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⑮]소금(1) - 소금의 역사
[하상도 칼럼⑮]소금(1) - 소금의 역사
  • 김현옥
  • 승인 2010.12.1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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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조미료…국내 연간 2000억 시장 형성
고대에 부패방지 외 부와 권력의 상징
금보다 비싼 사치품…손님에게나 대접
소금은 지구의 탄생과 그 시작을 같이 한다. 지구 생성 당시 지표의 바위에서 뿜어져 나오던 수증기와 염화수소가 바위 속 산화나트륨과 충돌하여 그 중 일부가 염화나트륨이 되어 증발했다고 한다. 차츰 지구가 식으면서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릴 때 소금이 함께 녹아 땅에 쌓이며 바다가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은 짠 맛이 나는 백색의 결정체로 대표적인 조미료다. 물론 주성분은 염화나트륨이다. 천연으로는 바닷물에 약 2.8% 함유되어 있으며, 암염으로도 만들어진다. 인체의 혈액이나 세포 안에 약 0.71% 들어 있다. 법적인 식염의 정의는 “해수나 암염 등으로부터 얻은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인 결정체를 재처리하거나 가공한 것 또는 해수를 결정화하거나 정제․결정화한 것”을 말하며 천일염, 재제소금, 태움·용융소금, 정제소금, 가공소금이 있다.

“천일염”은 염전에서 해수를 자연 증발시켜 얻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하다. 그 동안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45년간 광물로 분류되었다가 2008년 3월부터 식품으로 허용되었다. “재제소금”은 원료 소금(100%)을 용해, 탈수,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재결정화시켜 제조한 소금인데, 흔히 꽃소금으로 불리며, 불순물이 적다.

“태움·용융소금”은 원료 소금을 태움․용융 등의 방법으로 그 원형을 변형한 소금을 말하는데, 죽염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정제소금”은 바닷물을 두 번 정제하여 탁질과 부유물을 완전 제거한 후 이온교환막을 통해 중금속과 각종 불순물을 걸러낸 농축함수를 증발관에 끓임으로서 생물학적 위해를 제거한 소금을 말하는데, 불순물이 거의 없어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소금이며, 염화나트륨 농도가 가장 높다. “가공소금”은 재제소금, 정제소금, 태움ㆍ용융소금 (95%이상)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하여 가공한 소금을 말한다.

인간에게 소금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금을 얻기 위한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은 처음에는 육지의 열매,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염분을 섭취하였다. 그러나 농경생활이 시작되어 식물성 식품으로 주식이 변화하면서 더 많은 소금이 필요하게 되어 별도의 생산이 필요하게 되었다. 고대에는 소금이 곧 칼이고 권력이었으며 부의 원천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람은 소금을 주고 노예를 샀으며, 어떤 나라는 소금을 얻기 위하여 딸을 판 예도 많았다고 한다.

소금은 옛날부터 육류의 부패를 방지하고, 인간의 건강과 정력을 유지하는 힘의 상징으로 여겼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이라를 만들 때 시체를 소금물에 담갔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지를 비옥하게 하기 위하여 소금을 비료로 사용하였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는 소금을 금보다 비싼 고급 사치품으로 여겨 귀한 손님을 초대하면 음식에 소금을 듬뿍 넣어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먼 곳에서 손님이 오면 환영의 뜻으로 쟁반에 보리이삭과 소금을 담아 대접했다고 한다.

우리 고구려 시대에는 소금을 해안지방에서 운반해 왔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소금의 생산과 유통을 국가에서 모두 관리하여 재정 수입원으로 삼았으나, 조선시대에는 소금을 생산하는 어민들에게 일정한 세금을 징수하고 자유로운 유통과 처분의 권한을 부여하는 사염제과 관염제를 병행하였다.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다시 완전 전매제를 시행하였고, 1961년에 염전매법이 폐지된 후, 종전의 국유염전과 민영업계로 양분되었다.

소금시장은 세계적으로 2억 4천만톤 9조원 규모이며, 미국이 1/5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약 335만톤, 2천억원 시장이라 한다. 이 중 식용은 약 70만톤으로 20% 가량 차지하며, 현재 시판되는 정제염의 경우 1 kg에 소비자 가격으로 700-800원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 소금산업 덕분에 우리 국민은 이렇듯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귀중한 소금을 1 kg에 음료수 한 캔 값도 안 되는 싼 값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도 이제부터라도 소금산업을 일구고 있는 숨은 일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자.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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