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입 의존도 낮춰 애그플레이션 극복 시급”
“곡물 수입 의존도 낮춰 애그플레이션 극복 시급”
  • 홍석운
  • 승인 2008.03.19 1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가 2배 때 국내가 최고 60% 올라
대체재 개발·농업-식품 연계 효과적
국제 곡물가격 변동의 식품산업 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수입원료 이용 비중이 낮을수록 파급효과가 낮게 나타나므로 수입의존도 저하를 통한 애그플레이션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9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애그플레이션의 농식품 부문 영향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비해 곡물의 국내공급능력을 높이는 한편 곡물확보를 위한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최정섭 농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곡물가격 상승에 기인한 농식품 가격 상승현상이 지속 심화되면서 지난 해 말부터 곡물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곡물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적 물량대책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안정공급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또 "정부 차원의 해외 자원개발 도입 등 다양한 대책이 곧 구체화 될 것"이라며 "애그플레이션 현상과 원인, 전망, 파급 영향 등을 분석 식품·축산부문과 관련된 구체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도있는 정책토론의 장이 문제해결에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덕배 농수식품부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 "농림수산식품을 아우르는 부처 개편을 통해 4800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펼친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맛나는 농어촌 건설에 나설 것"이라며 "정부는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대응해 TF팀을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업무보고에서 제시했듯이 청보리·밀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밀가루를 대체한 쌀 가공시장을 확대하는 등의 자구책을 적극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철민 농경연 농산업경제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애그플레이션이 식품시장과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밀, 콩, 옥수수 등의 국제 가격이 각각 30%, 50%, 100% 변동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국내 식품산업의 가격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추정해 주목받았다.

조사 결과 "밀, 콩, 옥수수의 국제가격이 2배 증가하면 밀가루 가격은 약 60% 상승하고, 식용유 부문이 약 25%, 전분 및 당분 부문이 36%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제 곡물가격 변동의 식품산업 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수입원료 이용 비중이 낮을수록 파급효과가 낮게 나타나므로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애그플레이션의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구체적 대안으로 "국내 농산물 이용을 증대하기 위한 식품산업과 농업의 연계 강화 방안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며 "농산물의 안정적 확보와 비용절감에 의한 가격인하 등이 이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산업이 수입원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낮기 때문"이므로 "대체재의 개발과 정보제공을 위해 국내 농산물의 주요 생산지, 생산량, 품질 등 식품업체가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에 따른 파급 영향은 식품 품목별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품목별 원료의 이용실태 등을 면밀히 고찰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소비자 대책으로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소비자 파급영향은 엥겔계수가 높은 저소득층에 더 크게 미칠 것이므로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빵, 국수, 라면 등의 물가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수입원료를 이용해 제조된 식품보다 국산 농산물을 이용한 식품의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소비자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애그플레이션 동향 및 전망과 대응방안'을 발표한 농경연 김병률 동향분석실장은 "최근의 국제곡물 가격 급등은 식용, 사료용, 연료용 수요 증가에 의한 국제곡물 재고 감소로 발생한 시장불안정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달러화 약세와 금리인하로 국제적인 투자펀드들이 곡물투자로 몰려 새로운 시장수요가 발생하고, 곡물 수출국들은 곡물 수출을 규제해 시장공급을 줄이는 반면 수입국들은 곡물 비축을 위해 수입을 서둘러 시장수요를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가세하여 발생한 특별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산 증대와 소비 억제 등으로 곡물재고 감소추세가 꺾이거나, 곡물에 대한 투기적 수요와 수출규제가 완화된다면 가격급등 추세는 다소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과 소비의 대응과 조정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곡물의 안정적 확보, 축산업 및 식품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장단기 국내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애그플레이션이 세계적인 현상이고 해외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UN 등 국제기구 등을 활용한 범세계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고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방안을 정리했다.

'사료곡물가격 상승이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주제발표에서 허덕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국제사료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배합사료 가격 상승과 돼지 가격 하락으로 비육돈의 경영수지가 악화돼 양돈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

허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사료구매자금 지원액 활용방안을 조속히 강구하고, 농산·식품 부산물 이용방안 강구, 부가세 의제매입세 공제액 상향 조정 및 수입 사료원료 할당관세 인하, 소비촉진 노력, 돼지고기 수출 지원 등과 더불어 선별적인 구조조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방역체계 강화 및 축사시설 환경 개선자금 지원, 원스톱 서비스 컨설팅 체계 구축, 해외 사료작물 자원 개발, 돼지고기 선물시장 활성화 등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계열화 육성을 통해 양돈산업이 돈육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종합토론은 김완배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자로 학계를 대표해서 설광언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김용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황교혁 도드람 서비스 대표, 이경희 신세계푸드 부장, 한건희 CJ-제일제당 부장, 김치영 사료협회 부장이 정부에서는 오경태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이 참석해 각기 입장을 대변했다.

업계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신세계푸드 이경희 부장은 "급식 식자재 가격상승 요인을 반영하지 못해 품질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며 "자체 생산 등 안정적 수급책 마련으로 곡물가격 상승의 충격파를 완충해나가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경태 농수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정부 정책이 업계 현실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농식품업계의 애로사항을 조속히 해결하는데 우선한 시책 마련과 집행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 주제 발표는 최근 발생한 애그플레이션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통해 가장 민감한 초미의 관심 분야인 식품과 축산 부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및 대응방안 도출을 시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