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백경목 대한제당 사장
[신년대담]백경목 대한제당 사장
  • 김현옥
  • 승인 2007.02.15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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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완제품 아우르는 종합식품회사 지향”
자연소재·소규모시설 발굴 자금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저비용 생산 추진
“새로운 사고로 시장을 개척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며, 세계의 자원을 자유롭게 활용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대한제당은 반드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제당 백경목 사장은 새해벽두 신년사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새롭게 출발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지난해 창업 반세기인 50주년을 맞으면서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그는 회사의 미래 창조를 다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사업기반을 정비하고 조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단위별 중장기 계획 수립 및 방향 설정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경쟁력 재구축의 해’로 설정하고, ‘매출 1조원 초과 달성’을 위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0년 명실상부한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한 미래비전 ‘드림2010’을 현실화하기 위해 새로운 가치 창조와 신규사업 모색에 팔을 걷어붙인 대한제당 백경목 사장을 만나봤다.


- 대한제당은 국내 굴지의 설탕회사란 이미지가 강한 반면 여타 사업 분야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어떤 회사입니까.

▶ 올해 매출목표를 1조원 이상으로 잡고,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드림2010’이란 비전은 궁극적으로 우리 회사의 모태가 되는 설탕제품을 비롯한 소재식품과 유제품 제과원료 식자재 식품첨가물 외에도 농수산물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종합식품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로케트 미국 콘아그라 등 세계굴지의 식품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고품질의 차별화된 상품과 웰빙식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의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면서 인류의 건강과 풍요로운 식탁을 제공하는 식품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 말씀 중에 신규사업의 방향이 이미 설정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 사업의 기회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저는 착안점을 자연에 두고자 합니다. 미래 사업은 자연을 바탕으로 재발견되고 창조되는 것이며, 이것이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가치인 동시에 회사에는 수익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공기나 바닷물, 비옥한 농토, 햇빛, 바람 등 풍부한 자연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인재들이 각기 다른 개성으로 새롭게 발견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직원들로 하여금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지방 공장을 견학하고 우리 회사와 맞는 사업아이템을 1년에 3곳씩 찾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중 10%만 성공한다 해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 결국 신규사업은 지역 식품공장과 협력관계를 이루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단순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협력관계는 아닙니다. 상호 절대적인 윈-윈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성립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종합식품회사라고해서 반드시 대단위 공장이나 거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가져야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전국에 또는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소규모 생산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업에서 오래도록 쌓아올린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구촌 구석구석의 좋은 제품들을 활용한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기본 경영이념입니다.

제품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중소 협력공장에 대한 자금 지원과 시설 확장을 도모하는 대신 제품만큼은 최고의 품질로 만들어 줄 것을 담보로 합니다. 물론 제품의 판매도 우리가 100% 책임을 집니다. 결국 생산과 판매를 분리시켜 각자 본업에 집중하며 충실하자는 것이지요. 적극적인 시장개척은 파는 것도 있지만 사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막강한 유통망이 필요할 텐데요.

▶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하고 다양한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주력 사업 분야인 식품은 신선도가 대단히 중요하며, 특성상 로스가 많고 유통기한도 매우 제한된 품목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을 전략적으로 다각화시켜 나가는 가운데 전 세계에 널려 있는 생산시설을 활용해서 생산과 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모든 제품을 우리 공장에서 생산한다면 관리하기는 좋겠지만, 너무나 많은 비용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조인트 벤처를 통해 전혀 새로운 분야에도 접할 수 있고, 최적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공장을 찾아내어 우리 실정에 맞게 개선하고, 자금과 인력지원을 통해 얼마든지 우리만의 생산시설을 구축해 낼 수 있습니다. 이미 지어져 있는 전 세계의 공장을 활용하는 장점도 있어 지구촌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넓은 의미의 유통사업이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 그렇습니다. 유통이 마트나 CVS 등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얼마나 적기에 편리하게 공급하느냐는 개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요즘 도심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는 대형 콘테이너 이동매장을 보면 아침 10시에 싱싱한 야채, 청과, 수산물 등을 가득 실고 와서 오후 4시면 다 팔고 철수합니다.

그 분들이 마케팅을 아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공급도 무조건 빠른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꼭 맞춰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그 것이 바로 유통입니다. 아울러 작금의 시장경쟁은 기업이 소비자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란 점을 직시하고 변화하는 유통망을 재정비해 제반 여건을 충족시켜나갈 것입니다.

- 대한제당에 맞는 신규사업의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유제품과 수산물 가공 등 전통적이지만 새로운 개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계열사인 TS유업은 이미 일본 메이지유업을 비롯한 세계적인 유제품회사와 오래도록 함께 사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으로부터 원유(原乳)를 수입해서 설탕, 덱스트린 등 재료를 혼합해서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준 완제품을 만들어 전량 일본에 수출을 하는데, 이것만 해도 연간 4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TS유업에는 모리나가와 메이지, 그리꼬, 롯데 등서 파견한 엔지니어들이 기술지도 및 위생관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시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계 굴지의 식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최근엔 모리나가와 공동으로 중국이나 한국 또는 일본에 락토스 등 유제품 소재를 생산하는 유가공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후면 가능할 것입니다.

차별화된 고품질 웰빙 제품 선봬
토털서비스 제공 차원 신영역 개척
유제품·수산가공 새로운 관점서 가치 창출

- 수산식품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 언젠가 부산에 출장을 갔는데 우리나라 연안에 물고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쌍끌이 어선으로 몽땅 잡아들이는데다가 치어를 방류해도 그것마저 마구 남획한다는 소식에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우리 연안의 수자원을 보호하려면 수요를 충족시킬 수산물의 수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노르웨이에서 고등어를 톤당 700~800불에 들여와 국내시장에 공급했는데, 이후 너도나도 뛰어드는 바람에 두배 이상 값이 뛴 상태라 우리는 다른 곳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수산물 가공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산물도 우유 멸균포장처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 인적자원 활용을 위한 연구소 육성 방안은.

▶ 우리 회사 중앙연구소는 연구 개발 기능 외에도 ‘Business Creation'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트렌드를 바로 읽고 미래를 예측하며 사업구상을 구체화 시키는 역할을 하는 곳이 중앙연구소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주 신규사업을 위한 정례회의에도 중앙연구소장이 참석합니다.

우리 회사가 식품회사라고 해서 그 분야에만 제한적이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발효사업 분야와 태양열이용 대체에너지사업 분야, 바이오사업 분야를 3개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에 쓰이는 조혈촉진호르몬제(EPO;Erythropoietin에리스로포이에틴)를 개발해 ‘아로포틴’이란 제품명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시험을 마치면 본격 시판체제에 들어갈 것입니다. 내년 매출 목표는 약 40억원입니다.

- 대한제당이 81년도에 수출 1억불 탑을 수상했는데...

▶ 예. 당시 국내 처음으로 설탕 단일품목으로 수출 1억불을 달성해서 상도 받았습니다. 생산한 물량의 많은 부분을 해외시장에 수출해 왔습니다. 현재 설탕을 비롯해서 연간 1억7천불 내외를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 대한제당의 사회공헌 활동은...

▶ 우리 회사가 가장 공헌할 수 있는 부문은 국민 건강향상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관련된 많은 부문에 기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핸드볼협회를 맡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고, 지역사회의 체육진흥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장학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재단을 설립하였으며 향후 50억 규모로 육성해 나갈 비전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에 대해 모든 임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 만큼, 크고 작은 회사 행사나 봉급을 쪼개 자선기금을 마련해서 자발적으로 지원을 하는 일에도 회사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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