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 식품업계 원부재료 대란 우려…사태 장기화땐 4분기 현실화
‘기상 이변’ 식품업계 원부재료 대란 우려…사태 장기화땐 4분기 현실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8.18 0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추·무 등 한 달 새 가격 4배 급등…품질 편차도 커
대기업 계약 물량으로 버텨…중소기업은 추석 앞두고 위기
농식품부 비축 물량 방출·농산물 수급 안정 TF 가동

사상 최악의 장마로 수급 상황이 녹록치 않은 식품업계가 원료 대란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마저 대홍수로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르면 4분기부터는 실질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의 경우 계약재배 등을 통해 최대 6개월간의 물량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여력이 없는 중소식품기업은 하루 속히 수급난이 해결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있어 수급 차질 현상이 길어질 경우 생존위기까지 우려된다.

실제 최근 경기, 전남, 충청 등 주요 산지에 집중 호우로 작황 영향을 받은 엽채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마늘과 양파 등 저장 품목의 경우 대부분 수매가 완료돼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적은 편이나 배추, 건고추, 무 등은 가격이 한달 새 4배 이상 급등했다.

△사상 최악의 장마로 수급상황이 어려운 식품업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원부재료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장마 후에는 기나긴 폭염이 찾아온다는 전망과 함께 작황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원료 수급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장마로 수급상황이 어려운 식품업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원부재료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장마 후에는 기나긴 폭염이 찾아온다는 전망과 함께 작황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원료 수급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6월 포기당 2472원에서 7월 3474원, 이달 초 4113원으로 상승했다. 작년보다 84%, 평년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무 도매가격 역시 개당 6월 1165원, 7월 1132원, 이달 초 1276원으로 전년보다 84% 올랐다. 또 상추는 6월 1㎏당 4739원에서 이달 초 1만4170원으로 3배가량 올랐다.

농식품부는 장마철 높은 습도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생육여건이 좋지 않아 이달 말까지는 채소류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대 수입국인 중국 마저 두 달째 이어진 홍수로 대규모 농경지가 물에 잠겨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도 당장은 큰 어려움은 없지만 만에 하나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물량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산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업체 한 관계자는 “한 달가량 이어진 호우로 식재료의 정상적인 출하도 어렵지만 일조량이 충분치 않아 생산 품목의 품질 편차가 크다”며 “특히 배추 같은 경우는 수분이 많이 포함된 상태인데, 장마 이후 폭염이 올 경우 안에 쌓인 수분으로 인해 썩거나 뿌리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계약재배 등을 통해 확보한 재고 물량이 있어 제품 생산에는 큰 문제는 없지만 계약재배라도 시장 상황에 맞게 인상된 가격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결국 업체에서도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제품 값을 올리게 되면 소비 저항이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제조업체 입장에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더욱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김치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매년 태풍 등 재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었다. 실제 2016~1018년 배추 값이 올해보다 가격이 높았던 만큼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3~6개월치 재고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단 장마 후 폭염까지 더해져 농산물 작황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이르면 4분기부터 수급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발 빠르게 다른 산지를 확보하거나 대형마트 등 판매채널별로 판매량을 조절하며 수급난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비축 물량과 계약재배 물량 등을 제때 방출해 농축산물 가격의 안정세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가격 변동이 심한 배추·무의 경우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 등 50~100톤가량 탄력 방출한다.

또한 장마 이후 폭염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농협, 들녘경영체 보유 광역살포기, 드론 등 방제 장비를 총동원, 병해충 집중 방제를 실시한다.

아울러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TF’를 구성해 주요 채소류 생육 상황, 주산지 동향, 방제 실적, 수급상황을 일일 점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