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식 기억력·학습능력 저하시켜”
“고지방식 기억력·학습능력 저하시켜”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4.11.2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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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대상 미로실험서 실수 횟수 늘어
신호전달 단백질 손상 인하 영향 추측
美 과학자들 연구 결과, 신경학회 연례회의 발표

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최근 미국 신경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 노화센터 소장 로타 그랜홀름(Lotta Granholm)은 실험용 쥐들(랫드)을 두 집단으로 나눠 트랜스지방인 경화유가 10% 들어 있는 야자유를 배합한 사료와 트랜스지방이 아닌 대두유를 배합한 사료를 각각 6주 동안 먹이고서 일련의 미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야자유 배합 사료를 먹인 쥐들은 대두유 배합 사료를 먹인 쥐들보다 길을 잘못 찾아가는 횟수가 더 많았고 길을 찾아간다고 해도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이 실험에서 쥐들에게 먹인 트랜스지방의 양은 대다수 미국인들이 패트스푸드 등에서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의 양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쥐들에게 먹인 트랜스지방은 사람들이 섭취하는 양보다 결코 더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그랜홀름은 말했다. 또한 실험에 사용한 쥐들은 비만 쥐들이 아니었다.
 
이는 기억력이나 학습 능력의 문제는 비만과 관계 있는 것이 아니라 트랜스지방 섭취와 관계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고 그랜홀름은 설명했다.
 
식물성 기름에 고압하에서 수소를 첨가하여 만드는 경화유는 식품 제조업자들이나 외식 업체들이 제품(메뉴)의 보존 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해 왔다.
 
미국에서도 20여 년 전부터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크래커, 쿠키, 도넛, 케이크, 빵 등에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나 소비자 단체의 노력으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올 초에 2006년부터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제품에 이 사실을 라벨에 표시하도록 결정했다.
 
트랜스지방은 뉴론(신경세포)이 신호를 보내고 받는 것을 돕는 단백질을 손상시킴으로써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자유를 먹인 쥐들에선 미소관 결합 단백질(microtubule-associated protein)이라 불리는 이 단백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랜홀름은 트랜스지방이 뇌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이 단백질의 손상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는지 여부는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그랜홀름은 트랜스지방을 먹이지 않으면 손상된 단백질이 원상 회복되는지 어떤지를 추적 연구를 통해서 밝혀낼 계획이다. 그랜홀름은 또한 트랜스지방과 블루 베리 추출물을 함께 배합한 사료를 먹인 마우스들에 대해서도 조사해 볼 계획이다.
 
이전의 연구에서 블루베리에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블루베리 추출물이 트랜스지방의 작용을 중화시킬지 모른다고 그랜홀름은 생각하고 있다.
 
트랜스지방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미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NIA) 연구진은 마우스를 사용한 실험에서 쇠고기나 버터 우유 등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지방(포화지방)도 기억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NIA의 신경학자들은 마우스들에게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많은 사료를 먹이고서 미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들 고지방식 마우스들은 보통 사료를 먹인 마우스들보다 길 찾기 능력이 훨씬 떨어졌다.
 
할라가파(Veerendra Kumar Madala Halagappa)등 연구진은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뇌 조직에 있는 스핑고미엘린(sphingomyelin)이라 불리는 지방의 양을 늘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물질은 신경 세포를 보호하고 신경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여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뇌 유래 신경영양성 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양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재향군인병원 연구진도 또한 고지방·고칼로리식을 먹인 마우스들이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그 원인을 중성지방의 일종인 트라이글리세라이드의 증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트라이글리세라이드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항고지질약 `겜피브로질(gemfibrozil)´을 마우스에게 먹인 결과 혈중 트라이글리세라이드치가 떨어지고 기억 장애가 사라졌다.
 
연구자들 중의 한 사람인 노인의학 전문의 존 모레이(John Morley)는 “우리는 트라이글리세라이드가 사람에게서도 같은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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