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20.5% 인상키로 극적 타결
원유가격 20.5% 인상키로 극적 타결
  • 김현옥
  • 승인 2008.07.19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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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소위원회 밤샘회의…리터당 120원 합의
하반기 유제품값 또 오를 듯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가 원유 납품 기본가격을 20.5%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우유 분유 치즈 등 유제품 소매가격 역시 비슷한 폭으로 뛰어 서민 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관련업계와 농식품부에 따르면 18일 소집된 14차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7명의 위원들은 밤샘 회의를 통해 원유 기본가격을 현재보다 1ℓ당 120원, 20.5% 인상키로 합의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날 합의에 따라 원유 납품가격은 기존 1ℓ당 584원에서 704원으로 높아진다.

지난 5월 6일 1차 회의부터 17일 10차 회의까지 생산자인 낙농가단체와 수요자인 유가공업체 측은 각각 25.7%, 12.5%를 적정 인상률로 고집해오다 11차 회의에서 유업체 측이 17.1%까지 한발자국 물러섰으나 낙농가단체의 입장에 변화가 없어 팽팽한 줄다리기로 난항을 겪어 왔다.

그 과정에서 생산자 대표 단체인 낙농육우협회는 지도부의 단식투쟁과 함께 18일 최종 협상 시한까지 타결이 안될 경우 원유 납품 자체를 중단하겠다며 유업체들을 압박했으며, 서울우유가 낙농가들의 강압에 못 이겨 25.0% 인상을 결정하는 바람에 소위원회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최종 협상이 임박하자 그동안 협상을 지켜보던 정부가 중재안으로 18.5%를 제시하며 개입하기 시작했지만, 낙농단체들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18일 최종 협상에서 20.5%라는 합의점을 찾기에 이르렀다.

낙농진흥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인 낙농진흥회는 전체 원유 생산 농가의 27%에 대한 집유(원유를 모으는 과정)와 유통을 맡고 있지만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원유 기본가격은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유업 등에 원유를 공급하거나 소속된 농가들의 납품가에도 기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메이저 유가공업체는 조만간 농가의 원유 납품가를 20.5% 올려주는 동시에 우유 치즈 분유 등의 소매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중소업체는 불확실하지만 주요 대형업체는 대부분 원유 가격 인상분을 그대로 소매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 기본가격은 원유값 가운데 품질에 따라 달라지는 성분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으로, 농가와 유가공업체가 이 정도면 농가의 생산비와 최소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의한 거래 기준가격이다.

이 기본가격은 2004년 사료값이 치솟을 당시 1ℓ당 584원으로 인상된 뒤 4년째 변동이 없었다. 2004년 7월을 정점으로 이후 사료값이 대체로 하락하거나 비교적 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생산자 측 단체인 낙농육우협회 등은 2004년 기준가 결정 당시보다 배합사료, 건초사료 가격이 40~50% 급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원유 생산비에 5% 이상 변동이 있을 경우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기본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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