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잼비’ 식품 포장, 자발적 입소문 마케팅
‘가잼비’ 식품 포장, 자발적 입소문 마케팅
  • 강민 기자
  • 승인 2019.08.12 0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 너구리 하트·책 표지 과자·인디안밥 캐릭터…
밀레니얼 세대 SNS서 경험 공유 판매에 큰 영향

식품업계가 SNS 전성시대에 소비자의 자발적 바이럴 마케팅을 유도키 위해 도전적인 포장 디자인 채용, 타 업계와의 협업, 뉴트로, 친환경 등을 강조하는 패키징을 채택하고 있다. 이른바 '찍혀야 사는' 시대다.

이런 경향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밀레니얼 세대 인구(1980~2000년생)는 작년 기준 약 149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28.8%를 차지하며 핵심 경제인구로 부상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00년대 중반 노동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핵심생산가능인구 중 밀레니얼 비중은 2017년 48.2%차지 하고 있고 2025년이면 83.2%로 전망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취향의 파편화로 인해 가치소비에 천착돼있고 가성비 문화를 중시하며 인스턴트 관계망 속에서 자기표현을 통해 자기애를 간접적으로 과시하는 특징이 있다.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행동이 밀레니얼 세대의 맥(脈)이다. 이러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물건 보다 경험을 판매해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복고를 표방한 뉴트로는 밀레니얼세대들에게 처음 경험하는 것이고 경험한 세대에게는 추억으로 연결되는 효과가 있어 열풍이 불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뉴트로는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SNS 같은 인스턴트 사회관계망 속에서 가치공유와 자기과시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데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는 요소가 '재미'다. 식품업계는 협업, 과감한 포장, 친환경 등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가잼비' 제품 출시를 지속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심은 작년 11월에 너구리큰사발 뚜껑에 온도가 높아지면 색이 변하는 '변온잉크'를 적용해 뜨거운 물을 부으면 너구리 캐릭터 눈이 분홍색 하트로 변하게 했다.

농심의 너구리는 라면시장 스테디 셀러로 소비자에게 친숙한 너구리 캐릭터를 활용해 재미요소를 추가하면서 소비자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농심 관계자는 "변온잉크 적용은 SNS에서 화제가 됐었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 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가 지난 3월 출시한 '바른목장 소프트요거트'는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컵을 사용했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국내 현존하는 떠먹는 요구르트 중 유일하며 종이팩 유형으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오뚜기는 지난달 한섬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옴므와 협업해 기존 간편식 제품을 차별화한 ‘3분 카레옴므’와 ‘3분 짜장옴므’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오뚜기는 협업을 통해 젊고 자유로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정판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은 한섬이 맡았다. 프리미엄 느낌을 살리기 위해 패키지 바탕으로 검은색을 썼고, 겉포장 가운데는 기존 패키지에 들어가는 조리 예시 이미지 대신 흰색으로 상품명만 표기해 차별화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각각 다른 분야의 제품들이 협업 통하여 색다른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오뚜기와 시스템옴므가 출시하는 3분 카레옴므, 짜장옴므로 맛있고 새로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베스트셀러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협업해 이색과자 종합 선물세트 2종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밀레니얼 세대 주요 관심사인 '힐링'을 주제로 에세이와 협업을 진행한 것. 책 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제품 포장에 적용했다.

또 지난 6월에는 1978년 출시한 자사 최장수 비스킷 ‘롯데샌드’를 ‘롯샌’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패키지 디자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롯샌이라는 제품명은 10대들이 롯데샌드를 줄여 표현하는 데에서 착안한 것으로, 젊은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네온 사인을 연상시키는 로고도 삽입했다.

푸르밀은 농심과 협업해 ‘인디안밥’의 맛을 그대로 살린 ‘인디안밥 우유’를 지난 6월에 출시했다. 폭넓은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인디안밥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를 재현했고 레트로풍의 인디안밥 캐릭터 디자인을 담아 친숙함을 더했다. 인디안밥 우유는 출시 후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맛은 물론 귀엽고 친숙한 인디안밥 캐릭터까지 그대로 재현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소비자 반응도 매우 좋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맛과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U는 지난 6월 삼양식품의 장수 과자인 별뽀빠이, 사또밥, 짱구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해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별뽀빠이 특유의 짭조름한 감칠맛과 짜장색을 모티브 한 ‘뽀빠이 간장 떡볶이’는 별뽀빠이 출시 초기 디자인과 색을 입힌 패키지 디자인으로 레트로 감성을 살렸다. 사또밥과 오징어가 만난 ‘사또밥 오징어’와 달콤한 맛의 컵라면인 ‘짱구 허니볶음컵’도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개성적인 포장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KGC인삼공사의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알파프로젝트’는 신체 각 장기를 감각적인 픽토그램으로 표현하여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KGC 인삼공사 관계자는 "알파프로젝트는 효능 중심의 직관적인 제품 컨셉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잘 녹여내 기존 건강기능식품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로 2030 젊은 층에게도 긍정적인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티지알앤의 GRN+는 지난달 2019 한국브랜드 만족지수 1위 시상식에서 건강기능식품(생활건강) 부문을 수상했다.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패키지 디자인 등이 소비자에게 꾸준하게 사랑 받은 결과라고 티지알앤 측은 밝혔다.

티지알앤의 초록이 분홍이는 알약모양의 패키지를 적용해 재미를 줬고, 기능성에 따른 색을 용기의 반을 차지하는 뚜껑에 입혀 직관성을 더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소비자로 부터 불리는 이름이 제품명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