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5년 노인 40%···‘고령친화식품’ 기준·규격 구체화 시급
2065년 노인 40%···‘고령친화식품’ 기준·규격 구체화 시급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9.1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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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진입 불구 국가 정책 미비로 실버 푸드 개발 속도 못 내

고령친화식품 관련 일부 법률이 제정됐지만 구체적 기준이 모호해 기준 개선 및 법률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탄수화물소재연구소 주최로 7일 열린 ‘2018 세종대학교 정기 학술 심포지엄 : 100세 시대를 대비한 맞춤형 탄수화물 연구동향’ 발표에서 김정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구체적인 준비가 미약해 빠른 준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선 연구원
△김정선 연구원

김정선 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8월 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2050년 고령인구 35.9%로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 초고령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65년이면 총 4302만 명 인구 중 1827만 명의 고령인구가 발생해 40% 이상이 노인인 국가가 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가 차원에서의 세부 정책이나 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매일유업, 현대그린푸드, 하림 등이 실버 푸드 시장에 진출했지만 고령친화식품 기준 불명확으로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김 연구원은 “노인의 70~80%가 필수영양소인 비타민, 무기질, 칼슘이 부족한 식사를 한다”며 “고령 취약 계층의 경우 약 75%가량이 권장 에너지 이하로 섭취 중이다. 취약계층 맞춤형 식품 기준 및 정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식품위생법 법률에서는 특수용도식품을 연하 관련 환자용 식품으로 정의하며 3대 섭식장애인 저작(씹기), 연하(삼키기), 소화 기능장애 중 연하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연하보다 저작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 많기 때문에 관련 기준도 추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건강기능식품 법률에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률은 ‘기능성을 가진 원료로 제조한 식품(비타민, 무기질, 홍삼 등)’으로 고령자용 식품을 정의했지만 기존 기능성보다 고령자의 영양 지원을 위한 보충 역할을 하는 건기식이 중요하며 이런 구체적 내용이 있어야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구체적 모델로 일본의 ‘UDF스마일케어식’을 예로 들었다. 재택 간호를 하는 가족 구성원을 위해 매끼 식사 부담을 줄기 위해 시작된 이 정책은 2014년 일본 농림수산성이 개호, 저작, 연하 기능 등 7개로 제품 유형을 다양화한 이후 제품이 늘며 시장이 커졌다. △개호 예방 식품 △약한 힘으로 부숴먹는 식품 △잇몸으로 부숴먹는 식품 △혀로 부숴먹는 식품 △반죽 식품 △젤리식품 등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며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고령 인구 증가로 실버산업 전문 업체가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고령자를 위한 저작용이, 연하용이, 영양보충 식품이 시판되고 있으며 힐 헤븐, 비버리 엔터프라이즈 등의 실버산업 전문 업체가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국제 연하장애식 표준화 협회(IDDSI)에서는 질감조작식품의 국제표준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독일 등 유럽에서는 3D프린트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정부 지원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식품 물성기준, 영양기준도 점도, 경도, 칼로리 등을 정해 운영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기준안을 제시했다. 이 기준안에 따르면 저작이 어려운 노인의 경우, 경도 Sol 1X104N, 점도 1500mPa.s 이하의 제품에 영양 성분은 단백질, 비타민 A, D, E, 리보플라빈 등을 포함해 500kcal가 넘어야 식사대용식 제품으로 인정된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한국 정부도 기준 및 규격을 설정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개발을 위한 최소 기준을 마련하고 산업을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실버산업 대기업 성장…국제 표준화 나서
저작 장애 상세화하고 영양 보충 건기식 보완을
3D 프린터 맞춤형 제조…기술 개발 서둘러야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일본, 미국 등 실버푸드 선진화를 이룬 국가를 사례로 국내 정책에 대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이진규 교수
△이진규 교수

이어 이진규 이화여대 교수는 ‘고령친화식품 개발을 위한 식품 3D 프린팅 기술과 소재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3D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 체질, 연령, 알레르기, 영양조절, 기호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식품 제조가 가능하다”며 관련 기술 개발을 촉구했다. 

식품블록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프린팅 기술은 식품의 맛, 식감, 영양학적 가치를 고려한 재료에 픽셀 단위 미세한 공정으로 식품을 가공하는 방식이며 이를 통해 유변학적 특성 및 조직감, 분산 정도를 고려한 식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파우더 형상의 식품재료 위에 젯을 통해 액상성분을 미세하게 분사해 층층이 제품을 만들어 나갔다. 이로써 낮은 온도에서 검류나 젤라틴, 전분류의 가루들을 접착 혹은 결정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 식품 블록을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밖에도 ‘고령친화식품의 물성 단계 설정을 위한 실험적 접근’에 대해 이수용 세종대 교수가, ‘크린 라벨(clean label) 트랜드 및 식품산업에서의 적용’에 대해서 권미라 부산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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