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우유급식 문제점 과감한 메스
[데스크칼럼]우유급식 문제점 과감한 메스
  • 김현옥
  • 승인 2008.01.2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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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호도 고려 가공우유 공급
백색시유 품질 우수성 교육·홍보
우수 지자체·학교 등 포상 검토
농림부가 이번 학교우유 급식제도에 메스를 가한 것은 일부 학생이 우유를 먹지 않고 버리는 문제 등을 개선하고 학교우유 급식을 확대해 성장기 균형 있는 영양공급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농림부는 성장기 학생의 체위향상, 우유소비기반 확충, 저소득층 영양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 대한 무상급식과 유상급식을 병행해 왔으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리모델링 추진과제로 선정해 현지 실태조사와 각계 의견수렴 및 관련기관·단체 합동 검토회의를 거쳐 개선안을 도출했다.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학교우유급식의 문제점은 △일부 중·고등학교의 경우 행정업무 부담, 관심저하 등으로 미온적이며 △백색우유의 영양가치보다는 맛 위주의 가공유, 청량음료 등 선호하고 △유상급식학생이 없거나 적을 경우 저소득층 학생들의 신분노출 우려 등이었다.

또 △냉장설비, 반별 배식, 방학 중 택배, 농어촌 벽지학교 소량 납품 등에 따른 유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납품 기피현상에다 △우유 알러지, 우유 소화 애로 등으로 인한 백색우유 음용 기피 △학교우유는 저가이므로 품질도 낮을 것이라는 오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학생들의 기호를 고려해 급식품목의 다양화를 꾀하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현행대로 백색우유만 공급하되 포장용기 개선과 품목 다양화로 단순·지루함을 해소하는 한편 중·고등학교는 학교여건에 따라 제한적으로 가공우유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경우 백색우유 음용을 먼저 시도한 후 학부모, 교사의 사전 의견수렴을 통해 국산원유를 원료로하고 설탕과 색소 첨가하지 않은 가공우유를 주 1회 이내 공급으로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한 보조급식 대상을 차상위 계층과 도서·벽지로까지 확대함으로써 지원 대상자를 26만명 더 늘리기로 해 123억원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식우유의 품질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백색시유에 대한 품질 우수성 등에 대한 올바른 교육 홍보 및 정보자료 제작 배포하고, 냉장보관 및 우유 급식시간 내 음용 지도를 전개할 계획이다.

우유급식 관리 및 배송 문제는 소규모 농촌지역의 경우 급식재료 납품업체와 연계하거나 인근 학교와의 합동계약을 추진하고, 도서·벽지지역은 멸균유로 공급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 등과 우유급식학교 냉장설비 지원을 협조키로 했다.

아울러 2005년 이후 물가 인상요인 등을 고려해 우유단가를 200㎖ 기준 팩당 30원 정도 올리는 현실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럴 경우 20억원이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낙농자조금에 의한 공익광고, 교과서 반영 등 우유소비 홍보를 강화하고 학교우유급식 우수 지자체 및 학교, 유공자 포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이 이미 1930~40년대부터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목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학교급식에서의 우유공급프로그램 실시해온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이번 조치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식생활의 변화와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취해졌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는 평가이다.

OECD 국가 대부분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220~250ml 용량의 우유를 제공하는 형태의 학교우유 공급프로그램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1954년 학교급식법에서 교육과 농업 진흥 측면에서 문부과학성과 농림수산성의 협조아래 우유를 의무 공급하도록 규정해 있는데, 초기 8.7%에 불과하던 급식률이 2004년 92.9%까지 상승해 학생수 기준으로 초등학교 98%, 중학교 77.3%가 참여하고 있다.

미국도 1954년 신선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상품신용공사에 의해 조성된 기금으로 학교우유급식(SMP, School Milk Program)을 법제화했으며, 현재 연방 정부의 농무성(USDA) 관장 하에 주정부 교육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영국은 1934년 ‘우유법령’에 의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우유를 제공하기 시작한 후 1944년 교육법에 의해 초·중등학교의 92%가 우유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국내 학교우유 급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칼슘을 비롯한 100여종의 영양소 공급원으로서의 우유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아무쪼록 이번 농림부의 학교우유 급식 개선안이 차질 없이 시행되어 우리나라 백년 대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일꾼들의 필수 영양공급 및 체력 증진 효과를 증대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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