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중 유통 올리브유 안전”
[기고]“시중 유통 올리브유 안전”
  • 김현옥
  • 승인 2006.09.26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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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미 교수

지난 22일 식약청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한 국감 자료 중 일부가 ‘시판 올리브유 제품 다수에서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기사로 매스컴을 통해 퍼져 나가자 국민들은 ‘올리브유 너 마저도!’라는 참담한 심정이 되었다. 쓰레기 만두, 기생충 김치에 이어 웰빙 식품이라고 알려진 올리브유까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식약청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한 보고서를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게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이번에 올리브유 제품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은 올리브유 중에서도 ‘퓨어’ 제품에서만 발견되었고 그것도 기준치를 넘은 것은 1개 회사 제품으로써 95% 회수 조치되었다고 전해진다.

엑스트라 버진 전무

벤조피렌은 유기물이 불연소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탄화수소 물질로서 자동차 기름이 타거나 담배를 태울 때, 또 쓰레기 소각 시에도 생겨 환경 오염 물질로 미세 먼지 속에 들어 있으며 식품 중에는 불꽃에 직접 접촉하거나 고열 처리(350-400℃ 이상) 하거나 훈제 시에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유 중에서도 ‘퓨어’ 제품은 압착 올리브유인 버진 오일과 정제유를 혼합해서 만드는 일종의 혼합유이다. 여기에 쓰이는 정제유는 불순물이 높은 올리브유를 고온 처리해 정제해서 얻게 되므로 정제유에 일부 벤조피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퓨어’ 제품은 발연점이 높아 부침이나 튀김용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거나 가정에서 쓰는 올리브유의 대부분(약 80%)은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으로서 이것은 올리브 열매를 낮은 온도에서 그냥 압착시켜 추출물로 얻으며 산도도 1% 이하로 불순물이 낮기 때문에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식약청 보고서에서도 모두 불검출로 기록되어 있다.

‘엑스트라 버진’의 경우 시중에서 팔고 있는 올리브유 병에 선명하게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엑스트라 버진’이라는 표시 없이 그냥 올리브기름 혹은 올리브유로 표시해 놓은 것은 퓨어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정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퓨어’ 제품은 피하고 ‘엑스트라 버진’으로 쓰면 된다.

그러면 ‘엑스트라 버진’이라도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혹시 벤조피렌이 생기지는 않는가? 벤조피렌의 경우 350℃ 이상 가열해야 생성되는데 프라이팬을 써서 볶음을 하거나 전을 부칠 때는 180℃ 이하가 되고 튀김 요리를 할 때도 180-200℃를 넘는 일이 별로 없다. 따라서 프라이팬에서 ‘엑스트라 버진’을 써서 요리 할 때도 벤조피렌 생성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만 ‘엑스트라 버진’의 경우 발연점이 160℃ 정도로 낮으므로 지나치게 뜨거운 요리에 쓰면 연기가 나면서 맛을 손상시키고 여러 가지 몸에 좋지 않은 다른 물질이 생성될 수 있으므로 찬 요리에 쓰는 것이 좋다.

혼합 제품 95% 회수

‘엑스트라 버진’은 샐러드 드레싱 대신에 쓰거나 마가린 대신 빵에 찍어 먹거나 나물, 비빔밥이나 비빔국수에 살짝 뿌려서 먹는 것이 좋고 볶는 요리까지는 쓸 수 있다. 오랫동안 전을 부치거나 튀김 요리를 할 때는 오히려 콩기름이나 포도씨기름이 좋다.

콩기름은 발연점이 높아 튀김 요리에 써도 연기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혈관에 좋은 역할을 하는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오메가-3 지방산이 부족하므로 콩기름도 요리에 조금씩 사용하면 좋다. 포도씨기름은 발연점이 높을 뿐 아니라 올리브유처럼 단일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풍부하고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서 새로운 건강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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