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애그플레이션 사태, 식량 확보 어려움 겪을 수도”
“세계적 애그플레이션 사태, 식량 확보 어려움 겪을 수도”
  • 정은미
  • 승인 2008.02.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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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지적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이 애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는 가운데 곡물자급률이 28%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애그플레이션 시대의 식량안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초부터 국제곡물가격이 급상승해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꼴찌에서 3번째로 낮아 높은 가격을 주더라도 식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선물가격을 보면 대두가격은 95.8%, 밀은 79.9%, 옥수수는 25%나 올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 글로벌 유동성이 곡물과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이같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식품가격 전반을 상승시켜 애그플레이션(Agflation=Agriculture+ Inflation)을 촉발해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국내 제분업계는 밀가루 가격을 24∼34% 올렸으며 이에따라 라면.국수류는 10%대, 제과는 2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1월 식료품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대비 2.9% 상승했고, 지난해 12월 달러기준 농산물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5.8%, 식음료품 수입물가지수도 전년대비 17.4%나 급등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신흥국들의 주식이 잡곡에서 쌀, 밀가루, 육류로 변했고 기상이변으로 공급이 감소되고 있는 점, 식량 수출국의 식량자원주의 확산, 바이오 연료의 생산증가로 인한 식량 사료용 곡물공급 감소를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대부분 농산물의 생산과 재고량이 감소해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며 내년께는 하락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절대 가격수준이 높아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8%로 OECD국가들 중 세번째로 낮아,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280%), 프랑스(191%), 캐나다(164%)는 물론 공업국으로 알려진 독일(126%), 스웨덴(120%)의 근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연구소 측은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러시아나 중국처럼 수출세를 도입하거나 우크라이나나 아르헨티나처럼 수출량을 제한하는 경우 높은 가격을 주더라도 식량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늘고 있다면서 밀의 자급률을 높이고 해외 농업생산기지를 개발하는 등의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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