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가심비 추구에 할랄…한국산 스낵·음료, 인증품 부족
말레이시아, 가심비 추구에 할랄…한국산 스낵·음료, 인증품 부족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3.22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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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식품 시장 80조 원 규모에 연간 6.85% 성장
한국계 편의점 진출 라면·스낵·커피 조제품 등 판매
팬데믹으로 간편한 식품 찾고 온라인 쇼핑 늘어
당뇨 많아…저당 음료·단백질 보충제·건기식 등 애용
대체식품·푸드테크에 관심…식물성 참치캔 등 다양

우리나라 주요 농식품 수출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식품 시장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 시장에서는 편리성과 디지털화, 가치 추구, 할랄, 건강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KATI가 인용한 스태티스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레이시아 식품 시장은 576억 불 규모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올해는 더 성장해 623억 불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2028년까지 연간 6.8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출처 : Statista
출처 : Statista

우리나라의 對말레이시아 농식품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19% 수준으로, 2023년엔 수출 실적 2억2640만 불로 전년 대비 17.6% 성장했다. 주요 요인으로는 한국계 편의점의 활성화와 한류 열풍으로 인한 다양한 한국식품에 친숙해진 대중 등을 꼽을 수 있다. 품목별로는 라면과 스낵류, 커피 조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고, 딸기와 포도 등 프리미엄 한국산 과일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식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외국 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 좋아 새로운 우리 제품이 시장 진입을 시도하기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유로 모니터에서는 최근 말레이시아 소비자 동향 보고서를 통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 5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는 편리성이다. 팬데믹 기간 집콕생활을 하며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던 현지 소비자는 생활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간편하고 쉬운 식품을 찾는 추세다. 외식을 하더라도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받기보다는 코피티암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듯 편의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먹는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냉동식품, 배달, RTD 제품 등을 활용해 조리 수준의 간단한 과정으로 식사를 해결하려고 한다.

둘째는 디지털화다. 말레이시아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소셜미디어 사용 빈도도 높은 국가다. 팬데믹 이후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던 온라인 배달주문 플랫폼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유통매장은 자사 온라인몰을 통한 직접 배송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틱톡 숍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현지 시장의 소비 형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은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 형태 역시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가치 추구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소비 형태가 나타내고 있다.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초개인화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더 이상 절약만을 강조하는 가성비는 매력적인 소비 개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소비를 현명한 소비로 판단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환경, 건강, 인권 평등 등 단순 욕구 충족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네 번째는 할랄이다. 인구의 63% 이상이 무슬림인 현지 시장에서 할랄은 항상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였다. 하지만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원재료 중 종교상 문제가 있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할랄 인증이 없으면 구매를 꺼리는 무슬림 소비자를 젊은 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할랄 인증 여부가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도 최근 한국계 편의점의 인기가 높아지고 젊은 층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은 고무적인 성과지만 스낵, 음료류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가공식품 중에 할랄 인증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키워드는 건강이다. 과거 말레이시아 국민의 전통적인 식습관은 건강과 거리가 멀었다. 과당 음료를 매 끼니 곁들이며 짜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전체 인구 중 당뇨 위험 환자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최근 10대 당뇨 발병 환자도 확인되고 있어 정부에서는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2019년부터 도입한 설탕세를 기존 리터 당 0.4링깃에서 올해부터 0.5링깃으로 인상했다.

소비자들 역시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유로모니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건기식을 꾸준하게 복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로 전 세계 평균인 5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또 저당과 무가당 음료, 단백질 보충제, 건기식, 식단 관리 식품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새로운 제품군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고, 유통매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는 배달플랫폼 구독 서비스와 대체식품,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동남아시아 배달플랫폼인 그랩(Grab)의 2023 배달 음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를 결제한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자주, 또 많은 양을 주문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그랩의 최대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랩과 푸드 판다(FoodPanda) 등 현지 식음료 배달 온라인 플랫폼은 단순 배달주문뿐만 아니라 픽업, 매장 내 식사 할인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며 소비자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다인종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인종별로 지양하는 육류가 달라 대체식품이 친숙한 편으로 매장에서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을 찾아볼 수 있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치킨너깃, 버거 패티 등 식물성 대체 단백질로 만들어진 기존 육류 제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수산물, 유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예메아모 푸드는 식물성 참치캔 5종을 출시해 할랄 인증까지 획득했다. 또 인더 핑크는 식물성 유제품 중에서도 견과류 유래 농축액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잼과 같은 걸쭉한 농도의 농축액 한 스푼을 넣어 물 한 컵과 섞으면 식물성 우유를 즐길 수 있어 간편함과 유용한 성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푸드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체 단백질을 활용한 펫푸드와 식용 곤충, 수직농장 스마트팜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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