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주류에 고환율 그림자
수입 주류에 고환율 그림자
  • 황세준
  • 승인 2008.10.1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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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부담 50% 넘어 판로확대 등 어려움

최근 환율 폭등이 수입 주류 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수입 주류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가운데 치즈 등 관련 제품의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15일 대구그랜드호텔 리젠시홀에서 열린 '프랑스 식품 전시회'에는 와인 및 주류, 음료, 치즈, 거위 간 등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인 가운데 200여 명이 방문, 성황을 이뤘지만 정작 출품 업체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업체들은 특히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인해 판로 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공통적으로 내비쳤다.

한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는 "(환율 폭등 이전에는) 원가 부담 상한이 50%를 넘지 않았지만 이미 그 선이 깨어진지 오래다"라며 "현지 수출업체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상 수입 물량을 조절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급 와인의 독점 판매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가뜩이나 불경기에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까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프랑스 판매 1위 맥주의 국내 시장 확대를 노리는 업체의 브랜드 매니져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싶지만 시장 상황이 워낙에 불투명해 비용 투입 대비 효과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가운데 올해 또는 내년까지도 수입 주류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최대 수입 주류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여태용 대구와인스쿨 원장은 "와인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해까지 매우 높은 성장을 이뤄왔지만 앞으로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수입 주류 시장의 침체는 곧 관련 제품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와인과 곁들여 먹는 제품인 치즈의 경우 수입산 제품이 국내산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품목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한 수입 업체들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독특한 컨셉의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주류의 경우 750ml 제품 외에 330ml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음료는 주류 대용품 및 환자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탄산음료 제품의 판로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치즈 등 유제품의 경우는 EU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 거의 대부분이 자체 원료를 사용해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어린이 영양간식 및 다이어트식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주류 등 관련 매장과의 연계를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편 국내 맥주회사들도 원료인 맥아의 수입 가격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상승하면서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당분간 국내 주류 시장을 소주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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