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아질산염 실태와 대안
육가공 아질산염 실태와 대안
  • 김현옥
  • 승인 2008.07.18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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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 향상 외 보틀리누스균 억제
무첨가 제품 늘어 전체 20% 달해
CJ, 채소서 성분 추출 미트볼에 사용
“아이가 소시지를 입에 달고 살아서 큰일이에요. 식품첨가물이 많아 몸에 좋지 않을 텐데 아이가 좋아해 할 수 없이 사지만 내심 걱정됩니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30대 주부의 말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햄, 소시지 등 돼지고기 가공품의 섭취 빈도 ‘주 1회 이상’이 1998년 23.9%, 2001년 25.5%, 2005년 27.9%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육가공품의 섭취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햄, 소세지, 베이컨의 식품첨가물 중 아질산나트륨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이들 제품에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는 이유는 고기의 색을 붉게 내고 풍미를 좋게 하기 위한 관능적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 맹독성 식중독균인 보툴리누스균의 번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질산나트륨의 안전성 시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어 업계는 대체첨가물을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안 연구에 한창이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국육가공협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 전체 육가공제품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가공제품의 이슈로 떠오른 아질산나트륨은 무엇이며, 논란의 초점과 대안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진단해본다.


◆ 아질산나트륨, 넌 누구냐?

우리가 즐겨먹는 채소류 등 자연계에 아질산나트륨은 존재하며 인체 내 침이나 장 외에도 김치 등에도 들어있다.

아질산나트륨은 높은 온도에서 육류의 아민(amine)과 결합해 발암물질로 알려진 니트로스아민(nitrosoamine)을 생성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2004년 식약청이 제공하고 있는 식품첨가물 데이터베이스 내용을 살펴보면 아질산화합물의 다량섭취는 혈관 확장과 메트헤모글로빈(methemoglobin) 형성을 일으키고 혈액의 효소운반능력을 저하시키며 특히 유아는 메트헤모글로빈 환원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섭취를 삼가야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으면 몸에 안 좋다는 비판 속에 간과한 점이 있다. 육가공품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에서 보툴리누스균의 생장 억제를 위해서는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보툴리누스균은 햄이나 소시지 등 식품 속에서 발아, 증식하면 독소가 생성돼 이것을 먹으면 매우 중증인 식중독(보툴리누스 중독)을 일으키는 인자이다.

◆아질산나트륨, 어떻게 사용되나?

CJ제일제당은 아질산나트륨이 첨가하지 않은 ‘햄스빌 키즈 토마토 미트볼’을 내놓았다. CJ 측에 따르면 아질산나트륨 성분이 채소에도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해 야채 발효를 통해 아질산나트륨 성분을 추출, 사용한다. CJ 관계자는 “채소의 아질산나트륨도 일반 아질산나트륨과 동일한 효과를 내므로 식중독균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목우촌은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을 ‘천년풍미’ 브랜드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로 학교급식으로 공급되는 비엔나소세지, 살코기햄 제품 등이 그것으로, 유통기한은 10일로 짧은 편이다.

목우촌 관계자는 “종전에도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을 출시했으나 유통기한이 짧고 고객들의 선호도가 떨어져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다”며 “아질산나트륨을 쓰지 않아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건국햄은 “식약청에서 제시한 아질산나트륨 국내 허용 기준으로 70ppm 이하로 사용하고 있다”고 “기준치를 지키고 있으므로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 아질산나트륨 대체 방안은?

육가공업체들은 아질산나트륨 대체물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아도 식중독 균이 증식하지 않는다면 그 물질로 대체해 쓸 것이라는 입장이다.

목우촌은 하반기에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은 두 종류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포장기술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제품을 생산할 때 열처리해 세균을 사멸 시킨 후 진공포장해서 무균상태로 유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목우촌 관계자는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은 유통기간이 짧아 장기보관이 어려운 점을 이러한 방식을 해결하게 됐다“며 ”이 방식으로 하면 유통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대학교 식품과학과 이근택 교수는 “아질산나트륨을 대체할 물질이 수십년간 연구에서도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라며 “발색, 향, 맛 등의 아질산염 효과는 다른 물질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하지만 보툴리누스균 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아질산나트륨 사용에 대한 전망으로 이 교수는 “국내 육가공품 섭취량 수준에서 아질산나트륨은 소비자에게 건강상 위해를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식품첨가물 중 하나이므로 업계에서는 이의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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