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중소식품업체 유해물질 저감화 사례①]안동자활센터 ‘녹색드림식품’
[탐방-중소식품업체 유해물질 저감화 사례①]안동자활센터 ‘녹색드림식품’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1.1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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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원재료-철저한 품질관리-청정 제조환경
재래식 된장 ‘히스타민 제로’ 달성…금상받아

식품에서 유해오염물질이 검출되면 노출량의 인체 위해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사회적 이슈가 된다. 유해오염물질은 환경 등에 의해 비의도적으로 식품에 혼입되거나 식품 제조과정 중에 생성되는 중금속 곰팡이독소 다이옥신 벤조피렌 3-MCPD 멜라민 등으로, 일단 검출됐다는 정보가 알려지면 관련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고 이로 인한 기업의 경제적 손실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06년부터 업계 학계 정부기관 등으로 구성된 유해화학물질 TF를 구성하고 선진국 수준의 기준 규격 설정과 함께 저감화 기술 개발 등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 결과 기술 적용이 용이한 대기업 제품의 경우 유해화학물질 함량이 권고치 이하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제조환경이 열악한 중소업체의 경우 저감화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고, 적용했다하더라도 이행 확인을 위한 유해화학물질 분석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식약처는 현장 지도를 통한 사전 예방적 위해요소 저감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중소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유해화학물질 저감화 지도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중앙대 식품공학과 박기환 교수는 “지난해의 경우 벤조피렌 383개 업체 769건, 바이오네닉아민류(히스타민) 54개 업체 205건, 아크릴아마이드 18개 업체 34건 등 총 455개 업체 1035건의 유해화학물질 분석 지원을 실시했다”며 “이 중 기준 권고치를 초과한 49건 중 벤조피렌 초과업체에 대한 자진회수 권고 및 저감화 기술 지원을, 바이오제닉아민류 초과업체에 대해서는 저감화 기술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특히 국내 제1호 식약처 HACCP교육훈련기관인 푸드원텍과 함께 권고치 초과 비율이 높은 전통방식으로 제조하는 소규모 장류업체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시기별로 수차례 방문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26.3%의 감소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박 교수가 실시한 유해화학물질 저감화 기술지원 우수사례 생산현장 2곳을 방문해 식약처의 안전관리 정책이 꽃피운 결과물을 소개한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 용각길 산자락 양지쪽에 자리한 청정환경의 전통장류생산업체 녹색드림식품 전경

지난 9일 서울서 승용차로 3시간여 달려 도착한 곳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용각길에 위치한 녹색드림식품. 이 곳은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실현을 목표로 하는 경북안동지역자활센터의 시장진입형 식품사업단위로,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된장 제품의 히스타민 검출량이 1000ppb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집중관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이례적으로 히스타민 함량이 매우 적어 '제로'를 목표로 하고 그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컨설팅이 이뤄진 곳이다.

서울의 기온이 올 겨울 가장 추운 영하 5~7℃를 기록할 것이라는 일기예보여서 중무장하고 내려갔지만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산자락 양지에 자리 잡은 이곳은 고즈넉한 시골집 풍경 그 자체다.

손님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회사 마당 가득한 구수한 콩 삶는 냄새. 장작불이 활활 타는 아궁이에 걸쳐진 가마솥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고향 집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함을 전해준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박선애 경북안동지역자활센터장과 식품사업단 심금희 팀장, ‘히스타민 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생산 공정의 컨설팅을 담당한 푸드원텍 송태종 팀장이 지난해 전국자활생산품경진대회서 금상을 받은 녹색드림식품 매실고추장과 재래식된장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박선애 안동자활센터장과 식품사업단 심금희 팀장이 전통 재래식 장류제품 생산공장과 사업 경영 철학을 들려주고 있다.

◇ 녹색드림식품에서 생산한 최고 품질의 '유해화학물질 제로' 장류 제품들

이들 제품은 시장전망성과 독창성, 품질 및 기술력, 가격경쟁력, 표시사항, 포장디자인 등 5개 영역에 대한 전문가심사를 통해 최고 점수를 받았다. 심한 온도차를 막기 위한 숙성장의 차양막 설치, 위생적 취급을 위한 스테인레스 건조대 제작 등 비용 투자와 함께 원료 이물관리, 항아리 청결관리 등 유해물질 저감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의 대가이다.

국산 친환경 콩…철저한 위생관리로 최고 품질 장맛
메주 띄울 때 청결한 발효실 환경 잡균 오염 최소화 

수도자인 박선애 센터장은 “100% 국내산 친환경 원재료를 사용하고 철저한 위생관리와 정기적인 품질검사로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을 공급한다”며 “6년째 진행하고 있는 식품사업에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지난해 중앙대 박기환 윤귀애 교수팀과 푸드원텍의 품질관리 컨설팅을 통해 전통 장류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원텍 컨설턴트 송태종 팀장은 “녹색드림식품은 바이오제닉아민류 관리가 우수한 업체로 알려져 있어, 현재 잘하고 있는 점을 계속 유지하면서 유해물질 관리 포인트를 도출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지도한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 팀장에 따르면 녹색드림식품은 위생관리 마인드가 철저하고 기본에 충실한 업체로서, 원료 선별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메주 세척이나 장 가르기 때 곰팡이가 많이 피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과감히 제거 또는 폐기하는 것이 다른 장류업체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송 팀장은 “이러한 원료 선별 및 공정검사가 히스타민 저감화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녹색드림식품 '히스타민 제로' 유지를 컨설팅한 푸드원텍 송태종 팀장(오른쪽)이 박선애 안동자활센터장(가운데), 심금희 식품사업단장과 함께 장독대에서 포즈를 취했다.

녹색드림식품 심금희 팀장은 “메주를 띄울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검은 색 곰팡이는 분쇄해서 사용할 경우 잘 표시가 나지 않아 상관없지만, 메주를 일일이 손으로 빻아서 사용하는 우리는 정상적인 제품의 맛과 품질 외관을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드림식품은 또 장류에 사용하는 원료 콩의 최상품 선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센터에서 요구하는 저농약 친환경 재배방식으로 생산하는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100% 국산만 공급받으며 당해 사용할 물량을 수매 비축해 놓았다가 이듬해 생산 때까지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때 덜 익거나 덜 건조된 콩은 비축하는 동안 부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 익고 완전히 건조된 최상 품질의 콩만 엄선하기 때문에 최고의 장류제품 맛을 보장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수익보다 안전성 추구…검은 곰팡이 부분 과감히 제거
중앙대 박기환 교수팀-푸드원텍 컨설팅…바이오제닉아민  추방 

◇ 녹색드림식품 장류제품은 안동지역 농가로부터 직거래로 공급받은 최상 품질의 국산100% 원료콩만 사용하며, 증자공정 가마솥에 참나무 장작을 사용해 재래식 방법으로 삶는다.

뿐만 아니라 메주를 띄울 때 묶거나 바닥에 까는 볏짚도 깨끗하게 보관된 유기농만을 고집하고, 콩을 삶을 때도 참나무 장작을 사용하는 것도 유익균을 살리고 유해균을 잡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히스타민은 부패 미생물로 인해 발생되므로 고초균이나 황국균 등 유익한 미생물을 해치지 않는 좋은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컨설팅팀은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 포인트로, 발효실 청소와 메주 전용 발효공간으로 새로 구획된 장소를 활용토록 권고했다.

발효조건으로는 공기가 잘 통하며, 온도(18~20℃)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장을 담글 때는 고체연료를 사용해 장독을 소독함으로써 부패 곰팡이나 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 박선애 자활센터장이 공기가 깨끗하고 통풍이 잘되는 야외 메주 건조실에서 건강하고 구수한 맛을 풍기며 건조되는 메주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 건조된 메주가 맛있게 익어가는 1차 발효실. 공기가 잘 통하며 온도(18~20℃)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발효공정에서는 메주발효 제조실과 청국장 발효 제조실을 분리사용토록 함으로써 오염균으로 인한 품질변화를 방지하고, 1회용 장갑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 메주를 다룰 것과 장을 담근 독의 맨 위부분에 소금을 듬뿍 뿌리고 망사를 덮어 파리등 벌레 유입과 미생물 오염을 방지해 이상발효를 막도록 했다.

이 외에도 작업장의 외부 공기 오염을 최소화하고, 물이 고이거나 악취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작업자의 개인 위생관리에 철저를 기할 것을 당부했다.

◇ 장독에서 노랗게 숙성되는 된장.
송태종 팀장은 “전통장류 제조법은 이미 정형화된 것이어서, 유독 녹색드림식품 제품만 히스타민 함량이 적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막상 생산 현장을 보니 원료 선별에서부터 콩 삶기, 발효 등을 거쳐 제품을 출하하는 전 제조과정이 정직하고 바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으며, 그것이 곧 유해물질 저감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선애 센터장은 “녹색드림식품 장류는 성당 신자들이 주 고객이며,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친환경 급식에 들어가는 물량을 확대해 우리의 2세들이 보다 건강한 식품을 먹고 자랄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 작년 5월에 담근 된장의 숙성 상태를 체크하는 박선애 센터장과 심금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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