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식생활 가이드(上)
암 예방 식생활 가이드(上)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4.10.12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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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과일 등 항산화성분 많은 식품 큰 효과
비타민·베타카로틴·카로티노이드 등 신체 내 효소생성 돕고 활성사소 제거

최근 암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면서 암 예방에 대한 정보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의 총 사망자 수 24만 7346명 가운데 5만 9020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하루에 약 170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이다. 한편 암 시민연대에선 통계청의 수치가 약 20% 누락된 것으로 보고 2000년의 실제 암 사망자 수가 7만 824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사망자 수의 약 30%. 사망자 3명 중 1명이 암으로 죽은 셈이다. 안타깝게도 이 비율은 줄어들 것 같지가 않다. 그러면 우리 몸에 암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우리 몸엔 약 60조개의 세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세포 하나 하나엔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설계도처럼 기록돼 있는 유전자가 있다.

세포는 분열을 되풀이, 매일 조금씩 새로운 세포로 바뀌고 있는데 활성산소나 일부 식품 첨가물 등의 발암 물질로 인해 유전자가 손상을 입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유전자에 잘못된 설계도가 그려지게 되고 그 잘못된 설계도로 인해 세포 분열에 이상이 생겨 암의 싹(전암세포)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우리 몸은 아무리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매일 암의 싹이 되는 세포가 생기게 된다.
 
즉 암은 누구나 언제든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이 사실은 면역학에 관한 연구로 1960년에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받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프랭크 맥팔레인 버넷(Frank M.Burnet)박사가 알아냈다.
 
버넷 박사는 사람의 세포가 하루 24시간 동안에 분열되는 수와 세포가 암으로 되는 확률을 계산하여 얼마나 많은 암의 싹이 생기는가를 계산해 냈다.
 
그 결과 암의 싹은 누구나 매일 3000∼6000개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일생 동안 계산하면 상상할 수 없는 숫자가 된다.
 
그렇다고 그 많은 수의 싹이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암으로 되기 전에 우리 몸 스스로 싹을 잘라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의 싹을 그때 그때 바로 잘라 내도록 돕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그 세 가지 방법을 3회로 나눠 소개한다.

▨ 활성산소 제거로 암 예방
 
쇠붙이를 오랫동안 공기 중에 방치하면 점차 산화돼서 녹이 슨다. 이 녹스는 현상이 사람의 세포에서도 일어난다. 우리 몸은 호흡을 통해서 들이마신 산소를 이용하여 음식물에서 얻은 영양소를 에너지로 만든다.

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산소의 약 2%가 공격성이 강한 산소로 바뀐다. 이것이 활성산소다. 활성산소는 우리가 호흡을 계속하는 한 온 몸의 세포에서 생기게 된다.
 
활성산소는 보통은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예를 들면 면역을 관할하는 혈액 중의 백혈구가 이물질을 공격할 때 활성산소를 이용한다. 즉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침입하면 백혈구는 활성산소를 방출하여 물리친다. 또 호르몬 합성도 돕는다.
 
활성산소는 이러한 역할을 끝내면 몸 안에 있는 SOD(슈퍼옥사이드 디스뮤테이스)를 비롯한 몇 종류의 효소에 의해 분해돼 독성을 잃게 되고 산소와 수소로 되어 몸 밖으로 배설된다.
 
그런데 환경오염 물질이나 자외선, 바이러스, 식품 첨가물, 담배, 지나친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 활성산소가 몸 안에서 많이 생기게 되고 또한 노화나 질병 등으로 SOD 등 효소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게 되면 활성산소는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 남게 된다.

젊을 때라면 이들 효소가 몸 안에서 충분히 만들어지기 때문에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해도 그 대부분을 분해, 몸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40세를 넘을 무렵부터 점차 효소의 양이 줄어든다.

그 결과 몸 안에 활성산소가 늘어나 암 등 여러 성인병이 발병하기 쉽게 된다. 또한 최근엔 환경이나 생활 습관의 변화로 젊은 세대에서도 SOD 등 효소의 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도 암에 걸릴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그러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암을 예방하자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가장 쉽고 효과가 큰 방법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항산화 성분이란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효소도 항산화 성분의 하나다.
 
식품에 들어 있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으로는 널리 식물들에 포함돼 있는 색소 성분인 카로티노이드를 비롯해 비타민C·E, 베타카로틴 등이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당근이나 호박 시금치 등 녹황색 야채에 많고 비타민C는 레몬이나 딸기 귤 등에, 비타민E는 씨 등에 많다. 그 밖에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라이코핀도 항산화 작용이 강한 성분이다.
 
그러면 수많은 종류가 있는 야채나 과일 중 항산화 작용이 가장 강하고 암 예방 효과가 큰 것은 어느 것인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1990년부터 5년 동안 암 예방 효과가 큰 야채와 과일을 조사, 마늘 등 약 40 종류의 항암 식품을 가려냈다. 이것이 잘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 푸즈 피라미드(Designer Foods Pyramd)´<그림1>다.

이 피라미드는 NCI와 함께 디자이너 푸즈 계획(Designer Foods Program)의 중심적 역할을 맡았던 카라게인(A. B. Caragay)박사가 제시한 것인데 피라미드의 위쪽에 있는 식품일수록 `중요성이 크다´는 것.

단 이 피라미드는 식품의 암 예방 효과를 순위 매긴 것이 아니다. `암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연구 데이터의 양이 많은 순으로 위쪽부터 나열한 것이다. 마늘을 정점으로 하는 이들 식품을 적극적으로 먹으면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산화 작용이 강한 식품을 가려내는 연구는 일본에서도 있었다. 일본 도호쿠대학의 오쿠보 가즈요시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XYZ 이론´이란 독자적인 이론에 근거하여 `XYZ계 활성산소 소거(消去)발광´이란 검사법으로 실험했다.
 
종전엔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 주는 것은 항산화 성분이라고 생각했다. 이 항산화 성분은 유리기 포착제(free radical scavenger)라고도 불린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라이코핀 폴리페놀 등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간과한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은 유리기 포착제는 단독으로는 활성산소에 맞서도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 작용을 매개해 주는 물질이 있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쿠보 교수 등은 활성산소를 `X´, 유리기 포착제(항산화 성분)를 `Y´, 매개물(메디에이터)을 `Z´라 하고서 `XYZ 이론´을 폈다. 즉 X(활성산소)에 대해 Y(항산화 성분)와 Z(매개물)이 함께 대항할 때 비로소 활성산소를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쿠보 교수는 이 `XYZ 이론´을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X를 `악한´, Y를 `전사´, Z를 `무기´로 비유하여 설명한 바 있다. 즉 무기(Z)를 갖고 있는 전사(Y)라야 악한(X)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져야만 항산화 성분은 활성산소를 물리칠 수 있는 것인데 이 때 활성산소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매우 적은 양의 빛을 내면서 빛으로 분해된다는 것을 오쿠보 교수 등 연구진은 발견했다.
 
그래서 오쿠보 교수는 활성산소가 사라질 때 발하는 빛의 강약을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 방법은 `XYZ계 활성산소 소거 발광´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방법으로 측정한 빛이 강하면 항산화력이 강하고 빛이 약하면 항산화력이 약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오쿠보 교수 팀은 이 방법으로 50 종류가 넘는 식품을 조사, 강한 빛을 내는 순으로 위로부터 피라미드 모양으로 배열했다. 피라미드의 정점에 가까운 식품일수록 항산화력이 강한 식품이다.
 
조사 결과 항산화력이 가장 강한 식품은 바나나였다. 연뿌리 녹차 마늘 등이 그 다음 등급에 들고 양파 시금치 당근 우엉 잎새버섯 부추 콩나물 등이 세번째 등급에 들었다. 바나나의 항산화력은 두번째 등급에 든 연뿌리나 녹차 마늘 등의 항산화력보다 두 배나 더 강했다.

 


이 바나나를 하루에 반 개만 계속 먹어도 체내의 항산화력이 충분히 강해진다는 것을 오쿠보 교수는 실험에서 확인했다. 매일 1개씩 먹으면 더욱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
 
오쿠보 교수 등은 또한 바나나는 먹는 시기에 따라 항산화력이 다르다는 것도 알아냈다. 바나나는 색깔이 처음엔 초록색을 띠다가 노란색으로 바뀌고 마지막에 검은 반점이 나타난다.

오쿠보 교수 등에 따르면 바나나의 항산화력이 가장 강한 것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뀔 때인 말하자면 젊은 때다. 사람의 몸이 항산화력이 가장 강할 때가 10대와 20대인데 바나나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젊은 시기에 항산화력이 더 강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에선 연구자들이 암 예방과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식물성 식품의 관계에 착안, 순위는 약간 다르나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식품을 먹으면 좋은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항암 식품 피라미드´를 작성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1990년 이후 암 이환율과 사망률이 줄어든 것은 육식 중심에서 야채와 과일 중심으로 식생활이 바뀐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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