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정부 물가억제 정책 역행
서울우유, 정부 물가억제 정책 역행
  • 김현옥
  • 승인 2008.07.18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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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과즙우유’ 적은 함량 불구 50% 올려
조합원 일각 “낙농조합 본연 역할 소홀” 비난도
서울우유가 이달부터 제품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면서 품목별로 최고 50.0%까지 올려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서울우유는 주력제품인 원유함량 100%의 백색시유 판매증대를 위한 투자보다는 원유함량이 적은 가공우유의 외관만을 의식한 포장설비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원유함량이 85%에 불과한 ‘미노스바나나과즙우유’로 235㎖ 용량의 소비자가격이 종전 600원에서 900원으로 무려 300원(50.0%)이나 올랐다. 회사 측은 제품가격이 급등한 이유로 바나나과즙 3.1% 첨가 및 포장재질을 종전 PE(Poly Ethylene)에서 PET(Poly Ethylene Terephthalate)로 변경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제품과 비교해도 ㎖ 단량별 가격이 3.82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나 가격을 편법 인상하기 위한 수단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칼로리를뺀진짜바나나과즙듬뿍우유’의 경우 바나나과즙이 3.5%인데도 불구하고 단가는 3.54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눈이 가는 속승’처럼 고물가시대 서민경제를 외면한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낙농조합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우유는 특히 ‘미노스바나나맛우유’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 ‘동생(언니)몰래먹는바나나우유’ 등 이름을 달리한 바나나우유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으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나 매일유업의 ‘바나나는원래하얗다’ 제품 등에 번번이 밀려 맥을 못 춘 사례가 있어 이번 고가 신제품의 성공여부에 조합 내외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환경정의는 일부 유업체들이 바나나, 딸기 등 가공유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농축과즙을 미량 넣고도 과일이미지 사진과 ‘생생’이란 표시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이의 개선을 촉구했다.

올 초 서울우유 내부 감사에서도 “조합은 ‘한입카카오우유’와 ‘내가좋아하는바나나우유’ 등 서울우유 브랜드를 붙여 매출을 늘리려 시도했으나 제품의 질이 떨어져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지 못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주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미노스바나나과즙우유’의 성패를 지켜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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