ㈜오리온이 100% 천연치클을 사용해 만든 껌 “내츄럴치클(Natural Chicle)”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껌에는 초산비닐수지가 들어갔으나, 이를 대체한 천연치클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고발, 스펀지 등 TV프로그램을 통해 초산비닐수지의 제조공정 전 단계인 “초산비닐”이 페인트․접착제와 같은 성분이며 석유를 원료로 합성된 것으로 유해성 논란이 있은 직후의 일이다.

특히, “초산비닐수지껌을 뱉어라”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안전성 논란에 불을 다시 지폈고, 동시에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었다. 전세계적으로 껌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성인 1인당 약 360개, 우리나라는 90개(200g), 중국은 우리나라의 절반인 정도라고 한다.

껌은 AD 2세기경 멕시코 마야문명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인간의 씹고자하는 충동 습관이 기원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마야족 동굴벽화에 기록되었다. 이후 마야족의 멸망으로 아메리칸 인디언들에 의해 나무의 수액으로 껌과 비슷한 것을 만드는 방법이 전해져 왔다. 오늘날의 츄잉껌은 1880년대 미국의 토마스 아담스에 의해 상품화되었다.

멕시코에서 자라는 사포딜라나무(Achras zapota)의 라텍스인 치클을 뜨거운 물속에 넣어 부드럽게 한 다음 손으로 동글게 만들어서 약국에 판매한 것이 츄잉껌의 원조가 되었다. 1940년대 이후 천연치클의 양이 줄어들면서 초산비닐수지(Polyvinyl acetate) 등 껌기초제에 유화제, 색소, 감미료, 착향료 등을 첨가하여 제조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츄잉껌과 풍선껌은 오직 미국에서만 생산되었으나 미군들에 의해 유럽 및 세계 각국에 전파, 대중화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전쟁 무렵 연합군이 들어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해태제과에서 처음으로 풍선껌을 만든 것이 우리나라 츄잉껌의 시초다. 츄잉껌이 공업적으로 본격 생산된 것은 1890년대 초반 윌리엄 위그리가 회사를 설립해 미국 전역에 판매하면서 부터다.

1986년부터 국산화된 껌베이스(기초제)는 껌에 적당한 점성과 탄성을 가지게 하여 그 풍미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품첨가물들을 말하며, 주원료는 천연치클과 초산비닐수지이고, 그 외 에스테르검, 폴리이소부틸렌, 왁스 등도 원료로 사용된다. 우리가 대체로 섭취하는 껌의 주원료인 초산비닐수지는 초산비닐(Vinyl acetate monomer)을 중합하여 만든 무색, 무미, 무취의 합성고분자물질로서 껌기초제 뿐 아니라 과실 등의 피막제로도 사용할 수 있으나, 이 외의 용도로는 식품에 첨가할 수 없다. 식품첨가물 이외의 용도로는 접착제, 도료피막제품, 잉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초산비닐수지는 석유에서 분해․정제한 에틸렌(ethylene)을 산소존재 하에 초산(acetic acid)과 반응시켜 얻은 초산비닐을 중합하여 만들어진다. 초산비닐수지는 인체 독성이 적어 안전하지만, 초산비닐은 독성이 강하고 발암가능성이 있다. 초산비닐의 중합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에 초산비닐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어 초산비닐수지의 안전성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초산비닐은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의 발암물질 분류 Group 2B(동물실험에서는 발암성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으나 인체 발암성은 증거가 부적절한 물질)로 지정되었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초산비닐수지의 초산비닐 잔류량을 5ppm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2009년 실시한 껌 29종의 초산비닐 잔류량 실태조사 결과,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2009년 캐나다 보건성에서도 초산비닐의 유해성은 인정하지만, 초산비닐을 원료로 한 대다수의 제품에서 검출된 양이 매우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해 독성물질에서 제외한 바 있다.

초산비닐수지의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언론매체들은 식품업계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초산비닐수지는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에서 껌기초제로 법적으로 허용해 사용되는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다. 언론 및 식품업계는 더 이상 초산비닐수지에 대해 오해를 일으키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껌 제품의 성분표시를 보면, 껌베이스의 원료에 대한 별도의 표시없이 “껌베이스”라고만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껌베이스에 사용된 식품첨가물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으므로, 껌베이스 원료에 대한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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