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치를 높이는 ‘푸드테크’ 트렌드는?
삶의 가치를 높이는 ‘푸드테크’ 트렌드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8.03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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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맞춤형 식단, 의학과 접목 연간 7.9% 성장
대체 단백질 ‘클린 미트 혁명’ 이자 제2의 가축
코로나 시대 뉴 노멀은 ‘집밥’…레디밀·초콜릿 상승
제 5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테크 컨퍼런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며 소비자들은 ‘가치 있는 삶’에 다시 주목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식 섭취로 얻는 즐거움이 아닌 안전하고 가치 있는 생활, 건강한 생활, 편리한 생활을 위한 식품 소비를 추구한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기반해 최근 가치 소비, 친환경 소비, 집콕 소비 등이 새로운 식문화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지난달 27일 제5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 & 테크 컨퍼런스(GFTT2021)가 ‘The food for Life: 삶의 가치를 높이는 푸드테크 트렌드’를 주제로 개최됐다. 올해 GFTT2021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가로지르는 소비 트렌드인 △Valuable Life △Green Life △Hometainment Life의 3가지 주제로 세션을 구성, 진행됐다.


세션 1: Valuable life


식품-건강 밀접한 관계…과채 풍부한 ‘리얼 푸드’ 부상
강한 ‘키토제닉 다이어트’ 국내 시장 3000억 규모

‘약으로서의 음식’을 주제로 발표한 파르샤드 파니 마르바스티 박사는 “음식과 건강은 밀접한 영향이 있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의 발전으로 현대인의 암 발병률이 높아졌고,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장대사 질환은 사망자의 45.4% 이상이 식이요인을 원인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흡연보다도 더 높은 위험률”이라고 주장했다.

마르바스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음식과 건강은 밀접한 영향이 학계에서도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전 세계 195개국의 식이요인을 연구한 결과 견과류, 야채, 과일 등을 섞은 올바른 식단이 사망원인 5분의 1을 줄일 수 있었으며, 식물성 기반의 식단이 간질 및 발작 증세의 50~60% 이상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40개국의 36%만이 과일 1일 권장량을 지키고 있었고, 77%의 미국인이 야채 1일 권장량을 섭취하지 않고 있었다.

가공식품과 암 발병의 높은 연관성과 올바른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지속 도출됨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건강한 식품과 식단이 공중보건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리조니 대학에서는 ‘요리의학 프로그램(Culinary medicine program)’을 설립해 미래의 의사, 약사들이 건강한 식단을 중심으로 질병 예방과 더 나아가 치료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항염증 기능과 면역력 증진을 위한 키토제닉 다이어트, 지중해식 식단 등이 미국 내 캠페인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마르바스티 박사는 설명했다.

마르바스티 박사는 “미국 가정식의 63% 이상이 가공식품으로 이뤄져 있으며 식물 기반의 음식은 굉장히 비율이 적다.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식품의 연관성을 체감한 소비자들이 올바른 식단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소비자들의 식단이 가공식품인 ‘프랑켄푸드(Franken-food, 프랑켄슈타인과 식품의 합성어로 인공적인 정제 식품을 섞어 만든 음식)’가 아닌 과일이나 야채가 풍부한 ‘리얼푸드(Real food)’ 중심이 되려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농업 및 산업계, 학계, 의학계 등과 협력하는 방법이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디지털 식약동원’을 주제로 발표한 강병철 디이프 대표 또한 올바른 식단이 질병 예방과 생리 대사의 원활한 작동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하며 개인맞춤형 식단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는 소비생활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내가 접하는 식문화와 식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개인맞춤형 식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동양의학에서 오래전부터 다뤄진 ‘약식동원’이라는 말은 체질에 맞는 식단이라는 인식이 없던 서구사회에서도 개인의 생리 대사 작용에 맞는 맞춤식단을 일컫는 ‘A.I. 다이어트’라는 용어로 재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개인맞춤형 식단을 제시해 주는 ‘영양 개인화 서비스’는 연평균 7.9%의 성장률로 시장규모를 키워왔다. 개인맞춤형 식단 서비스는 소비자가 식사를 찍은 사진을 앱에 올리면 인공지능을 사용해 식사와 운동의 변화 및 보충제를 제안하는 서비스부터 DNA와 혈액 검사를 통해 개인 건강정보를 수집해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세포와 분자 단위로 예측해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한 의료 기술과의 접목으로 성장궤도에 올랐다.

강 대표는 “개인맞춤형 식단 서비스로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가 ‘확장된 개인화(Extended personalization)’로 거듭났다. 이는 약식동원의 진정한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완벽한 예측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모니터링하는 기술과 이에 맞는 정보를 추천해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노멀컴퍼니 이형진 대표는 건강한 식단으로서의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대사질환으로 발전하는 비만의 원인이 높은 칼로리에서 높은 인슐린으로 변화하면서 포도당과 탄수화물보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지방과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시장은 이미 일반 식음료 전문점에서 ‘키토제닉 식단’용 메뉴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체인에서도 ‘키토제닉’ 카테고리를 운영해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통해 세계인의 건강한 식단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주된 식사는 지방질이 많은 고기류와 오일류로 탄수화물은 하루 20g 미만으로 섭취해 지방 저장 호르몬인 인슐린을 자극하는 당,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이는 식단이다. 이는 체중 감량, 정신 건강 및 집중력 향상, 식이장애 극복, 염증 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글로벌 ‘키토제닉 다이어트’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11.6조 원으로 연평균 5.5%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에는 17조 원에 해당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선 키토제닉 식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영양제나 보충제의 비중이 가장 높고, 음료, 스낵, 기타 등 순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국내 키토제닉 다이어트 시장은 3000억 원 규모로, 저탄수화물 베이커리, 방탄커피나 식사대용 유동식, 저당질 스낵 및 음료, 저당질 한식 식재료 등 키토제닉을 용이하게 하는 식품산업 카테고리들이 소폭 발전 중이다.

이 대표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에너지원인 지방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영양제와 보충제 뿐만 아니라 제로칼로리보다 제로 당류, 대체 당류의 사용을 알리는 것도 광의의 키토제닉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며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식단 자체의 특이성을 넘어 유기농, 그래스페드(Greass-fed), Non-GMO, 클린라벨 등 재료의 가치를 강조하는 식문화로 단순한 미용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션 2: Green life


SPC 포장 소비자에 경제적 이익 주고 환경에 도움
식품 부산물, 식재료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필요

베러미트(BetterMeat) 폴 사피로 대표는 ‘클린미트 지속가능한 단백질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고래잡이로 잡은 고래 등유를 사용해 방을 밝히던 과거에서 전기의 발견으로 이러한 수요가 사라진 것처럼 현재 대체 단백질 기술의 개발과 발전으로 가축의 도살 없이 육류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익숙하지 않지만 전기가 그랬던 것처럼 대체 단백질 또한 당연하게 느껴질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체 단백질은 가축의 도살에서 나타나는 비윤리적, 비인간적 행위의 중지와 더불어 사육 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오염 요소를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피로 대표는 대체 단백질의 발견을 ‘클린미트 혁명(Clean Meat Revolution)’이라고 명명했다. 이 클린미트 혁명에 대해 그는 “참깨씨만한 조직에서 만든 실제 닭의 ‘배양육’을 만들 수 있고, 이는 기존 닭고기의 맛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의료 기술을 활용해서 분자에서부터 실제 가축의 육류, 부산물 등을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라며 “이 혁명은 가축의 직접 사육을 뜻하는 ‘제1의 가축화’에 이은 ‘제2의 가축화(The second domestication)’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사파로 대표에 따르면 ‘배양육’ ‘클린미트’는 말 그대로 ‘지구를 위한 깨끗한 고기’라는 의미를 가진다. 병균이나 박테리아의 침투의 위험이 있는 사육이나 도살의 과정 없이 원하는 부위만 무균 환경에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단백질 육류가 가진 장점만을 가지고 단점을 없앤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배양육에 대해 ‘자연스러움’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기존 가축들도 더러운 환경에서 키워짐과 더불어 인공적인 교배나 유전자 조작 등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배양육이 더 자연스럽고 깨끗하다고도 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장점을 가진 클린미트에 대한 기술 발전과 적용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PC팩연구소 안덕준 소장은 ‘SPC에서의 친환경 포장재 개발 및 적용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친환경 포장재의 미래와 지향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친환경’이라는 주제는 항상 논쟁의 중심이 돼 왔다. 식품포장에서의 ‘친환경’은 포장재뿐만 아니라 그 내용물까지도 친환경적이고 안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사안”이라며 “더욱이 친환경 제품의 중요한 점은 환경보호도 목표이지만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격을 더 지불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SPC팩은 ‘가족’을 친환경 목표의 1순위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친환경 제품의 최대 목표는 사용하는 소비자 개인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주는 동시에 환경에도 도움을 주는 제품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에게 경제적 이득 등 직접적이고도 눈에 보이는 이득을 주는 것이 핵심적인 기술 및 제품 개발 방향이라는 것.

이에 SPC는 MEK, EA, Toluene 등으로 대표되는 유독물로 구성된 기존 인쇄 잉크를 사용하지 않고 포장재 인쇄 잉크를 개선해나가는 작업을 지난 3년간 진행, 인쇄 공정에서 유해물질을 배제했다. 그 결과 식품포장업계 최초로 녹색기술, 녹색제품 인증을 동시에 받기도.

또한 단일재질화한 ‘Full PE Structure’를 적용해 재활용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해당 기술은 그룹사 내 사용한 포장재를 회수해 다른 포장재로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바이오 플라스틱’인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도 지속해 배스킨라빈스 등 계열사에 실사용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안 소장은 설명했다.

안 소장은 “친환경 포장재 도입 등을 포함한 친환경 경영은 ESG 경영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이러한 투자는 탑 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결정권자들이 ESG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득이 확실하다면 친환경 경영을 행하는데 속도가 붙을 것이고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는 ‘F&B 산업의 순환경제 음식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업사이클링은 재활용되는 제품에 가치와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 버려지는 음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로 다양한 국제기관에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음식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 중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비중은 3분의 1에, 이중 식품 부산물의 비중은 40%에 달해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음식물은 초당 66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발생되는 식품 부산물은 연간 3000만 톤에 근접하며, 우리나라 국민 1인당 572kg의 부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70%는 ‘쓰레기’로 분류, 처리되고 있다.

해외에선 제로 웨이스트를 목표로 다양한 푸드업사이클링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순환경제의 일환으로 푸드업사이클을 통해 식품 부산물을 재가치화해 탄소배출 저감을 통해 환경적 가치에 기여하고 식품자원 부족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푸드업사이클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52조 원 규모로 연평균 5% 성장, 2029년에는 85조 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생산되는 대부분의 식품 부산물은 비식품(퇴비, 비료, 사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3개년 동안 식품부산물을 활용해 제품을 만든 회사는 맥주, 커피 부산물을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한 이니스프리와 맥주, 식혜 부산물을 원료로 대체 밀가루인 ‘리너지 가루’를 개발한 리하베스트 2곳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도 서울 새활용 플라자 및 경기업사이클링 플라자 등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다.

민 대표는 “부산물은 좋은 식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일례로 맥주 부산물, 두부의 비지 등이 좋은 단백질원으로 활용되는 것처럼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 가능한 부산물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과 더불어 대체 식품의 빠른 수요 급증으로 인해 식품 업사이클링 시장은 지속적으로 향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션 3: Hometainment life


‘쿠캣’ 간편식, 온라인서 오프라인 진출…매년 2~3배 상승
방송·쇼핑 결합한 ‘라이브 커머스’ 3년 내 10조 예상

‘새롭게 해석하는 식사패턴, 그리고 스내키피케이션’을 주제로 발표한 유로모니터 코리아의 문경선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불러온 뉴노멀 라이프는 식사패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집밥 문화의 확산이 가장 크다”며 “최근에는 간편하고도 영양과 포만감이 풍부한 식품으로 집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의 ‘Anytime at home’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소비자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형적인 식사 시간, 즉 ‘밥 때’가 변화했다고 문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는 극심한 ‘식사 양극화’를 초래하며 레디밀 시장의 발달을 초래했다. 외식이 힘들어지면서 레스토랑의 수요가 레디밀 시장으로 이동, 기존 식사 시간이 아닌 때에 간단하게 먹는 식사부터 홈파티 등을 위한 전문적인 쉐프 요리까지 레디밀 제품이 다양해졌다는 것.

실제로 유로모니터의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세계 각국 레디밀 제품의 최고가격이 상승해 해당 제품군의 고급화, 다양화가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대만과 한국에서는 최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레디밀 제품의 대중화와 시장 저변 확대 양상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또 레디밀 제품의 배송 서비스도 바로배송, 새벽배송, 정기구독 등으로 다양화돼 제품 품질에 못지않게 배송 및 고객과의 소통 방식도 다양화됐다.

아울러 해외여행 등 이국적인 경험에 대한 가능성이 감소하면서 이를 통한 관능적 경험(Sensory experience)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소셜커머스 활동도 늘어났다. 식품기업들은 요리강좌, 이벤트, 판촉 등을 라이브 커머스로 전환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수출 기업은 타 국가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도 점쳐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는 것이 문 연구원의 설명.

한국만의 독특한 속성 또한 발견됐다. 웰빙 트렌드가 주류인 소비 트렌드에 한국에서만 유독 ‘건강하지 않음’을 대표하는 초콜릿 제품의 인기가 상승한 것. 특히 바삭하고 볼 형태로 한입에 쉽게 먹을 수 있는 몰티져스 초콜릿의 경우 작년 기준 전년대비 375%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보다 달고 맛있어 코로나19의 집콕 생활에 활력을 주는 제품에 더 많은 소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한 해 유행한 ‘홈술’ ‘혼술’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유로모니터의 분석 결과다.

또한 실내에서 식용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제품도 다수 출시됐다. 한국에서의 ‘파테크’ ‘Grow-it-yourself(GIY)’ 등의 유행으로 SNS을 통해 계절에 따라 자신이 직접 기른 식물을 요리에 활용한 예를 쉽게 공유할 수 있어 식물성 기반 제품과 홈플랜팅의 접목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문 연구원은 “한국에서의 홈플랜팅 트렌드는 한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나물을 활용한 한식 레시피와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물 무침 양념이나 상온 나물 반찬 제품도 다수 출시돼 있는 가운데 홈플랜팅은 식물성 기반의 새로운 K-푸드를 알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캣 이문주 대표는 ‘유통업계에서 작은 푸드 스타트업 쿠캣이 성장하는 법’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푸드 콘텐츠로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던 와중에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채널 영향력과 K-푸드 콘텐츠 및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확장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제품 소개에서 PB 제품 제작 및 유통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모바일 영향력을 바탕으로 미디어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그 후엔 PB 브랜드까지 수직계열화하는 작업 중이다”고 설명했다.

쿠캣은 간편식 마켓으로 늘어가는 1인 가구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로 가성비가 좋은 신박한 식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해 출시 2년 만에 회원 100만 명, 매해 2~3배 이상 규모가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거듭났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온라인 시장에 집중해 유통구조를 혁신했으며 이를 통해 ‘가성비’를 가장 큰 장점으로 얻었다. 또 SNS 채널 데이터를 이용해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 독특하고 내용 있는 컨텐츠로 제품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SNS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후 독특한 제품에 대한 흥미를 실구매로 연결하기 위해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 쿠캣 제품 전문 매장을 열어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이나영 프로덕트 매니저는 ‘라이브 커머스의 시대’를 주제로 발표하며 “라이브 커머스는 상품을 생동감 있게 확인하고, 바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서비스이자 새로운 판매채널”이라고 설명하며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IT플랫폼사, 이커머스, 유통업체, 통신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일반인까지도 참여한 다양한 형태의 라이브 커머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올해 기준 4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마케팅이 주류로 떠오르자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온라인 쇼핑 중에서도 모바일 거래의 비중이 올해 기준 71% 이상으로 증가하며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IT플랫폼, 이커머스, 유통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이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규모는 오는 2023년 1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쿠팡, 그립 등 다양한 IT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을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쇼핑이 가능하며,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판매자는 이를 통해 고객 니즈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 매니저는 “라이브 커머스는 단순 판매수단이나 판촉이 아닌 ‘컨텐츠’로서의 가치를 시청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라이브 커머스는 해당 카테고리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시청자로 하는 채널이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라이브 커머스는 이들에게 색다른 판매채널이자 또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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