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 비결은 ‘통계 읽기’
히트 상품 비결은 ‘통계 읽기’
  • 정은미
  • 승인 2006.10.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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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햇반’ 등 경제활동 인구로 정확한 시장 예측

여성 음주율을 참고한 두산주류BG ‘처음처럼’, 핵가족 급증을 주목한 CJ ‘햇반’, 오뚜기 ‘씻어나온 쌀’, 해외여행 증가를 겨낭한 튜부 청정원 ‘튜브형 순창 고추장’ 등이 통계를 읽고 대박에 성공한 제품들이다.

통계청은 최근 잘 팔리는 상품 20여개를 만든 기업 마케팅팀에 통계 활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가 통계를 활용해 대박 신화를 일궈낸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 통계로 여성 파워를 확신하다- 두산 ‘처음처럼’

최단기간 1억병 판매 돌파, 출시 6개월 만에 전국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며 주류업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주류BG의 ‘처음처럼’의 개발 뒤에는 보건복지부의 ‘국민 음주 현황’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가 있었다.

두산주류BG는 1998년이후 여성 음주율이 급증하고, 여성경제활동 참가율도 늘어나는 것에 착안했다. 통계를 바탕으로 여성 타겟 주류의 시장성을 확신한 두산은 제품 개발 과정에 여성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처음처럼’은 출시 5개월 11일만인 지난 7월 1억병 판매 돌파, 출시 6개월 만에 전체 시장점유율 10.1% 기록, 서울지역 시장점유율 22% 달성이라는 놀라운 판매 실적을 거뒀다.

‘처음처럼’ 브랜드 매니저인 최형욱씨는 “특히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음식점 등에서는 여성들이 있는 술자리에서 꼭 ‘처음처럼’을 시킨다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며, “순한 맛과 여성 고객 중심의 마케팅이 여성 소비자들의 큰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가구형태로 미래 식생활 변화를 예견하다- CJ ‘햇반’과 오뚜기 ‘씻어나온 쌀’

출시 이후 줄곧 ‘나 홀로 족(族)’ 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즉석 밥’과 ‘씻어 나온 쌀’ 역시 통계청에서 5년마다 조사, 발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의 1인 가구 지표 등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CJ는 1인 가구수의 증가와 이러한 가구 형태의 변화가 결국 국민들의 식생활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고, 이후 다양한 소비자 조사와 시장 분석을 거쳐 2~3분만 데우면 찰진 밥을 먹을 수 있는 즉석 밥 ‘햇반’을 출시했다. CJ햇반은 출시 이후 2000년 약 220억원이던 매출이 매년 급증해 올해만 약 86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오뚜기의 ‘씻어 나온 쌀’ 역시 최근 싱글족과 맞벌이 부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씻어 나온 쌀’ 역시 편의성과 신속성을 중시하는 1인 가구의 급증을 반영해 개발된 제품이다. ‘씻어 나온 맛있는 오뚜기 쌀’을 출시한 오뚜기 역시 수년 전부터 상품 및 마케팅, 광고 기획 등에 인구 및 식음료 관련 다양한 국가 통계를 활용해왔다. 2004년 말 제품 출시 이후 점차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제품은 지난해 오뚜기가 1조원 가까운 매출액을 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연도별 내국인 출국자수 증가 추이와 청정원 ‘튜브형 순창 고추장’ 시리즈

2002년 7월 출시 이후 해외 여행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튜브형 고추장’의 탄생 배경에는 <해외 관광 여행객 수> 통계 중 ‘내국인 출국자 수’ 지표가 있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해외로 출국한 국내 ‘해외관광 여행객 수’ 는 연평균 24%씩 급증하고 있었다. 당시 전통식품의 현대화에 고민하고 있던 대상 청정원 마케팅팀은 향후 해외 관광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여행객들이 가볍게 휴대하면서 어디서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고추장이 꼭 필요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일반적인 고추장 용기는 휴대하기에 무겁고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해외 여행객들이 가지고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청정원은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튜브형 용기’를 개발하고 제품의 용량도 여행객들이 휴대하기 간편한 60g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제품이 바로 ‘청정원 순창 쇠고기 볶음 고추장’.

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은 청정원은 올 7월 ‘청정원 순창 태양초 매운고추장’ 과 ‘청정원 순창 태양초 찰고추장’을 추가 출시하며, 해외 여행객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정원 순창 튜브형 고추장 시리즈’는 출시 5년째인 올 해 약 52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국가 통계를 활용하는 사례들도 점차 늘고 있다.

해태음료는 건강을 중시하는 중·장년층 남성과 실버세대를 타겟으로 한 고급 한방음료 ‘궁비’를 출시했다. 해태음료는 이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 국내 고령인구의 급증과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증가에 주목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의 변화가 향후 실버 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건강 음료’의 수요를 증가 시킬 것이라 판단했다. 이렇게 태어난 음료가 바로 ‘궁비’, 궁비는 6년근 발효 홍삼에 지황, 벌꿀 등을 넣어 실버세대의 건강에 유익하도록 만들어 졌다.

한편, 통계청 정책홍보담당관 김선옥 과장은 “현재 통계청에서는 e-나라지표(www.index.go.kr), 통계정보시스템(kosis.nso.go.kr), 지리정보시스템(gis.nso.go.kr) 등 총 5개의 통계서비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통계정보시스템(KOSIS)을 통해서는 국내 기업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약 11,503만 계열 이상의 방대한 통계자료를 제공하니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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