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개정·일본산 추락 등 급변한 맥주 시장 업계 새 판 짜기 돌입
종량세 개정·일본산 추락 등 급변한 맥주 시장 업계 새 판 짜기 돌입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8.14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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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신제품 ‘테라·필라이트 바이젠’ 공세
오비 카스·발포주 출고가 낮춰 판매 활성화
롯데주류 ‘한강몽땅축제’ 등 후원 소통 강화

내년 종량세 개편과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맥주업계가 새로운 시장 전략의 필요성을 맞닥뜨리고 있다. 2014년 이래로 국내 맥주 매출 규모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그 위기는 더욱 피부로 느껴지는 듯하다.

△맥주업계는 내년부터 종량세 개정안의 시행되면 가격 변화와 더해 수입 맥주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맥주업계는 내년부터 종량세 개정안의 시행되면 가격 변화와 더해 수입 맥주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맥주업계 매출 규모는 2013년 3조2573억 원, 2014년 3조5424억 원까지 기록했으나 2015년에는 2조733억 원, 2017년에는 2조2322억 원으로 2013년 대비 31.4%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맥주 소매 매출은 6970억 원으로, 전 분기 7489억 원보다 줄었다. 제조사별로는 오비맥주는 3619억 원, 하이트진로가 1174억 원, 롯데아사히주류가 419억 원을 기록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내년부터 종가세 기반 과세 체계를 도수 기준의 종량세로 바꾸는 주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격 변화도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수입 맥주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51% 줄었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전체 맥주 판매가 1.9% 증가한 것과는 반대다. 반면 동 기간 중국 맥주인 ‘칭따오’는 6.9%, 네덜란드 ‘하이네켄’은 10.4%, 국산 맥주 판매도 7.2% 늘었다. 또한 GS리테일의 GS25에서는 일본 맥주 판매량이 24.4% 줄었고 국산맥주의 판매량은 4.3% 증가했으며, 이마트는 일본 맥주의 판매량이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는 편의점의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주류가 대부분 제외되면서 판매 감소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에서는 일본산 맥주 판매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사놓은 것도 팔기 어려워 악성재고로 남을까 해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3대 맥주업체는 저마다 일본 수입맥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매운동에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기린이치방’을, 오비맥주는 ‘산토리’를, 롯데주류는 ‘아사히맥주’를 수입판매 중이다. 업계는 불매운동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아사히맥주의 매출비중이 큰 롯데주류에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국산맥주의 소비촉진과 판매활성화를 위해 카스, 발포주 필굿의 출고가를 인하해 공급한다고 밝혔다.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 출고가가 현행 1203.22원에서 1146원으로 4.7% 내렸으며, 발포주 ‘필굿’의 가격도 355ml 캔은 10%, 500ml 캔은 41% 가량 낮춰 공급한다.

이러한 출고가 인하는 도매상과 업소의 ‘카스 사재기’를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주류도매업계는 출고가를 인상한지 100여 일만에 다시 출고가를 내리는 전례 없는 출고가 정책이 유통 거래 질서에 혼선을 주는 행위라고 비판 중이다.

오비맥주의 가격할인 정책은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0L 용량의 카스 생맥주 케그 1통의 출고가는 기존 3만3443원에서 2만8230원으로 약 15% 내렸는데, 동일용량 기준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생맥주는 3만426.85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약 2200원 저렴해진 것. 테라 출시 직전에는 카스 직전의 가격을 올려 외식 업소 업주들이 미리 사재기를 하도록 유도한 것과 대비적이다.

이번 정책을 도매상 등과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것으로 보아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최대 성수기인 7~8월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테라를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최근 여름 광고를 새롭게 공개했다. 또한 발포주 ‘필라이트’의 새로운 라인업인 ‘필라이트 바이젠’을 출시하며 밀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층까지 잡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시장 내 경쟁우위를 강화한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주류는 피츠, 클라우드 등 자사 제품들을 앞세워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전략이다. 주로 여름 축제를 겨냥해 차별화된 문화 이벤트로 자연스럽게 소비로 접목한다는 뜻이다. 클라우드는 ‘한강몽땅 여름축제’, 피츠 수퍼클리어는 ‘2019 워터밤 서울 페스티벌’에 공식 후원 맥주브랜드로 참여했다.

한편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은 국산 주류업체와 손잡고 광복절 마케팅을 위해 국산맥주에만 ‘태극기’를 부착해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국산맥주 판매 장려와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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